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거리에서 본 식물들.
사람 사는 모습은 얼추 비슷하다.
단지 터전이 다르게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여행을 가면 그곳에 사는 이들을 관찰하는 '관 잘 자'가 될 뿐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광경이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하고 낯설게 다가온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면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들과 입장이 똑같아진다.
서울거리에 가득한 네온사인 가득한 간판을 우리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인들은 신기하게 쳐다본다.
영화 블랙팬서에서 나오는 부산 풍경을 보면 이 같은 시각이 잘 담겨있다.
우리가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야경이 멋지다고 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그 야경이
쪽팔리다고 한다고 한다.
아무리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일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결코 관찰자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행지에서 관찰자가
우리에게 숙명이라면
그 우리는 그 숙명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도쿄와 한국 도시들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면
거리 곳곳에서 식물 혹은
화분이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어떤 거리를 지나가도에
항상 화분을 볼 수 있고,
그 화분 안에 담긴
식물이 도시가 만드는
차가움을 부드럽게 한다.
아오야마와 오모테산도 사이를 나누는 거리는 우리나라 종로거리와 비슷하다.
도쿄 내 지하철역과 마루노우치 지역을 지나가면 도쿄도 서울과 다를 바 없는 도시임을 알게 한다.
과연 이 도시는 무엇이 다른가? 그 차이를 찾아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아키하바라로 가는 길목으로 기억한다. 아키하바라 역으로 향하는 창문을 보면 강가와 수풀들이 보인다.
강가에 보인 나무들은 지하철 안에서 왠지 모를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키요스미사라카와에서는 갑자기 이 같은 공원이 나온다.
키요스미시라카와는 카페와 주택가가 허물없이 모여있는 동네인데
주택가에서 갑자기 이 같은 공원이 나오면 반가움이 터져 나오는 일은 당연하다.
나무와 숲은 사람 마음을 항상 보듬어준다.
지유가오카 '알소' 가게 내부 식물을 사용한 인테리어가 정말 좋다.
조그마한 화분이 만드는 디테일은 실로 놀라움 그 자체.
지유가오카 거리는 차분하다. 특히 길가 식물도 이 차분한 분위기에 한 몫한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적막감이 들지만 여름에는 차분하게 걷기 좋은 동네이다.
고쿄에서 보이는 나무와 잎사귀는 마루노우치 지구에
놓인 마천루를 향해 조용한 전투를 치르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우리가 건물을 보고 마음이 트이지는 않으니까.
다이칸야마 로그로그.
다이칸야마 사이코야마 공원. 작은 언덕같은 공원이지만
다이칸야마에서 잠시 숨을 돌리면서 쉬기에는 이곳이 단연코 최고이다.
아무리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사이트가 멋지다고 해도
숲과 나무가 만드는 편안함을 이길수는 없다.
겨울에는 조용하지만 봄에는 벚꽃으로 가득할 이곳에 꼭 한번 가보기를 권한다.
시부야 역에서 다이칸야마 역으로 이어지는 다이칸야마 길은 가게마다
화분을 가져다 놓았다. 식물을 활용하는 도쿄 거리는 운치 있다.
좁은 골목에 나무와 꽃이 보이면 마음이 풀린다.
공간을 만드는 감각을 배움과 동시에 마음도 풀린다. 일석이조다.
지유가오카에 위치한 몽상클레르. 지유가오카속 디저트 성지이다.
도쿄 거리 가게들은 화분과 식물을 사용해서 가게에 디테일을 참 잘 집어넣는다.
몽상클레르도 예외는 아니다.
도쿄 미드타운 내에 있는 대나무.
한국에서도 쉽사리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건물과 사람만이 있는 쇼핑몰에서 조그마한 식물은
공간에 여유를 준다. 안도감을 준다고 해야 할까?
지하철역 소음과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목에 위치한 나카메구로역 앞 꽃집.
꽃은 언제나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꽃이 없었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삭막할까?
마루노우치 지구 마천루 숲에 숨어있는 자그마한 공원.
미쓰비치 이치코간 미술관 옆에 위치한 이곳은 거의 유일하게 빌딩 사이에 있는 작은 숲이다.
사람의 기백을 죽이는 높은 마천루 속에서 접하는 이 조그마한 숲은 움츠렸던 사람의 기백을 다시 깨운다.
도쿄에 매번 갈 때마다 '식물'이 얼마나 우리 일상에서 소중한지 알게 된다.
하라주쿠 캐스캐이드 속 식물 사용은 배울 점이 많다.
만약 이 모든 공간에 식물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이 건물은 적막하고 차가운 느낌으로 끝났을 공산이 크다.
건물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양쪽에 놓인 식물들은 하라주쿠 캐스캐이드 공간 핵심중 하나이다.
도시에 살다 보면 철근, 콘크리트, 금속에 익숙해진다.
익숙해진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그 대상에 대한 감각과 인식이 무뎌진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 나무는 이 공간을 숨 쉬게 하는 공간으로 바꾼다.
나무가 없었다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놓인 길은 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