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29. 2024

트러플베이커리, 음식이 아닌 제품 너머의 경험을 만들자


음식이 아닌 식재료를 바라보자


트러플베이커리의 빵은 일반적인 '주식'으로서의 빵과는 결을 달리한다. 그들은 밀가루와 같은 기본 식재료에서 시작하여 빵의 본질에 천착한다. 인스타그램 등 브랜드 비주얼 메시지를 통해서도 '맛있는 빵' 그 자체보다는 '좋은 식재료로 만든 빵'에 방점을 둔다. 이러한 고민은 다양한 빵과 에코백 등의 굿즈로 이어지며, 자연스레 브랜드 철학이 제품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특히 트러플이라는 고급 식재료를 일상적이고 캐주얼한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미식 문화를 대중화하고 있다.

트러플베이커리와 긴자 소라야가 같이 만든 앙버터샌드

무엇보다 트러플베이커리의 모든 기획은 언제나 식자재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도라야키와 모나카 전문점 긴자소라야와의 협업 제품인 '앙버터샌드'는 빵 자체가 아닌, 팥소를 빵의 주요 식재료로 활용했다. 이처럼 그들은 식재료의 가치와 활용 방안을 탐구하며 기존의 관념을 넘어선다.



트러플베이커리는 단순히 빵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그들은 식재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통해 빵과 삶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식재료는 더 이상 빵의 단순 재료가 아닌, 우리 삶의 디테일로 자리매김한다.


트러플베이커리는 빵과 사람의 관계. 그 경험에 집중한다.


트러플베이커리는 단순히 빵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그들은 음식을 매개로 사물과 사람, 삶 전반에 대한 새로운 철학을 제시한다. 소비를 넘어 보다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트러플베이커리가 지향하는 바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단순한 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소비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든다. 하지만 트러플베이커리는 이러한 소비문화에 대한 기존 관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들은 식재료, 음식, 사람 간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궁극적으로 빵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탐구한다.

이곳에서 '트러플'은 단순한 식재료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음식과 사물, 사람 간의 유기적 관계를 대변한다. 트러플베이커리는 빵 그 자체보다는 이러한 관계성에 주목하며, 우리가 소비하는 대상과 맺는 연결고리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실제로 그들의 대표 메뉴인 트러플 소금빵은 값비싼 식재료인 트러플을 사용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리미엄 가치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를 통해 '코스파(Cost Performance)'라는 일본의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스트 퍼포먼스(Cost Performance)를 뜻하는 '코스파'는 지금 일본이 마주하는 소비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제품의 가치와 가격 간의 균형을 중시한다. 이를 토대로 구매를 결정한다. 이런 관점에서 트러플베이커리의 전략은 시대흐름에 부합한다. 소금빵을 먹는데 트러플풍미도 느낌 수 있다면? 그 소금빵은 코스파가 아주 좋다고 할 수 있다.

트러플베이커리는 고가식재료인 트러플을 활용하되,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코스파를 실현했다. 소금빵 하나로 트러플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다면 이는 가격 대비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셈이다. 하지만 트러플베이커리가 트러플을 브랜딩 요소로 활용한 더 큰 이유는 트러플을 '미식'의 영역에서 벗어나 훌륭한 '식재료'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트러플은 고급 식재료가 아니라, 풍부한 맛과 향을 선사하는 즐거움을 전하는 식재료일 뿐이다. 이를 통해 트러플베이커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미각과 취향을 더욱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러한 관점은 트러플베이커리를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간다. 첫째, 트러플베이커리는 고급 식재료를 대중화하여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둘째, 식재료 본연의 가치에 주목함으로써 삶의 작은 기쁨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결과적으로 트러플베이커리의 브랜딩 전략은 미식을 넘어 일상 속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뿐만이 아니라, 브랜딩전략이기도 하다.

트러플버터에 이은 두 번째 버터. 해초인 덜스로 만든 덜스버터와 덜스버터 소금빵

두 번째 축은 바로 식재료다. 트러플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드레스테이블은 원래 유럽 전문 식재료 업체였기에, 식재료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트러플베이커리 역시 식재료 본연의 가치에 주목하는 빵집이라는 정체성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그들은 신제품을 소개할 때 '맛'보다는 '왜 그 식재료를 사용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2023년 출시작인 '앙버터샌드'와 '덜스 버터 소금빵'이다. 전자는 팥소를 주재료로 활용한 제품이며, 후자는 희귀한 해초 '덜스'를 응용해 만들어졌다. 이처럼 트러플베이커리는 식재료 하나하나의 의미와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제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트러플베이커리의 제품 철학은 2013년 8월 선보인 '덜스 버터 소금빵'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빵의 주재료는 프랑스 브리타니 해안에서 자생하는 해초 '덜스'다. 트러플베이커리가 이 식재료에 주목한 이유는 덜스 버터를 빵에 발라 먹으면 너무나 맛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덜스 버터는 10그램에 300엔이라는 높은 가격대였다. 프랑스 브리타니 해안의 제품은 일본으로 수입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트러플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드레스테이블은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브리타니 지역의 유기농 덜스를 직접 구했다. 이렇게 확보한 덜스는 일본으로 가져와 물에 살짝 불린 뒤 다시마를 더해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어서 홋카이도산 버터를 활용해 풍미 가득한 덜스 버터를 탄생시켰다. 빵 반죽 역시 일반 화이트 트러플 소금빵과는 다르게 탕종, 쌀가루, 홋카이도 호밀가루 등을 섞어 덜스의 향을 극대화했다. 

드레스테이블의 유통노하우와 트러플베이커리의 기술이 만든 덜스버터.

이처럼 트러플베이커리는 단순히 빵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희소하고 특별한 식재료를 직접 발굴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멀리 프랑스 현지에서 유기농 덜스를 구하는 등 식재료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이를 반증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트러플베이커리는 대중과 식재료의 진정한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긴자의 도라야키와 모나카 맛집인 긴자소라야와 만든 앙버터샌드다. 이 제품도 두 브랜드가 오랜 기간 고민 끝에 탄생시킨 결과물이다. 첫 번째 협업 제품은 부드러운 빵에 팥앙금을 넣은 전통적인 앙버터샌드였다. 하지만 두 번째 제품 협업에서 그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딱딱한 빵에는 어떤 팥앙금이 가장 잘 어울릴까?'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팥앙금을 테스트해 보았다. 빵의 '맛'이 아닌 '식재료'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들은 맛있는 빵에 집중하지 않았다. 맛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는 식재료를 골라, 맛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빵을 만들었다. 빵이 만들 경험을 설계한 뒤 빵을 만든 셈이다. 이처럼 트러플베이커리에게 있어 빵이란 단순한 완성품이 아니다. 여러 식재료가 어우러진 하모니다.

그들은 맛있는 빵을 만드는 데에 주력하기보다는 맛있는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식재료의 조합을 탐구한다. 앙버터샌드와 널스버터소금빵 모두 맛있는 경험을 설계한 후, 그에 맞는 빵을 완성한 셈이다. 트러플베이커리는 맛있는 빵 그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들은 식재료 하나하나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최적의 비율로 조합하여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바로 이 점이 트러플베이커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브랜딩 전략인 셈이다.

브랜딩은 제품 너머의 경험을 만든다.

트러플베이커리는 앞치마,트러플버터를 포함해 다양한 협업 제품을 선보인다. 출처:트러플베이커리

트러플베이커리의 브랜딩 전략은 빵 그 자체를 넘어선다. 그들은 빵을 단순한 식품이 아닌, 다양한 식재료가 어우러진 조화로움으로 생각한다. 이에 따라 빵 속 식재료 하나하나의 가치를 발굴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집중한다. 이 조합이 트러플베이커리만의 고유한 경험을 만든다. 이러한 철학은 지속적인 컬래버레이션 제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본 편의점인 로손산하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이조이시와 협업한 '화이트 트러플 버터'나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에르메와 함께 선보인 밸런타인데이 기념 소금빵 등이 그 예시다. 트러플베이커리는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새로운 식재료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처럼 그들은 빵을 만들기에 앞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한다. 앞서 언급한 덜스 버터 소금빵이나 앙버터샌드 등의 작품은 모두 이러한 사고의 결과물이다. 트러플베이커리는 고객에게 맛있는 빵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트러플베이커리는 단순한 베이커리 매장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모던한 매장 분위기와 식재료 중심 제품 철학은 이러한 브랜딩의 핵심 축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빵을 대할 때의 고정관념을 깨고, 일상 속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전한다.


6월 7일에 열리는 감성강남 클래스에서는 위의 내용같이 우리의 관심사를 어떻게 여행에 접목시킬지를 알아봅니다. 휴먼메이드매장뿐만이 아니라, 실습을 통해 여행지에서 내 안에 이미 담긴 브랜드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연습을 해봅니다.


삼성 강남 6월 클래스안내

이번 클래스는 여행 전 브랜드를 관찰하는 연습부터 여행현장에서 인사이트 포착하기까지.그리고 이를 콘텐츠화하고 적용하는 방법까지 여행을 브랜드 관점으로 정리하는 자세한 방법을 살펴봅니다. 직접 가게를 운영한 경험과 수년간 브랜드 '관점'에서  도쿄를 여행하며,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을 기반으로 경험이 소비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실습도 해봅니다.


5월 클래스가 여행에서 브랜드인사이트를 포착하는 것에 대한개괄적인 설명이었다면? 이번 클래스에서는 보다 실제적으로 여행지에서 브랜드인사이트를 잡아가는 방법에 더 집중합니다.


이번 클래스는 유료클래스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클래스 신청 폼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s://naver.me/F0t4lrIZ

https://www.samsung.com/sec/samsungstore/culture-lab/lecture/329/774?opYn=Y


매거진의 이전글 트러플베이커리,일상에 녹아드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