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트리의 멋은 겉보다 속이다.
테니. 테디베어가 아니다. 결코 평범한 베이커리가 아니다. 하나하나가 작품이다. 화려하지 않다. 빵에 시선이 계속 멈춘다. 계속 보고 있노라면 빵 안에 빠져들 정도다. 테니를 이끄는 제레미 블레스터는 프랑스, 벨기에, 영국, 두바이 등세계 곳곳에서 공부하고 커리어를 쌓은 19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제빵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SPC 컬리너리 아카데미 대표 강사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현 제빵 업계의 내로라하는 셰프들을 직접 가르친 베이커다.
이러한 명성과 다르게 테니의 빵은 화려하지 않다. 페이스리가 보여줄 기본. ‘기본’에 집중한다.‘프렌치 마카롱은 응당 이래야 한다’라는 라뒤레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 테니는 ‘잘 만든 페이스트리는이래야 하지 않을까?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면서 조심스레 묻는다. 이에 가장 부합하는 테니의 빵은 ‘퀸아망’이다.
페이스트리는 케이크와 다르다. 미적 감각을 더함으로써 아름다운 요리로 완성하기는 한계가 있다. 퀸아망은 그 아름다움이 겉모습에 담겨있지 않다. 퀸아망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봐야 한다. 테니의 퀸아망은 묵직하다. 속은 쫀득하다. 꾸덕하면서도 찐득하다. 까눌레의 바삭함과 촉촉함을 닮았다. 바삭함이 살아있는 동그라한 자체. 그윽한 캐러멜향이 묻어나는 아기자기함. 겉과 다르게 퀸아망은 한입 베어 물어보면 그 안에 빵을 아름답게 만드는 ‘감각’이 살아있다.
‘부르르르’ 바삭함이 끝나자 나오는 쫄깃함. 그 안에는 겹겹이 쌓인 고운 자체가 그제야 눈앞에 드러난다. 세심하다. 빵을 아름답게 만드는 감각은 장식으로 만든 크림이나 모양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의 아름다움과도 같다. 미술 혹은 요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그렇기에 요리 자체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도 하는 것이 없다고 해도, 그 요리가 아름답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퀸아망과 다르게, 슈는 조금 다르다. 둥그런 슈는 바삭하다. 속은 비어있다. 그 대신 크림을 포함한 다양한 재료로 슈를 채울 수 있다. 슈는 크기와 형태에 따라서 슈, 에클레어, 살랑보, 파리브레스트등으로 나뉜다. 에클레어만 해도 12,3cm가 되는 반죽 위에 퐁당, 글라사쥬를 포함해 각종 장식을 넣을 수 있다.
에끌레어의 절반정도 되는 살랑보도 마찬가지다. 파리브레스트도 마찬가지다. 조금은 다르다. 원형으로 만든 슈반죽을 자른다. 겉둘레에 크림이 가득 보일 정도로 넣는다. 그 주변을 형형색색 혹은 다양한 재료들로 장식한다. 케이크를 층층 쌓는 아름다움이라면? 슈는 슈 주변을 어떻게 아름답게 꾸미는 게 관건이다. 앙증맞은 슈반죽을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까? 테니의 딸기슈는 그 고민을 '테니' 나름대로 해석했다.
테니의 슈는 코스모스다. 슈로 만든 코스모스. 코스모스 한 송이를 그릇에 담고 가는 우리는 코스모스에 빠져든 꿀과 같다. 보통 슈는 아래에 구멍을 내어 크림을 넣는다. 테니는 반대다. 슈반죽 위에 구멍을 넣고, 크림과 딸기를 넣었다. 그 위에 바닐라빈을 넣은 화이트초콜릿크림으로 장식해 슈구멍을 막았다. 우리는 한 마리 벌로 만드는 테니의 슈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보통 슈는 한입 가득 물었을 때, 입안에서 터져 나오는 크림이 우리는 사로잡는다. 하나 한 폭의 그림 같은 테니의 딸기슈는 그렇지 않다. 눈으로 먼저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딸기슈라고 해서 딸기크림을 생각하면서 칼로 슈를 가르는 순간. 딸기과육과 섞인 내용물이 나오고. 그저 슈를 보면서 웃음에 빠질 뿐이다. 웃음. 빵을 즐기면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웃음. 그 웃음이야 말로 행복이자, 빵을 대하는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