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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Dec 14. 2020

좋은 컷 디자인은 이야기 몰입을 돕는다.

영상 샷 설계는 왜 중요한가?(2)

우리가 보는 모든 영상 콘텐츠는 기본 컷 디자인과 조합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컷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그 자체에 '편집'과 '기술'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컷 디자인은 작가가 구축한 이야기와 감각을 상대의 '만족'으로 바꾼다. 특히 컷 디자인은 관객이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도울뿐 아니라 영화(드라마) 내력도 단단하게 만든다. 또한 배우의 편집력은 컷 디자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컷 디자인은 관객이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도울뿐 아니라 영화(드라마) 내력도 단단하게 만든다. 또한 배우의 편집력은 이 컷 디자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출처: 티빙.

배우의 편집력과 구조 이해력이 뛰어날수록 컷 디자인에서 배우는 이야기를 살리는 강력한 내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배우 스스로가 '자신의 연기'가 스토리텔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알기 때문이다. 이 능력이 뛰어난 배우들을 시청자들은 '믿고 보는 배우'라고 말한다. 컷은 단순한 대화 장면부터 카메라의 거칠고 세밀한 움직임까지 모두 다룬다. 컷은 이야기 하나하나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컷이라는 작은 부품이 모여 커다란 플라이휠이 되어 ‘이야기’를 돌아가게 한다. 이러한 연유로 컷 편집을 이해하는 일은 이야기 전체와 부분을 '동시'에 보는 일이자 구조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 같은 전체 구조를 돌아가게 하는 컷 디자인에는 3가지 방향이 있다.


1. 움직임의 중간을 끊어 샷과 샷을 연결한다.

이 장면은 모두 동시에 일어나지만 그 움직임을 중간에 자른 후 각 장면을 다른 앵글 혹은 다른 크기의 샷 과세 밀하게 이어지게 했다.출처: 넷플릭스


배우의 움직임과 연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할수록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예를 들어 '백일의 낭군님'에서 두 배우가 싸우는 장면을 보자. 살수에게 이율(도경수)의 얼굴에 칼을 드리 내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가장 먼저 칼을 바라보는 이율을 먼저 담은 후에 칼을 잡고 있는 살수에게 초점을 옮긴다. 그 후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으로 칼날을 잡고 살수의 표정을 촬영한다. 이 장면은 모두 동시에 일어나지만 그 움직임을 중간에 자른 후 각 장면을 다른 앵글 혹은 다른 크기의 샷 과세 밀하게 이어지게 했다. 시청자들은 동일한 시간대에 일어나는 행위를 마치 연달아 일어난 사건같이 구체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만일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어질수록 컷을 중간에 끊기가 쉽다. 이를 위해서 컷 종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이는 액션 샷에 관한 부분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동일한 시간대에 일어나는 행위를 마치 연달아 일어난 사건같이 구체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출처: 넥플릭스.


2. 2,3단계 차이가 나는 여러 샷을 붙여라.

2,3단계 크기 차이가 나는 여러 가지 샷들을 연결하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만약 풀샷을 찍었다면 풀샷-미디엄- 클로즈업샷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카메라 움직임을 이용해서 풀샷-미디엄-클로즈업으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컷 전환을 통해 풀샷-미디엄-클로즈업으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다. 오히려 미디엄- 클로즈업을 매우 절제하면서 연결하는 경우 이야기를 차분하게 진행시킨다.

미디움풀샷-미디엄-클로즈업샷이라는 순차적인 샷전개를 시청자들에게 옛 집을 바라보는 연홍심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출처: 넷플릭스.

예를 들어, '백일의 낭군님'에서 연홍심&윤이서(남지현)가 옛 자신의 집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자. 처음 카메라를 폐허가 된 자신의 옛집을 뒤쪽에서 미디엄 풀샷으로 잡는다. 그 이후 앵글이 연홍심(남ㅈ현)의 왼쪽 위에서 미디엄숏으로 바뀐다. 그 후 곧장 정면 클로즈업샷으로 바뀌어 이야기를 부드럽게 연결시킨다.


[하지만 미디엄샷에서 타이트한 미디엄샷으로 연결되는 경우 자연스럽지 않다. 이런 경우 카메라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묘사하는 장면이 정적인지 활동적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블러이드 러너 2019를 촬영한 로저디킨스 남독은 동일한 시간대를 '미디움과 클로즈업'으로 절제되게 촬용해 영상에 차분함과 섬세한 감정을 집어넣었다. 출처: 넷플릭스. 

만일 여기에 앵글 전환까지 고려하면 이야기 전개는 또 달라진다. 중요한 건 카메라를 움직임을 이용해 역동적인 전개를 할 것인가? 컷 전환을 통해 정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건가?라는 질문이다. 컷 전환과 디자인 같은 기술적 요인은 이야기 전개에 맞추어야 한다. 어떤 샷이 더 우월한지를 따지는 건 비 생산적이다. 여기에 촬영감독들만의 관점과 감독의 연출방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3. 시야를 고정시킨다.


시청자들이 화면에 눈을 머무르는 영역을 일정하게 고정해야 편집이 자연스럽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경우 눈으로 고정점을 쉽게 찾을 수 있어 고정점이 벗어나도 금방 찾는다. 하지만 극장에서 보는 경우 관객들이 시야를 고정할 지점을 명확하게 하는 경우,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기 힘들다.


이러한 부분은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트와이스의 'I can't stop me'를 살펴보자. 뮤직비디오의 처음부터 끝까지 트와이스는 빠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하지만 카메라는 이러한 퍼포먼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하기 위해서 시종일관 영상 가운데에 초점을 두고, 트와이스 멤버 개개인이 나오는 경우와 미디엄 샷으로 퍼포먼스를 담을 때도 시종일관 초점은 가운데에 놓는다. 이러한 초점 덕에 영상이 매우 빠르게 전환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는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

트와이스 뮤직비디오를 보면 영상 초점을 그룹 전체에 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언제나 초점을 언제나 중심을 유지해 트와이스 전체 뮤직비디오 퍼포먼스를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만일 이야기 정보가 명확하게 찾기 어렵다면 관객들이 일일이 찾아야 한다. 하지만 영상에 정보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또한 샷이 정신없이 빠르게 변하는 경우에는 관객들이 시선을 빠르게 바꿔야 하다 보니 중요한 정보를 놓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이 경우 정보는 찾기 위해 눈을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관객들 눈에 이야기 정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고정해주지 않으면 관객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기 힘들고 매우 피곤한 일이다. 이런 경우 ‘눈이 어지러워서 보는 게 피곤하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만약 컷이 빠르다고 해도 시선을 중앙에 고정시켜 놓으면 관객들이 놓치는 정보가 없다. 출처: 티비엔.

만약 컷이 빠르다고 해도 시선을 중앙에 고정시켜 놓으면 관객들이 놓치는 정보가 없다. 컷이 빨라도 이야기 정보가 중앙에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시선을 이곳저곳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명작이다. 잘 만들었다’하는 영화와 드라마들은 시선을 명확하게 고정시켜 관객들이 편하게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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