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r 06. 2018

메마른 마음을 적시는 문장

이덕무, 문장의 온도.

무척이나 추었던 겨울이 이제 끝무렵에 다다랐습니다.

아직 아침과 잠에는 추위가 매섭게 뺨을 스쳐가지만

해가 뜨고 나면 파릇하고 따스한 온기가 뺨을 녹입니다.


겨우내 지친 입맛도 봄이 되니 회복되는듯합니다.

나도 모르게 봄 내음이 나는 나물에서 손이 절로 갑니다.


이덕무의 문장은 가슴을 따스하게 매만져 줍니다.

내가 어느 날 문 뜻 본 노을의 아름 다룸.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빗소리 들으며 느낀 감정

이덕무의 글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글 속 풍경이

마음속에서 머릿속으로

눈앞으로 펼쳐집니다.

글을 읽고 있는데 글 속 풍경이 절로 마음속에 그려집니다.

부산 태종대 아침노을.

'아침노을은 진사처럼 붉고

저녁노을은 석류꽃처럼 붉다.'

이보다 더 노을을 자연스럽게 적은 문장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의 문장 속 표현은 하나하나가 아름답습니다.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일부러 정갈하게 쓰려고 한 것도 아닌 자연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스위스 비츠나우에사 바라본 겨울산의 모습.

"봄 산은 신선하고 산뜻하다

여름 산은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가을산은 여위어 수척하다

겨울산은 차갑고 싸늘하다"

-선귤당농초-


문장 속 단어 하나하나가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곱습니다.

사물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그에 맞는 정확한 단어로 곱게 써 내려갑니다.


지금은 겨울에서 봄으로 건너가는 시기입니다.

이덕무의 이 글을 보며 창가에 보이는 먼산 봉우리를 쳐다보았습니다.

저 겨울산이 아직은 차갑고 싸늘하지만

곧 신선하고 산뜻하게 변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바쁘다'라는 말은 우리도 모르게

우리가 버릇처럼 자주 말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매일매일 격심한 전쟁을 치르면서 살아가갑니다.


일에 치여

열심히 무리해서 일을 하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가 짜증이 나고

말투가 거칠어집니다. 나도 모르게 말입니다.


그럴 때 이덕무의 글을 보기를 권합니다.

짜증 나고 거칠어서 메말라버린 마음을

다시 채워줄 겁니다.



오늘은 노을질 무렵 하늘을 평소보다 더 자세히 보려고 합니다.

노을 속 어느 부분이 석류꽃일지 한번 찾아보려고 합니다.

또한 노을을 보며 노을 색은 무엇을 닮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찰나의 순간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