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경험은 언제나 편견을 바꾼다.
나에게 스콘은 겉은 딱딱하고 커피와 같이 먹는 다소 퍽퍽한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스콘이 가진 특유의 퍽퍽함. 입에 남는 꺼끌 거림은 스콘을 고르는데 망설이게 했다. 그나마 KFC 혹은 파파이스의 스콘이 내 입맛에 맞았다. 어쨌거나 스콘에 대한 내 편견은 최근에서야 바뀌었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지금도 카페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홍대 제스티살룬 근처 한 카페에서 우연히 크림이 가득한 스콘. 난 그저 스콘의 모습을 보고 스콘을 먹어보고 싶었다. 오히려 그 금액이면 다른 디저트를 먹을 수도 있었으니 그 편이 더 나았을지 모른다다. ’한번 먹어봐. 너 빵돌이잖아.’라고 하면서 친구는 라즈베리 스콘을 사서 나에게 주었다. 그날 먹은 스콘은 이제 스콘이 퍽퍽하다는 생각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스콘의 매력을 처음으로 자각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루디먼트. 스콘으로만 승부한다. 루디먼트는 성수역근방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곳이다. 오래된 집을 개조해 매장을 만들었다. 루디먼트는 1층이 아니다. 2층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1층에 들어갔다. 스콘집이 없어서 구글맵스를 보고 한참을 다시 찾아다녔다.‘혹시나 2층??’이라고 생각하면서 올라갔다. 가득 쌓인 스콘을 보고 ‘제대로 찾아왔구나’라고 생각했다.
루미먼트 스콘은 매장에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스콘을 따뜻하게 데워주기 때문이다. 만일 집에 발뮤다 더 토스터기가 있다면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발뮤다가 없어도 상관없다. 그냥 먹어도 맛있으니까. 포장을 하면 따뜻하게 데워주신다. 하지만 포장한 뒤, 금방 먹을게 아니라면? 데워서 포장하지 말자.
산더미처럼 쌓인 스콘은 보는 일만으로도 즐겁다. 스콘종류도 다양하다. 플레인, 얼그레이, 오레오, 초코칩이 있다. 취향대로 골라 먹으면 된다. 루디먼트의 스콘은 그냥 먹어도 좋다. 겉은 바삭하다. 속은 부드럽다. 겉바촉촉의 정석이다. 마치 타르트시트 같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손에서 사라져 있다. 안타깝게도 루미먼트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애플스콘은 일시품절이라고 한다. 재료수급에 일이 생겼다고 한다.
사장님은 애플스콘다음으로 나가는 딸기스콘을 추천해 주셨다. 루디먼트 스콘은 촉촉한 게 기본이다. 특히 딸기 잼이 스콘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둥근 스콘의 절반, 즉 윗부분 3센티미터 정도는 딸기잼이 두껍게 덮여있다. 스콘 위에 딸기잼이 경계를 나눈다고 해야 할까? 그것을 보는 순간 나는 딸기잼을 중심으로 해 반으로 잘라먹는 게 맛있을 거라 생각했다.
은은하게 나는 버터풍미. 버터의 깊은 풍미가 싸 뿐 하다. 버터특유의 느끼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콘의 질이 가볍다. 한입 먹어보니 과연 기대에 반하지 않는 맛이었다. ‘사뿐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스콘을 제대로 먹었다고 생각했다. 스콘답게 겉은지 두껍고 단단했다. 곧바로 살짝 조각내어 먹어보았다. 무엇보다도 많이 달지 않아서 좋다. 스콘특유의 꺼끌 거림도 없다. 르뱅쿠키의 꾸덕함과 바삭함의 중간이다. 파이 같기도 하다. 라떼,아인슈페너,커피가 생각나는 건 당연하다.
스콘에 대한 편견이 강한 탓도 있겠지만, 스콘이 이토록 맛있는 과자라는 감동은 지금까지 없었다. 물론스콘에 대한 내 생각이 변한 탓도 있을 거다. 요즘은 스콘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아마도 스콘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여전히 스콘에 크게 관심이 없었을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홍대 근처에 우연히 들어간 그 카페. 그 카페가 스콘을 대하는 마음가짐, 빵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루디먼트는 발견하지 못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