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드라마는 무엇이 다른가?

의학 드라마는 주제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

by 경험을전하는남자

의학드라마는 장르 특성상 병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대부분 진행된다.

그렇다고 지루할지 모른다고? 아니다.

병원이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

기쁨 뒤에 슬픔이 찾아오고, 슬픔 뒤

또 다른 기쁨이 찾아오기도 한다.

병원은 탄생에서 죽음까지 모두 존재하는 삶의 축소판이다. 출처: 티빙.

평범한 듯 하지만 병원의 일분일초는 특별하다.

생과사가 오고 가기에 의학드라마는

섬세하면서도 예리하다.

그렇지만 병원을 어떤 관점으로

서술하냐에 따라 이야기 전개는 전혀 달라진다.


시청자 입장에서 연기에서의 점, 선, 면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해야할까.

모든 장면들은 스토리텔링을 위해 의미가 있다.

시청자의 관점에서 연기의 점, 선, 면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는 매우 힘들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는 연기의 점, 선, 면은

연출자가 편집한 최종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매거진을 적어나가며 나오는

추상적인 부분은 배우가 겪는

고충을 모르기에 나오는 부분도 적지 않다.

시청자들은 배우의 한 노력들을 몇 마디

단어 혹은 표정으로 넘겨버리기 쉬우니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환자 부모로 등장하는 염혜란 배우님
라이프에서는 구승효 사장의 비서로 등장하는 염혜란 배우님. 배우가 가진 연기의 결은 배우가 참여한 작품과 작품으로 비교하는 게 더 좋다.

나는 배우와 배우 간 연기를

비교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마다 성격, 톤,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걸 비교한다는 건 서로 맞지 않는 기준을

억지로 가져다가 붙이는 꼴이다.


나는 이 매거진을 기획하면서 스스로 원칙을 만들었다.

내가 세운 원칙. 이 매거진을 만들면서 세운 원칙.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기에 세운 원칙은

'배우와 다른 배우 간 비교는 하지 말자.

오로지 비교는 배우의 다른 작품과 작품만 하자'다.

이렇게 하면 '관찰'을 판단기준으로 삼게 되며

자연스럽게 배우의 '성장'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비단 이 영역에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다.

안드로이드와 iOS의 UI차이. 여서 비교기준은 사용자 경험이지, 우월함이 아니다. 출처: 구글 매테리얼디자인, 페이스북.

가령 애플과 구글의 UX 디자인을 비교할 때,

우리는 애플과 구글, 두기업의 규모나

재무정보를 비교하지 않는다.

두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느냐에 집중한다.

가령 어도비 XD나 혹은 스케치

프로그램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디자인을 보면,

두 회사가 추구하는 디자인 결이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

iOS의 디자인은 콘텐츠를 부각하는데 좀 더 집중한다. 출처: 페이스북 디자인.

우리는 디자인을 보며 두 회사가

얼마나 그들 철학을 온전히

제품으로 표현하는가에 주목한다.

'ios는 그 이전 버전보다 얼마나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했는가? '이러한 부분 말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결'을

논하며 좋은 경험을 이야기한다.

비교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밀의 숲, 자백, 라이프, 이태원 클래스에서의 유재명 배우는 각기 다른 색을 보여준다. 출처: 티빙.
호텔 델 루나에서는 이지은 배우(아이유)가 사극에도 잘 어울린다는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출처: 티빙.

우리가 추구해야 할 비교 방향은

'휘발성'이 아닌 기업이 가진 '편집력'을

논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언제나 '혁신'이라고 부르는 부분 말이다.

WWDC와 구글 I/O 비교하지 않듯이 말이다.

배우도 마찬가지다. 배우를 볼 때 우리는

그 배우가 어떤 장르에서 더 '색'이 강하고

작품을 '잘' 표현하기를 봐야 한다.

히스 레저와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와 다크 나이트 두 작품의 맥락에 맞도록 조커를 디자인했다. 출처:indianexpress.com

누군가와 누군가를 비교하는 순간

그 주제는 오히려 '휘발성'으로 전락하기 마치 좋다.

조커를 비교할 때 잭 니콜슨, 히스 레저,

호아킨 피닉스 이 세 명을 비교하지만

그 비교 기준은 조커의 '광기'이지,

배우 개개별 연기가 아니다.

휘발성이 강한 주제로 접근할수록

오히려 업의 본질을 까먹기가 쉽다.


비교대상은 '방향'이어야 한다.

일단 이미지에서부터 방형이 다를거라는걸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출처: 티빙

많은 의학드라마가 있지만

가장 최근 드라마 2개를 비교해보자.

JTBC '라이프'와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같은 의학 드라마이지만 주제가 다르다.

전자는 '생명과 자본주의'이를 통해

발생하는 이해상충관계를 법리에

근거한 현실적인 관점으로 전한다.

반면에 후자는 의사들의 모습.

병원에서의 삶.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

'생활인'으로서의 의사에 초점을 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톤, 대비, 그림자톤이 약한 편, 이를 통해 일상, 삶에 무게중심을 둔다. 출처: 티빙.
라이프는 강한 대도, 차가운 톤을 사용해 극 분위기를 만든다. 출처: 티빙


이 같은 드라마 방향 차이는 연출은

물론, 촬영, 음악, 영상, 색감, 대사, 어조 ,

관계에 모두 영향을 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카메라 신 전환도

빠르지 않고 부드럽게 유지한다.

종종 롱테이크 신도 사용해 드라마가 여유로운 편이다.

라이프는 상대적으로 이 같은 면이 적다.

라이프에서 상국대병원은 '의료' 그 자체를 의미한다. 출처: 티빙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율지 병원은 삶이 오고 가는'장소'에 좀 더 집중한다.. 출처: 티빙

반면에 라이프는 고조되는 음악도 많이 사용하고,

영상 대비가 높으며 긴장의 연속이다.

의학 드라마이지만 스릴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극에서 주인공 예진우(이동욱)의 처방은 구

승효(조승우)의 데이터와 매출과 조화를 이루고,

서로 간 매섭게 바라보는 눈빛은 드라마를 이끄는 큰 줄기다.

그러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와는 다르다.

수치, 데이터, 매출, 법적 허용범위가 나오기는 하지만
라이프같이 극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요소는 아니다.


드라마 대본 정보 성격에 따른 분리와 배치.


이처럼 의학드라마는 '방향'에

드라마 전개가 전혀 다르다.

이 장르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은

의학드라마일지라도 정보 성격에 따라서

연기의 결, 인물, 표정, 단어 등을

철저하게 분리해야 한다.

그렇기에 의학드라마 같은 경우

유독 편집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쪽에 속한다.

낭만 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의사를 맡은 유연석 배우는 의학드라마에서 편집력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출처: 티빙.

흥미롭게도 같은 의학드라마라도

드라마 방향에 따라서 배우의 연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알 수 있는 배우가 여러 명 있다.

'낭만 닥터 김사부'에 출연한 유연석 배우가 대표적인 예다.

유연석 배우는 김사부 말고도 지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의사로 출연하고 있다.

이미 시청하는 이들은 알겠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유연석 배우의 연기는 김사부와는 전혀 다르다.(과도 다르다.)

낭만 닥터 김사부 시즌1에서의 유연석 배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의 유연석배우. 같은 의사이지만 드라마 방향이 다르기에 완전히 인물을 바꿔야 한다.

유연석 배우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방송

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낭만 닥터 김사부의 의사 강동주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다시 공부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닥터스'의 이성경 배우도 '김사부 시즌2'에

출연했는데 '닥터스'와 느낌이 다르다.

물론 이 글은 '낭만 닥터 김사부' 속에서

서현진 배우가 담당한 윤서정을 다루기 위해 의학드라마가 가진 장르 특징을

일부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비단 서현진배우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모든 배우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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