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함이 끌릴 때는 소금 빵.

담백함, 고소함, 촉촉함, 빠삭함. 소금 빵은 무한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by 경험을전하는남자

“소금 빵이라니, 소금 맛만 나는 빵 아니야?” 소금 빵을 보고 처음 느낌 내 생각이다. 소금 빵을 먹기 전 소금 빵은 그저 ‘짠’ 빵인 줄 알았다. 빵은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왜 하필 소금 빵은 그토록 인기가 많을까? 먹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소금 빵은 크로와상과 달리 버터를 돌돌 말아서 만든다.

소금 빵은 크로와상과 다르게 버터에 소금을 넣는다. 버터와 반죽을 하나로 합친 후, 겹겹으로 접는 크로와상과 달리, 소금 빵은 반죽으로 버터를 돌돌 말아서 구운다.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바삭함과 버터 풍미’가 크로와상과 사뭇 다르다. 크로와상은 풍미가 한 겹 한 겹 느껴진다. 바싹한 겉면에서 촉촉한 내부까지 까먹는 재미가 있다. 반면에 소금 빵은 버터 풍미가 응집되어 입안에서 퍼진다.

바삭한 크로와상은 그 겹을 한 올 한 올 먹는 재미가 있다.

크로와상은 사뿐사뿐하다. 소금 빵은 묵직하다. 앞서 말했듯이 소금 빵은 버터를 중심으로 반죽을 말기 때문에 가운데가 텅 비어있다. 빵을 찢어보면 크로와상같이 ‘바삭바삭’ 뜯기는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닭고기가 촉촉하게 찢겨나가는 느낌이다. 이 고소함에 소금을 더해 고소함이 배가 된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그게 소금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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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 크림빵만이 가진 매력도 때때로 질린다.

크림빵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 어찌 보면 소금 빵은 크림이 선사하는 꾸덕함과 달콤함에 비교하면 단순하다.

아무리 소금 빵이 그 자체로 고소하고 담백하다고 해도, 다채로운 맛을 표현하는 크림빵을 이기기는 다소 역부족일 수도 있다. 하지만 크림빵에 물리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맛있는 크림빵도 어느 순간부터 ’ 그게 그거 같은’ 시기가 온다. 소위 ‘물렸다’ 혹은 ‘질린다’라고 말한다. 그 시기가 바로 ‘소금 빵’을 먹을 시기다.


크림빵의 꾸떡함에 길들여진 탓일까? 담백하면서도 촉촉한 소금 빵은 더더욱 담백하게 느껴진다. 빵에 대한 감각이 천천히 회복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담백한 빵을 통해 회복된 입맛. 크림빵을 먹으면 이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움이 느껴진다. 나 역시도 담백한 빵이 떠오르면? 여차 없이 먼치 앤 구디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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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뺑이같은 먼치스앤 구디스의 소금빵. 돌덩어리같은 르쎌의 소금빵, 오동통한 로와이드의 소금빵.

성수동에는 맛있는 소금 빵집이 많다. 아직까지 먹어본 소금 빵은 르쎌, 로와이드, 먼치스 앤 구디스뿐이다. 하지만 그 세 곳 모두 소금 빵을 표현하는 결이 다르다. 아직 가보지 못했다만, 화이트 글라스라는 곳은 소금 빵으로 잠봉 뵈르를 만들었다고 한다. 조만간에는 미 엘렛에도 가볼 생각이다.

먼치스 앤 구디스의 치즈 소금 빵. 버터에 치즈를 말고 그 위에 다시 반죽을 말았다. 그 덕분에 짭짤한 맛이 툭툭 치고 들어온다.

앞서 말했듯이 소금 빵은 그 특성상 빵 가운데에 구멍이 있다. 그 구멍 사이로 크림을 넣거나, 소금 빵을 반으로 다시 잘라 크림을 넣어 크림 소금 빵을 만들기도 한다. 크림을 넣은 소금 빵으로는 로와이드의 우유와 옥수수 크림 소금 빵이 단연코 일품이다. 소금 빵의 담백함. 맛 좋은 소금 빵에 크림을 넣어 담백함과 고소함에 달콤함을 더욱 더한 셈이다. 소금 빵만이 가진 담백함과 크림. 그 사이에서 소금은 감칠맛을 키운다.

원래 단맛에 소금을 더하면 단맛에 감칠맛이 더욱 커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금 캐러멜이다. 소금 캐러멜 혹은 솔티드 캐러멜이라고 불리는데. 핵심은 소금이다. 달콤한 캐러멜에 소금이 더해지면? 캐러멜에서 감칠맛이 더욱 살아난다. 또한 밀크 초콜릿과 소금을 같이 먹으면 밀크 초콜릿의 풍미가 더 살아난다.‘단짠은 틀리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가볍게 여길 단어가 아니다. 단맛과 짠맛은 조화로운 훌륭한 맛을 내고, 소금 빵은 여기에 담백함을 더한다. 그러므로 소금 빵의 변주는 담백함의 즐거움으로부터 뻗어 나온 게 맞다고 보는 게 옳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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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취향. 감각이 중심인 시대다. 어떤 빵이 우월하다? 그런건 없다. 어떤 맛이 중요한가? 이게 더 중요하다.

시대는 변했다. 트렌드가 중심인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 지금은 개인 취향이 중심을 이루는 시대다. 그렇지만 소금 빵은 소금 빵 그 자체를 넘어서 그 안의 크림을 넣어서 새롭게 변하고 있다. 빵의 기본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 ‘기본’을 지키되 감각을 표현하는 일. 지금 시대는 마치 소금 빵과도 무척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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