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는 모두 관찰자다.
관찰.
여행자에게 모든 풍경과 감촉은 관찰 대상이 된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모든 일들이 여행자에게는 낯선 관찰 거리가 된다.
우리가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네온사인 간판은
영미권 여행자들에게는 사이퍼펑크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하니까 말이다.
JR하마마쓰표역은 여행자와 현지인이 섞여있는 도쿄에서 몇 안 되는 곳이다.
역시 여행지에서 관찰할 부분이 가장 많은 지역은 슈퍼가 아닐까?
내가 묵은 숙소로 가기 위해서는 니혼바시를 지나가야 했다.
낮에는 전혀 공사를 하지 않던 지역이 밤이 되자 분주하게 공사를 한다.
서울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이었다.
여행지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결국 호기심과 관찰만이 우리가 갈길을 알고 있다.
여행지에서 유명 관광지를 갔다고 해도
그 관광지에 가는 경정은 내가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관광 지이에 사람이 많다고 해도
그곳에 대한 호기심은 나에게서 나온 결정이다.
"그 사람 많은 관광지는 왜 가냐!"
이러한 말은 어쩌면 굉장히 무례한 말일지 모른다.
아사쿠사 센소지에 가는 길에는
유명한 상점거리가 있다. 오후가 되면 사람들로 넘쳐나는 이 길목을 아침에 한번 가보자.
상점거리가 하나의 갤러리가 되는 풍경에 사뭇 놀랄지 모른다.
가게마다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누가 기획을 했는지 혹은 누가 이 생각을 했는지 멋지다.
샌소지로 가는 길목 상점에서 이 그림을 볼 줄을 몰랐다.
안도 히로시게의 '꽃이 핀 자두나무'라는 우끼 오에인데,
이 그림이 유명한 이유는 이 그림을 모사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센소지는 낮과 밤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낮과 밤에 센소지를 가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침 센소지는 분명 사람 많은 아사쿠사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센소지 근처 상가에서는 이렇게 입구에 그림을 그려놓은 집이 많다.
평소에는 무덤덤한 교통수단도 여행지에서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지유가오카는 갈 때마다 새로움에 조금씩 놀란다.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도가 많다.
하지만 부평역 지하상가에 비할바는 아니다. 내 경험으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신주쿠 역이나 도쿄역도
부평 지하상가와 비교한다면 한 수 아래처럼 느껴진다.
관찰은 자가 알고 있던 일상을 다시 새롭게 보게 도와준다. 그렇게 자신이 가진 시야도 넓어진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관찰자'라고 붙여지는 딱지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관찰은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근간이다.
가보고 말하는 일과 가지 않고 말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
우리는 타인이 얻은 경험에 지나치게 까칠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자신을 본다면?
뭐! 어플이나 책이 우리는 이끈다고 해도 그 시작은 결국 내 호기심이 아녔는가?
에어비앤비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그 속에는 관찰자로 멈추지 말고 여행지에서
살아보려고 노력해보자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싶었는지 모른다.
관찰에서 시작하는
모든 영감은 어떻게든지
자신에게 영양분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자신을 토닥이는 시간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우정을 키우는 시간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사랑을 약속하는 순간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감사함을 전하는 경험이 된다.
자신이 관찰한 모든 순간들, 기록들, 사진, 경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추구하는 시야로 응축된다.
그 시야는 알게 모르게 자신을 만들어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