가성비의 계절, 겨울

작은 것에도 쉽고 빠르게 행복해지는 사람

by 프니

세상의 변화는 늘 갑작스럽다. 컵 떡볶이와 슬러시, 어묵꼬치 모두 단돈 천 원 한 장으로 가능했던 그 시절은 어디로 간 걸까. 아아, 세월이여. 친구들에게 요즘 떡볶이가 너무 비싸다고 넋두리를 길게 늘어놓으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모르냐면서 만 원을 육박하는 떡볶이를 이제는 받아들이라며 한 마디씩 한다.


누군가는 내게 가성비 쩌네! 21세기 정약용이냐! 놀리지만, 나는 나의 가성비를 사랑한다. 4만 원 뷔페에 가는 것보다 6천 원 순대 국밥이 맛있고, 스테이크보다 돈가스 육즙에 환장하고, 각종 야채가 골고루 들어간 비싼 카레보다 3분 카레에 만족도가 더 높은 사람이 바로 나다. 작은 것에도 쉽고 빠르게 행복해지는 사람.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내게 선물처럼 느껴진다. 붕어 세 마리를 천 원에 사 먹을 수 있고, 잉어를 먹을까, 계란빵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고, 맛있고 저렴한 귤도 맘껏 까먹을 수 있고, 천 원 한 장에 호떡 한 장의 꿀을 빨아먹을 수 있고, 뜨끈한 어묵 국물 한 잔에도 거하게 취할 수 있으니까. 많은 돈,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계절. 겨울은 가성비의 계절이 틀림없다. 그건 변함없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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