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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n 05. 2019

나:라이프스타일은 나 자신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10가지 에세이 10,나.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매우 뚱뚱했다.

몸무게는 128킬로그램. 허리사이즈는 42였다.

라면은 한 번에 5개를 끓여먹었고 콜라는 물처럼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골을 다쳤다. 항상 무릎이 아프고 앉는 게 힘들었다.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학생.. 미안하지만 몸무게하고 뱃살이 무거워서 무릎이 이겨내지를 못하네요.

학생 때 이러면 성인이 되면 아주 힘듭니다. 살을 무조건 빼야 돼요.”

나는 다이어트를 그렇게 시작했다. 병원에 나와서 근처 헬스장에서 갔다.

러닝머신 속도를 4.2로 맞추고 30분을 걷다 왔다. 집에 와서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에 나는 뱃살이 가득하고 얼굴은 불만에 가득했다.

“오우! 내가 이런 놈이었어?” 처음으로 나 자신과 마주한 순간이었다.


사랑하는 나의 케틀벨. 

지금은 정상체중이다. 샐러드를 좋아하고 치즈는 직접 만들어서 먹는다.

매일 턱걸이, 스쿼트, 풋시업을 하며 러닝도 좋아한다. 

매일 운동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다.


돌이켜 생각한다면 내가 만일 겨울 속에 비친 나 자신을 온전히 보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는 나의 라이프스타일도 없다.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건 물건도, 서비스도 아니다.

’ 나를 아는 일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10가지 에세이 10번째는 ‘나’이다. 



라이프스타일 기획과  그에 따른 물건들은  결국 ‘소비’다.

장르와 장르를 이어가는 기획이 자신이 모르던 취향을 

알게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라이프스타일 가게에서도 결국 무언가를 ‘사야 한다’ 

물건을 사면 정말로 행복할까? 

라이프스타일 가게에 가서 “행복한 주말 식사는 이러하지 않을까요?”라는 

기획상품을 다 구매한다면 주말이 행복할까?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 안에 과연 자신만의 관점이 있을까?

삶을 만드는 부속품 하나하나는 여전히 소비다.

이미지와 기획, 논리만 바뀌었을 뿐이다.

오히려 행복한 주말 식사는 “요리를 대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한다.

물건과 제안도 넘치기에 우리는 더 이상 

물건에서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페이스북 안 타임라인 속 쿠팡 광고를 보라. 

수없이 많은 비슷한 상품이 넘쳐나는 모습에 놀란다.

게다가 우리가 생각한 부분보다 더 많아서 더 신기하다.

“야 이 상품이 이리도 많았어?”


물건은 라이프스타일을 뒷받침하는 기능이지 전부가 아니다.

물건을 사며 누군가를 따라 한다고 해도

라이프스타일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방은 가능해도 취향을 모방하는 건 불가능하다.


스스로 생각하며 결정하고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을 살기로 결정할 때 비로소 라이프스타일이 시작한다.

무슨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느냐가 아니다.


무인양품과  왜 그리도 끊임없이 사랑받는가?


사실 무인양품은 싸지 않다. 품질도 엄청나게 뛰어나지 않다.

나는 무인양품을 좋아하지만 무인양품 물건을 즐겨 사지 않는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무인양품 제품 색이 내 취향보다 4,5톤 밝기 때문이다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개인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야 할지 하나의 척도를 제시한다.

“이것으로 충분함” 무인양품은 충분함에서 멈춘다.

많은 이들이 무인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충분함”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어를 물건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 때 가장 힘든 건 물건 고르는 게 아니다.

“정갈함”,”말끈함”, “복잡함”,”힙”,”키치 하다”등

자신이 표현한 추상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물건을 찾는 게 힘들어서다.


지금 우리가 경험을 ‘소비’하고 ‘경험’을 더 중시하는 이유는

그 속에서 ‘자신을 찾고 싶어 하는 갈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여행에서 마주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최소 12년 동안 점수, 영어, 인정이라는 누군가가 정한 기준에 맞추어 

자신을 발견하려고 한다. 정확하게는 발견하기를 강요받는다.

항상 ‘기준’으로 평가를 받고 사람을 만나도 사람을 평가할 ”기준”을 찾는다.


동그란 틀에 밥을 넣고 놓으면 밥은 동그랗고

네모난 틀에 밥을 넣으면 네모 모양이다.

정작 중요한 건 밥을 만드는 쌀인데 말이다.



우리는 매일 삶을 복기해야 한다. 

그 과정 속에 자신에게 맞는 ‘소재’를’ 발견해야 한다.

그 ‘소재’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갈망하는 ‘공간’에 대한 열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간을 채우는 ‘브랜드’들.

그 브랜드들을 보며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한 ‘아름다움’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편집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갈고닦아 만들어진 편집력은 음악을 통해 더 많은 분야를 연결시킨다.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씩 채워가는 일이야말로 라이프스타일의 완성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취향을 찾다 보면 당연하게도 데이터가 쌓인다.

데이터를 보고 이를 분류하며 나를 말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야 한다.

쌓이고 쌓인 데이터 속에서 나의 ‘시간’을 지배하는 무언가가 나온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스스로 

디자인’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9가지 단어는 결국 '나'라는 종착점에 다다른다.

——


라이프스타일은 생활양식이다. 그 생활양식은 누군가가 제시하기 이전에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누군가가 제시하는 생활양식은 모방에서 끝날뿐이며

‘남의 시선’으로 구현하는 것뿐이다.

진정한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일은 자신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찾는 일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며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체득했을 때야 말로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기술은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바탕이지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종종 우리는 기술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출처:애플.

기술은 매일매일 발전하며 트렌드는 더 빨라졌다.

유행어 흐름도 빨라졌고 모든 게 더 빠르게 변했다.

끊임없이 변하는 가운데 우리는 얼마큼 변했을까?

나라는 존재는 정령 무엇이 변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남들이 사용하는 '인싸템'을 사용하면 나는 '인싸'가 될까?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면 과연 아는 '트렌드 메이커'가 될까?


언젠가 친형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그늘에서 안전하게 있는 일만 틈 쉬운 일도 없다.

스스로가 한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냥 거기서 멈출 뿐이다.

너는 그늘에 있냐? 아님 힘들어도 스스로 만들려고 하냐?”

선택은 두 가지다. 스스로 생각하거나 혹은 남만 따라가거나 중간은 없다.

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핵심은  ‘나’를 아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획이고 멋있는 제안이라고 해도 

그 속이 나하고 맞지 않는다면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


나만의 라이프스타일? 그 이전에 “나는 나를 아는가? “ 이 질문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내린다면 라이프스타일을 찾기 위한 여정은 필요 없다.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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