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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25. 2021

용적률과 배우, 그리고 브랜딩.

배우는 어떻게그 범위를확장할 수있을까?

배우는 배우 스스로'배우란 무엇인가?'라는 답을 내려야 자기만의 속도와 밀도를 조절할 수 있다. 즉, ‘배우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매 순간 품어야 한다. 이 질문에 관한 탄탄한 답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그래야 배우 스스로의 내력이 탄탄해진다. 만약에 드라마 혹은 영화를 하나의 건축물로 본다면 배우는 측정할 수 없는 용적률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배우는 극에서 오로지 캐릭터만 탄탄하게 묘사한다. 당연히 그들이 연기로 전하는 감정은 ‘보이지 않는 ‘건축물’이다.

JTBC'괴물'에서 여진구배우가 연기하는 한주원이라는 인물은 강박적이다. 때때로 지나치게 무례하다. 사람을 의심하는 건 기본이다. 이 같은 한주원을 보면서 우리는 ‘여진구’ 배우를 판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극이 갈수록 여진구 배우는 '본인'을 더 지우고 한주원을 극적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한주원을 묘사하는 ‘연기’를 이동식을 연기하는 신하균 배우가 받아준다. 동시에 신하균 배우의 연기도 여진구배우가 고스란히 받아준다. 한주원과 이동 식간의 관계를 드라마 '괴물'을 이끌어가는 중심 축이다. 

괴물에서 여진구배우와 신하균 배우가 각자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걸 넘어 그걸 서로 충돌시켜 최고의 시너지를 만든다. 출처: 넷플릭스

신하균 배우는 이동식이 가진 ‘광기’와 미묘한 감정을 ‘괴물’의 이야기 안에서 끌고 간다. 드라마 ‘괴물’은 작가가 서술한 이야기. 감독과 촬영감독이 연출한 이야기 흐름과 이를 따라가는 영상의 용적률은 '0'에서 '무한대'로 나아간다. 드라마와 영화는 용적률이 '무한대'인 건축인 셈이다. 그렇기에 배우들은 이야기가 가진 무한대의 용적률을 어느 선까지 끌어내는가에 따라서 그들의 역량이 평가된다.


목소리 ‘톤’을 설계하는 일도 

작품 안에서 배우가 묘사하는 감정의 용적률을 끌어올린다


목소리 ‘톤’을 설계하는 일도 작품 안에서 배우가 묘사하는 감정의 용적률을 끌어올린다.‘뱀파이어 탐정’에서 이청아 배우가 맡은 ‘요나’를 대표적인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이청아 배우 같은 경우, 작품에 맞는 캐릭터를 위해 목소리를 설계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뱀파이어 탐정’에서 이청아 배우는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날카롭고 짜증 나는 목소리를 선보인다.

뱀파이어 탐정에서 이청아 배우는 '요나'의 목소리 설계를 통해 뛰어난 편집력을 보여준다. 출처:티빙.

뱀파이어 탐정에서 요나는 항상 신경질적이면서도 고혹적이다.  이청아 배우는 자신이 가진 목소리를 섬뜩하면서도 무서움도 지닌 요나를 위해 철저하게 설계하고 구축한다. 이렇게 만들어낸 요나의 목소리는 이청아 배우가 맡은 ’ 요나’의 용적률을 올린다. 이 덕분에 뱀파이어 탐정에서 차분함을 유지하는 이준 배우의 연기도 더욱 돋보인다.

뱀파이어 탐정에서 이청아 배우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목소리는 '요나'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만든다.

‘뱀파이어 탐정’에서 요나가 나오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목소리 덕에 요나가 나오는 부분에서 시청자들은 ‘뱀파이어에 대한 힌트’, '이야기 진행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나올 거라 예상한다. 이는 극 안에서 뱀파이어 수장인 ‘요나’라는 캐릭터를 이청아 배우가 잘 설계했기 때문이다. 또한 요나가 나오는 많은 화면들은 차갑고 어둡다. 그 덕에 뱀파이어 탐정에서는 ’ 뱀파이어’가 가진 특유의 날카로움이 이청아 배우를 통해 잘 드러난다. 여기에 이야기에 필요한 유머와 부드러움은 오정세배우와 이세영배우가 담당한다.'뱀파이어 탐정'은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내력을 조화롭게 유지하면 작품이 얼마나 탄탄해질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이는 시청률과는 별개다.

이청아 배우가 맡은 요나가 '뱀파이어' 분위기를 만드는 중심에 있다면? 이세영, 오정세배우는 탐정 분위기를 돋운다.

이와 다르게 이청아 배우가 출연한 '해빙'은 어떨까? 해빙에서 이청아 배우가 맡은 '미진'이라는 인물은 극 안에서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일부 정보를 전달하는 선에서 끝난다. 물론 미진 역시 ‘요나’처럼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날카로움은 높은 목소리 톤으로부터 나오는 음색이다. 이청아 배우는 이러한 음색에 다소 '코맹맹이' 소리를 더해 해빙 ‘시나리오’가 요구하는 미전을 묘사한다. 

이청아 배우가 해빙에서 맡은 '미진'도 목소리 설계가 뛰어나다.

 ‘뱀파이어 탐정’에서 맡은 ‘요나’와는 달리 해빙의 '미진'은 '해빙'안에서 서사를 끌어오는 핵심 인물은 아니다. 그렇기에 작품에 기여하는 용적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주의하자. 우리가 용적률을 가지고 건축의 우월성을 따지지 않듯이 배우가 인물을 묘사하는데 들어가는 감정의 용적률이 ‘낮다’와 ‘높다’에서 낮다는 표현은 '연기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인물을 묘사하는 측면에서 ‘용적률’은 배우 스스로가 조절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청아 배우는 극에 맞게 목소리를 구조적으로 설계한다. 극 구조에 맞는 목소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 스토리 구조를 단단하게 만든다.

TVN ‘낮과 밤’에서 맡은 이청아 배우가 맡은 제이미 레이튼은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하지만 제이미 레이튼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이러한 면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영어 발음 및 리듬에 맞춘 한국어 어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청아 배우는 제이미 레이튼에서 뛰어난 목소리 설계를 보여주고, '낮과 밤'이 원하는 디테일을 끌어올린다. 자연스럽게 이청아 배우가 맡은 제이미 레이튼의 목소리는 '낮과밤'이 필요로 하는 용적률을 끌어올린다. 즉, 배우가 극 안에서 묘사하는 한 부분 하나하나는 극 안에서 필요안 골격. 그 하나 하나인 셈이다.

건축을 위한 자재는 눈에 보인다. 당연히 용적률도 눈에 보인다.

건축의 용적률과 공간 구축을 위해 건축가는 다양한 자재들을 사용한다. 이는 배우가 인물을 설계하기 위해 접근하는 모든 다양한 접근과 동일하다. 서현진 배우는 인터뷰에서  "작품 대본을 매번 처음부터 끝까지 보면서 흐름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극 안에서 전체와 부분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걸 고스란히 보여준다. 매화마다 진행되는 이야기 진행상태에 따라서 자신과 상대역을 어떻게 조절할지에 대한 부분 말이다. 

우리는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 김동욱과 서현진배우가 강릉바다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두 배우가 서로 간의 대사 속도에 맞추어 매우 세밀하게 연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서 현진 배우가 출연한 ‘또 오해영’, ‘사랑의 온도’, ‘블랙독’,’ 너는 나의 봄이다'를 보자. 서현진 배우는 매 작품을 하면서 상대배우의 호흡과 대사 속도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동시에 상대배우에 맞추어 딕션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더 세밀하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걸 관찰할 수 있다. 이와 다르게 오정세배우는 오정세 배우 본인의 말투에서 속도, 어조, 발음을 자연스럽게 바꾼다. 드라마 ‘괴물’에서 신하균 배우와 여진구 배우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날 서게 바라보는 장면들이 많다. 두 배우는 항상 칼같이 냉정함과 긴장감을 철저히 계산하면서 상대배우가 선보이는 연기를 서로 흡수한다. 

높은 용적률은 높은 건물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렇다면 배우와 작품의 용적률은 눈에 보일까?

건물의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물은 더 높게 지어진다. 고층빌딩이 대표적인 예다. 고층빌딩 위에서 우리는 더 드라마틱한 웅장함과 공간감으로 느낄 수 있다. 혹은 더 다양한 공간들을 건축물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배우가 선보이는 용적률은 작품이 지향하는 감정과 서사를 얼마다 확실하게 전달하는가에 달려있다. 건축은 ‘지역성’을 무시할 수도 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는 이야기 속 유일함을 무한대로 살릴 수 있다. 물론 극 안에서 어떻게 디테일을 끌어내는가는 배우 몫이다. 그렇기에 배우를 감정을 건축하는 이들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박해수 배우는 헤어스타일 하나만으로 이전까지 선보인 자신의 연기를 지워버린다.


프레인 핸즈. 

배우가 가진 용적률을 어떻게 브랜드로 확장시킬까?


[*이 부분의 일부는 제 글 중 ' 연결을 지향하는 공간, 프레인 빌라 '글 일부는 가져왔습니다.]

배우의 용적률은 배우가 가진 역량을 어느 선까지 끌어내는가를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를 어떤 방식으로 끌어내야 배우를 '브랜드'까지 확장시킬 수 있을까? 이런 면에서 프레인 핸스의 시도는 우리에게 배우의 용적률에 대해 새로운 답안을 제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그 실체를 규정하기 어렵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개개인 모습들은 작품과 전혀 다르다. 드라마와 영화 속 배우들의 이미지는 배우들이 '직업으로서' 창조한 인물일 뿐이다. 배우의 실제 개개인의 모습만 일부 담길 뿐이다. 최근 종영한 [너는 나의 봄이다]에서 열연한 서현진 배우는 소속사의 유튜브 영상에서"많은 이들이 오해영을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은 오해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강다정 정도가 나와 가장 비슷하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스트롤과 프레인 핸스에서 설치한 티셔츠는 프레인 빌라가 어떤 공간임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류승룡, 이준, 엄태구, 오정세 프레인 TPC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생각'과 '필모그래피'를 담은 셔츠는 프레인 TPC 소속 배우들을 단순히 ‘연기자’가 아닌 ‘직업으로서 배우’이자 동시에‘브랜드로서의 배우’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려준다. 각각의 티셔츠에는 배우들 개개인의 개성을 형상화해 넣었기에, 배우가 가진 아우라는 ‘브랜드’로서 살아남게 된다. 배우가 작품을 통해 구축하는 데 사용한 ‘감정의 용적률’을 '오브제'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프레인 핸스에서 제작한 티셔츠는 배우를 브랜드화한다는 건 어떤 면에서 상당히 낯설 수도 있다. 어쩌면 배우 그 자체가 '브랜드'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배우들이 론칭한 브랜드는 늘 있었다. 그 자신들이 가진 ‘경험의 조각’을 티셔츠라는 오브제로 만들었다. 이는 오정세 배우를 형상화한 티셔츠에서 고스란히 볼 수 있다. 100편이 넘는 다작을 통해 탄탄한 연기를 길러온 그의 필모그래피가 적힌 티셔츠. 이는 오로지 오정세만이 가능하다. 다른 어떤 이들도 불가능하다. 티셔츠를 통해 각인된 오정세의 작품들은 오정세배우의 가치를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 뿐이다. 오정세배우가 쌓아온 아우라가 티셔츠로 옮겨진 셈이다.


류승룡 배우의 티셔츠를 보자. 티셔츠만 보면 귀엽고 정감이 넘친다. 류승룡 배우의  이름과 매끈한 그림. 하지만 티셔츠를 보고 뒤돌아서면 류승룡 배우가 연기한 조학 주대 감이 생각난다. 매서운 눈초리의 조학 주대 감이 떠오르는 탓에 이 티셔츠가 더 귀엽게 느껴진다. 

류승룡 배우가 맡은 배역이 만든 아우라는 티셔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나 같은 경우 조학주 대감 일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극한직업 고상기 반장. 누군가에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허균 혹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장성기 일지 모른다. 흥미로운 건 프레인 핸스에서 만든 이 티셔츠를 볼수록 류승룡 배우가 연기한 배역들을 기억하면서 셔츠를 계속 보게 된다. 이는 프레인 핸스에서 만든 모든 티셔츠에서 동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엄태구와 이준배우가 필모그래피로 만든 아우라는 티셔츠를 통해 또 따른 아우라는 만든다. 우리는 그 아우라는 브랜드라고 부르기로 한다.
배우가 쌓은 이미지를 어떤 매체로 옮기는가? 이것이 배우의 브랜딩으로 이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배우의 아우라를 셔츠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프레인 핸스가 만든 티셔츠는 티셔츠들은 단순한 티셔츠 이만 그 티셔츠 안에는 배우들의 아우라가 고스란히 옮겨져 있다. 오정세배우의 필모그래피, 류승룡 배우의 가치관, 이준 배우의 그림, 엄태구 배우의 솔직함이 고스란히 말이다. 이 티셔츠를 보면서 배우를 브랜드화시키는건 거대한  브랜딩이 아니라, 세심한걸 그냥 ‘잘’ 표현할 수 있는 거 그런 게 브랜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프레인 빌라에 나열된 배우들의 셔츠들은 배우가 가진 용적률을 티셔츠로 옮겼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프레인 핸스는 프레인 빌라 안에 배우들의 정체성이 담긴 티셔츠를 스니커즈, 패션잡화들과 함께 비치 해단 순하 배우들의 ‘굿즈’로 의미가 퇴색하는 것도 막았다. 이러한 배 치덕에 오정세배우의 필모그래피, 류승룡 배우의 가치관, 이준 배우의 그림, 엄태구 배우의 생각이 고스란히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해진다. 또한 프레인 핸스에서 출시한 유명 만두집인 '쟈니덤블링' 밀 키트에서는 이준과 오정세배우의 목소리 설명이 들어가 있다. 이 역시도 배우의 핵심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목소리'를 브랜딩으로 활용한 것이다.

쟈니 텀블링 만두 밀 키트에는 오정세, 이준 배우의 목소리가 담긴 안내서가 있다. 출처: 프레인 핸스 인스타그램.


이처럼 배우와 배우의 정체성을 따로 분리시켜 배우의 용적률을 다방면으로 끌어낸 프레인 핸스의 시도는 ‘가까운 미래의 배우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프레인 TPC가 다른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와 다르게 배우에 대한 뛰어난 관찰과 관점이 분명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동시에 앞으로의 배우 매니지먼트는 ‘배우의 용적률’을 끌어올리는 작업에도 집중해야 한다. 즉, 배우 매니지먼트는 단순히 배우를 관리하는 게 아닌, 배우를 어떻게 디자인적으로 봐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배우 이청아'가 아닌 

슨트로서의 이청아.

앞서 언급한 이청아 배우는 현재 '이청아의 뮤지움 에이 로그'라는 팟캐스트를 EBS와 함께 만들고 있다. 물론 신세경 배우같이 유튜브를 하는 배우들도 있지만, 유투버로의 신세경 배우는 '브랜드로서의 신세경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다. 신세경 배우 유튜브 자체가 신세경 배우의 '일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다르게 이청아 배우가 EBS와 함께 만드는 '뮤지움 에이 로그'는 이청아 배우의 관점이 고스란히 스며들어가 있다. 시즌마다 소개하는 각 전시회는 철저히 이청아라는 사람의 '관점'이 담긴 한 편의 에세이다.

이청아 배우의 학부는 한양대 연극영화학이다.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는 영화전공[영화 연출], 연극 연출전공, 연기전공으로 나눠진다. 이청아 배우 같은 경우는 연기전공이 아닌, 연출 쪽에서 '극작가'다. [2013.05.09 엘루어 인터뷰 참고.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극작가'도 '연기전공'수업을 무조건 들어야 했다고 한다.]

출처: EBS공식 라이브채널 유투브

https://youtu.be/v9 hIHqsQW6 w

이러한 특징은 '이청아의 에이 로그'에서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뮤지엄 에이 로그'라는 말처럼 업로드[격주도 있음]되는 팟캐스트는 국내 미술전시회를 다룬다. 하지만 이청아 배우는 팟캐스트에서 미술작품을 하나씩 설명하기보다는 '이청아라는 사람'의 관점에서 본 한 편의 미술 에세이로 전시회를 전한다. 그렇기에 '뮤지엄 에이 로그'에는 배우 이청아는 강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통해 [위로, 평안, 기쁨]을 얻는 이청아라는 사람. 이청아의 관점을 '에세이'라는 극으로 전할뿐이다. 현재까지 이청아의 뮤지움 에이 로그는 시즌1,2가 나왔으며 시즌3도 확정된 상태다. 시즌3을 위해 이청아 배우는 아트 바젤을 담기 위해 스위스에 갔다.

이청아의 뮤지엄 에이로그 시즌2 경복궁 생과방전에 나온 다과와 다기들의 사진은 뮤지움 에이로그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다.

그녀의 팟캐스트를 들다 보면 우리는 예술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얻는다. 물론 '뮤지움 에이 로그' 초반 에피소드를 듣다 보면 '배우 이청아 씨는 미술작품을 이렇게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어느 순간 '배우 이청아'에서 '배우'는 사라지고 '관점'을 제시하는 도슨트로서의 '이청아'만 보이기 시작한다. 즉, 이청아의 뮤지엄 에이 로그에서 우리는 '배우'가진 관점들이 어떻게 다른 분야로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역시도 어떤 면에서 보면 브랜딩이다.

https://m.podbbang.com/channels/1774796



지금 시대는 대중들이 창작자들의 작품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매일매일 쏟아내고 있다. 사람들이 다양한 다양한 작품과 인재들을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재능의 꽃을 피어난다. 배우도 마찬가지다. 웹드라마와 독립영화를 통해 인지도를 올린 배우들이 지상파와 OTT에 캐스팅되기도 한다. 지금 시대는 다양성을 수용해 판이 커졌다. 오히려 전체 규모가 커졌기에, 창의성이 피어난다. 또한 그 중심에는 대중. 즉, 소비자들이 있다. 지금은 누구나 소비자인 동시에 공급자다. 대중이 창작자보다 수가 많고, 대중이 창작자가 되기도 한다. 흥행작을 만드는 제작사 혹은 감독들은 2,3년에 한 번씩 작품을 만든다. 하지만 대중은 그사이에 끝없이 만든다. 무엇보다 창작자가 된 대중은 그 무엇보다 다양하다. 오히려 대중과 대중은 서로에게 영향을 받으며 관점을 성장시키고 있다.

변요한 배우는 수많은 독립영화에 출연한 걸로 익히 유명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중을 협업자로 받아들이면 소통은 기본이다. '개방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중이 협업자가 되어 콘텐츠를 같이 만들면 '결'이 풍성해진다. 다양성도 깊어진다. 그럴수록 ‘강력한 참여자’인 팬과 대중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 말은 팬들 혹은 대중이 배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정할수록 배우들은 그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또한 어려움이 생기면 팬들이  옹호해준다. 심지어 팬들이 팩트체크를 하기도 한다. 팬들과 대중이 방어를 해주는 순간 리스크 관리가 된다. 중립기어 박고 지켜보자'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폭이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학교폭력같이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대중의 판단은 매우 냉혹해진다. 이런 이유로 배우들은 나를 진심으로 믿어주는 팬과 대중과 의리를 지켜야 한다. 그렇다면? 그 팬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우 스스로 자신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한다. 배우 스스로가 배우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질수록 팬들을 그 철학에 공감 하녀, 그의 연기를 응원해준다. 당연히 그 바탕에는 배우에 대한 확고한 자신만의 정의와 이를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성이다. 동시에 그 진정성은 정직하게 나를 설명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누군가 배우는 이야기를 묘사를 위한 도구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직업에 대한 '소명'을 묻는다. 그 소명은 '책임감과 정직'을 담보로 한다. 지금은 사람들이  매우 강하게 '직업'속에 담긴 본질을 묻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안정적인 직업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업의 진실’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매우 치열하게 묻는다. '나는 뭘 하고 있는가? 이걸 왜 하고 있지?"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진정성은 '자기다움을 반영하는 윤리'다. 자기가 한 말과 행동이 진짜 자기의 것이어야 한다.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그 기저에는 신뢰가 있다.


이 말을 배우에 적용해보자. '과연 배우는 이야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몰두하고 있는가?'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 스태프들도 배려하는가?' '이기적이지 않는가?' 등등 생각하면 수도 없이 많다. [난 배우가 아니라 그 이상의 질문을 생각하기 어렵다.] 지금 시대는 무엇보다 배우의 근본을 파고들어 가는 시기이자, 배우 스스로가 근본을 정의해야 한다.


이게 무너지면 위선이다. 정직함. 그렇기에 ‘도덕성보다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진정성'이다. 정직한 진정성 말이다. 진정성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 공동체, 사회 전체를 진심으로 대하는 품격이자 성질이다. 앞뒤가 맞아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공인이나 리더에게만 요구되는 게 아니다. 사회 구성원 전체, 개개인 모두 진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높이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 필요한 데이터를 쌓고 관점을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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