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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l 11. 2018

7.야스쿠니 신사에서 마루노우치까지

불편하지만 알아야 역사를 담은 거리: 야스쿠니에서 마루노우치까지.

도쿄를 둘러보는 일은 즐겁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도시 풍경은 서울과는 또 다릅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들은

도쿄를 매번 다시 찾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런 도쿄 속에서도 우리가 꼭 잊지 말고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야스쿠니 신사. 야스쿠니 신사는 2차 대전 전범 위패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을 참배하는 일은 그 자체로 일본 군국주의를 옹호하며 전쟁을 미화하는 행위로 여겨집니다.

그렇기에 야스쿠사는 일본 식민지 역사를 지낸 우리에게 불편하지만 가야 할 곳입니다.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으니까요.

솔직한 마음은 여행에 왔으면 여행에만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사실입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꼭 가야 해? 이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에서 고쿄를 지나

도쿄역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오히려 산책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신주쿠선 구단시타 역에서 내리면 야스쿠니 신사가 금방입니다.

야스쿠신사에서 주오구 구청에서 이어지는 길은 도쿄 무도장을 지나

일본 왕실 정원, 고쿄, 마루노우치 지구, 도쿄 역, 히비야 공원까지 이어집니다.

조금은 긴 거리이지만 혼자서 생각하거나 연인끼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기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지역은 공간이 가진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자세한 설명은 예전 '도쿄 속 가장 현대적인 도쿄'에 더 자세히 적어 놓았습니다.

https://brunch.co.kr/@freeoos/90

신주쿠선 구단시타 역에서 주오구 구청으로 걸어가면 도쿄 무도관이 나옵니다.

무도관뿐만 아니라 나무로 가득한 산책로에 과학관을 비롯한 여러 시설이 같이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히가시 고엔(일본 왕실 정원) 북쪽 입구가 나옵니다.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일본 왕실 정권인 히가시고엔.

소지품 검사를 하고 들어갑니다.

물외에 모든 액체는 반입금지입니다.


생각보다 높지 않은 성벽입니다. 하지만 옛 에도시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벽이었을 겁니다.

시대마다 사람들이 가진 높다의 개념은 다르니까요.

히가시 교엔에서 보이는 마루노우치 지구 빌딩들은 공간이 가진 대비를 보여줍니다.


오사카성에 가보신 분들은 아마도 익숙하실 풍경입니다.

옛 에도성이지만 전형적인 일본 성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화려하고 일본은 인공적이고 한국은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금성은 매우 화려합니다. 도쿄 고쿄와 히가시고엔으로 들어가는 오테문만 보아도 

인공적으로 맞아떨어지게 만든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반면에 광화문이나 덕수궁 돌담길은 자연스럽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을 

비롯한 지붕은 자연스럽고 주변 환경에 맞추었습니다.

저는 야스쿠니 산사를 지나서 무도관을 지나 고쿄 히가시고엔으로 왔습니다만,

대부분 사람들은 도쿄역에서 이어지는 오테문을 통해서 고쿄 히가시고엔으로 옵니다.

해자와 성벽으로 둘러싸인 고쿄입니다. 하지만 고쿄를 다시 둘러싸고 있는 건 

현대건축의 상징인 마천루이죠.

오테문에서 본 히가시고엔 입장안내.


내가 마루노우치 지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위적인 느낌 때문이다.

일본이 보여주는 특유의 선불교 사상이 마루노우치와 고쿄에 잘 드러나있다.

동시에 마루노우치 지구를 보면서 우리나라 세종로로도 생각이 납니다.

삼청동 입구에서 민속박물관을 지나서 광화문에 이르니까지 담벼락 길과 

광화문에서 담벼락을 지나서 대림미술관, 서촌, 북촌까지 이어지는 길은 마루노우치와 대조가 많이 됩니다.


커다란 분재를 도심거리에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

거리가 고요하고 좋지만 자연스러움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길이 자연스럽고 정감이 있습니다. 반면에 마루노우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여기는 누구나 오는 곳이 아니다!라는 위화감을 풍기죠.

고쿄와 마루노우치 사이 넓은 길은 사람 냄새나는 북촌보다 세련되고 멋져 보이지만 그것으로 끝입니다.

도로는 빌딩과 빌딩 사이를 나눈다면 고쿄와 사람 사이를 나누는 곳은 해지 압니다.

공간이 계속 이어지지만 단절감도 같이 커지는 곳이 바로 히가시고엔, 고쿄, 마루노우치 지구입니다.

만약 이 산책로를 도쿄에서 가본다면 마무리는 꼭 KITTE에 위치한 옥상정원에서 

도쿄역을 바라보면서 끝내 기길 권합니다. 다.

특히 메종 드 에쉬레에사 만든 버터가 가득한 사블레, 피낭시에, 크로와상을 한입 물고 말입니다.

메종 드 에쉬레 입구전경입니다. 사람이 많을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떄도 있습니다.

진득하고 풍미가 가득한 버터의 고소함과 완벽한 하모니!

그 하모니를 입안에서 느끼는 순간은 그야말로 고소함의 정원이다.

 그 고소함을 느끼며 도쿄역을 바라보자. 

장난감처럼 달리는 JR선 모습이 새롭게 보인다.


도쿄에서 다양한 거리를 보면 도쿄와 일본이 가진 감성들을 완벽하게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거리 속에는 그곳 사람들 정서가 묻어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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