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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l 03. 2023

도쿄는 식물로 공간동선을 만든다.

도쿄는 어떻게 식물로 공간에 디테일을 더할까?

식물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의 동선을 만든다. 식물이 동선을 만든다는 말은, 사람들이 어떻게 공간을 걸어 다닐지, '머무를지' 등의 행동을 결정하는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이번에도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다. 도쿄미드타운 야에스가 자주 나오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다.

[본 글은 7월 5일까지 전문을 보실수 있습니다. 7월6일부터는 네이버 프리이엄 콘텐츠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첫째로, 최근에 지어진 상업시설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쓰이 부동산은 식물을 조경 도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브랜딩관점에서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은 도쿄 미드타운 롯폰기와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에서 충분히 보여주었다. 게다가 시부야의 미야시타파크에서는 식물들을 배치할 공간을 건물 설계에도 반영했고, 이것을 통해 미야시타파크 안에 깔끔한 동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쓰이 부동산은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에도 도쿄미드타운 히비야처럼 옥상 정원을 조성해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들은 단순히 법적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녹지 조성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옥상 정원을 식당가와 연결하여 사람들이 음식을 가지고 옥상 정원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만들어진 정원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혼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 부분을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었는데, 그 이유는 미쓰이 부동산은 이러한 면을 '브랜딩'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도쿄미드타운 야에스의 옥상정원은 같은 층의 음식점과 공감감을 공유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정원을 어떻게 조성했는가?’가 아니다. 미쓰이 부동산이 조성한 정원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를 고려하면서 정원을 만들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이와 동일한 접근으로는 미야시타파크가 있다. 따져보면 미야시타파크도 도쿄미드타운 야에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야시타파크도 식물이 동선을 만들고 있다. 물론 미야시타파크는 공원이지만.

오히려 미야시타파크는 스타벅스,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장등. 정원, 카페, 스포츠시설을 활용해 동선을 만들어 사람들의 행동을 디자인했다. 두 곳을 보면서 우리는 ‘공간 동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함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시작은 '동선'의 사전적 의미다. '동선’은 건축물 내외부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목적이 나 작업을 위해 이동하는 경로나 방향을 나타내는 선을 의미한다. 우리는 '동선'의 사전적 의미 속에서 의미 있는 표현을 볼 수 있다. ‘목적이나 작업을 위해’ '동선'이 단순히 경로나 방향뿐만 아니라, 스타일 제안 등의 의미로도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쿄미트다운 야에스의 공원동선은 사람들에게 도심속 쉼을 만든다.

다음은 덴마크 가구 브랜드 헤이(HAY)다. 지금 보는 사진은  ‘죽은 공간을 살린다’에서 이미 다루었다. 이 사진을 다시 가지고 이유는 식물위치와 옆사이의 디스플레이 간의 관계 때문이다. 일단 동선은 사진 속에서 표시해 놓았다. 사진 속 선들은 실제로 내가 매장에서 움직였던 동선들이다.

헤이매장은 식물로 사람들의 동선을 살렸을뿐만 아니라, 공간도 같이 살렸다

헤이는 죽은 벽에 헤이제품과 화분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헤이제품으로 만든 쇼룸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이 옮겨가도록 했다. 헤이는 식물을 통해 단순히 죽은 공간을 살린 게 아니다. ‘동선’까지 고려하면서 ‘죽은 공간’을 살린 셈이다. 

시보네 매장 동선은 식물과 식물사이로. 매우 세밀하게 만들어져있다.
식물은 동선을 만들고, 시선을 분산시킨다.

시보네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제안을‘쇼룸’ 단위로 보여주는 편이다. 그들은 ‘쇼룸’ 하나하나에 화분을 비치해 방문객들의 시선이 쇼룸에 향하도록 했다 식물을 이러한 방식으로 배치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다음 ‘쇼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식물’ 배치를 보면서 쇼룸을 살펴볼 수 있게 한 셈이다.

투데이스 스페셜의 상품배치는 기본적으로 빽빽하다.

다음은 투데이스 스페셜이다. 투데이스 스페셜을 운영하는 회사는 웰컴 컴퍼니다. 이 회사산하의 다른 브랜드 중 하나가 시보네다. 또한 웰컴 컴퍼니는 헤이의 일본총판도 맞고 있다. 시부야의 위치한 미야시타파크 내 쇼핑몰인 레이어드 미야시타의 기획도 웰컴컴페니가 했다. 투데이스 스페셜과 시보네는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지만, 식물을 다루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시보네는 마치 점을 찍듯이 꽃꽂이나 화분을 놓는다. 이와 다르게, 투데이스 스페셜은 식물을 풍성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

투데이스 스페셜로 돌아오자. 사진을 보자. 투데이스 스페셜은 식물로 동선을 풍성하게 만들어, 공간동선을 만들었다. 투데이스 스페셜의 식물배치는 식물을 쌓아놓고 천장에 매달아 놓은 게 아니다. 천장에 매달린 식물은 공간에 계절감을 위함이다. 식물은 사람들이 천천히 움직이게 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식물들도 종류별로 배치해 사람들 시선이 나눠지는 걸 유도했다. 이렇게 나눠진 식물들은 사람들 동선을 나눌 뿐만 아니라, 투데이스 스페셜 공간 자체를 양분하는 역할도 겸한다. 

투데이스 스페셜은 식물이 많은 공간. 그렇지 않은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위의 사진은 투데이스 스페셜에서 식물이 많은 코너의 반대편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물건이 가득 찬 이 공간에서는 시선을 어디에 두기 어렵다. 상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상품진열장에는 식물이 있고, 그 식물이 그나마 공간에 계절감을 넣지만 물건이 공간을 압도하는 건 사실이다. 오히려 투데이스 스페셜은 식물을 통해 공간에 대비를 더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공간에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공간 전체에 식물을 풍성히 배치한 로프트와는 전혀 다른 시도다.

투데이스 스페셜의 입구. 죽은 공간을 살리거나, 동선을 만들거나, 부드러움을 넣거나. 투데이스 스페셜은 식물이 가진 모든 장점을 골고루 사용하고 있다

투데이스스페셜이 식물을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는 모습은 '입구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입구를 보자. 죽은 공간을 살리기 위해 비치한 화분이 보인다. 투데이스페셜 매장의 동선이 직선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또한 상품들이 매우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상품이 많으면 시선이 분산되고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마지막으로 하라주쿠 GYRE의 3층이다. GYRE 자체가 층 전체의 동선을 식물로 꾸몄고, 이것을 야외 테라스 좌석까지 이어지게 했다. 겉으로 볼 때, GYRE의 식물은 그저 '예쁜' 식물이다. 하지만 식물들은 철저히 '동선'을 만들고 있다는 점. 이 부분을 언제나 기억하자.


식물이 '동선'을 만드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오늘 살펴본 공간들도 일부일 뿐이다. 기억하자. 식물은 공간동선을 보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바꾼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다루는 상품주제가 변하고 있음을 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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