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브랜드는 사람과 조화로움을 찾기 시작한다. 조화로움이란 무엇일까? 조화로움은 언제나 나와 취향이 어울리는 가운데 탄생하는 관계의 미학이다. 브랜드는 다양한 사람들과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들었을 때 아름답게 빛난다. 그러나 브랜드가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브랜드와 사람은 저마다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조화로움에 이르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브랜드의 패키지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지는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가늠케 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패키지는 사람에게 비유하면 옷이다. 그렇다면 그 옷. 브랜드의 포장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 가치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아름다운가? 사람마다 느끼는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관점도 다르다. 각자마다 안목과 경험에서 나오는 아름다움도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아름다운 브랜드가 누군가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름다움은 한 가지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아름답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구도 등산복이 MZ세대에게 유행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약과와 개성주악같이 전통과자가 트렌드가 되거나, 식재료로써 다양한 디저트재료로 변할지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름다움은 관점 있는 의견. ‘감도’에 대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아름다움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시대에 따라서 사람들에게 해석되는 ‘가치’로 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보는 브랜드의 상품과 이를 진열하는 VMD도 이러한 아름다움. 브랜드가 지향하는 정체성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이다.
긴자식스의 입점 기준은 총 세 가지다. 이 기준은 다양한 브랜드가 긴자식스에 입점할 때 고려되는 중요한 요소다. 먼저, 첫 번째 기준은 해외 브랜드 중에서 도쿄에 처음 진출하는 브랜드다. 이는 도쿄에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동시에 긴자식스만의 차별화이기도 하다. 둘째 기준은 일본 내에서 지역별로 강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중에서, 해당 지역 브랜드가 처음으로 도쿄에 입점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식초 브랜드인 쇼분스[쇼분스는 현재 긴자식스에서 없어졌다] 이는 지역 특유의 제품과 문화를 도쿄의 소비자들과 공유하며, 지역 간의 교류와 다양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 기준은 이미 도쿄에 입점한 브랜드 중에서도 다른 매장들과 차별화된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다. 이는 브랜드가 독창적인 경험과 혁신적인 콘셉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했다.
이러한 입점 기준에도 불구하고, 긴자식스의 식품관은 다소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미쓰코시나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마츠야 긴자와 같은 다른 백화점 및 쇼핑몰과 비교해 보면, 상품진열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미쓰코시 백화점의 식품관의 디저트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미쓰코시 백화점은 많은 제품들이 쇼케이스에 집중되어 상품이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긴자식스는 기존 백화점의 진열 방식과는 다르게, 고객들이 제품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배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로써 고객들은 제품 하나하나를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이것은 방문객들의 쇼핑 경험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이렇게 입점 기준과 공간의 특성이 선명한 긴자식스의 접근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사진을 보자. 일단 영국의 초콜릿 브랜드인 호텔 쇼콜라 매장이다. 호텔 쇼콜라는 영국 내에 120개 이상의 매장과 초콜릿학교를 운영하는 카카오 브랜드다. 또한 1745년부터 이어져온 카리브해 세인트루시아 섬의 카카오 농원을 소유하고 있는 역사 깊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호텔 쇼콜라 매장은 초콜릿의 형태에 따른 직관적인 상품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호텔 쇼콜라의 패키징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초콜릿 제품을 제품특성에 맞게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피스타치오크림을 밀크 초콜릿으로 싼 제품의 경우, 제품 자체를 고객들이 편안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포장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제품의 형태와 내용을 소비자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인 'Chocolate Batons'와 같은 제품의 경우, 제품의 형태를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이 실제 제품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러한 섬세한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정보는 정확하게 제공한다. 동시에 선택과 구매의 과정을 보다 편안하게 만든다. 공리처럼 사진을 통해 본 호텔 쇼콜라의 제품 패키징을 통해 브랜드정체성과 품질을 전달하며, 제품형태와 내용을 고객들에게 잘 보여주는 전략적인 디자인이다. 이는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와 제품의 매력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공간을 재밌게 만든다.
이어서 소개할 것은 디저트 편식샵인 'T’s GALLERY'다.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품 중 하나인 '오사카 오무스비케이크에다. 이 케이크는 기존 케이크 형태를 벗어나, ‘삼각 김밥’이라는 창의적인 모양으로 디자인되었다. 단순한 삼각 김밥 형태가 아니다. 실제로 맛있는 케이크를 삼각김밥 모양으로 만들었다. 물론, 제품의 형태뿐만 아니라 포장도 삼각 김밥과 동일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이러한 철저한 일관성은 무스비케이크의 독특한 특성과 매력을 강조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제품내용을 직관적으로 전한다.
게다가, 무스 비케이크 내부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음식 모형옆에 설명종이도 놓았다. 또한, 이 제품을 다수 구매할 경우를 고려해 만든 포장 박스도 재밌다. 이 포장 박스도 삼각 김밥의 형태에 맞추어 삼각형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더불어, 제품의 구성에 대한 설명을 담은 안내 종이도 함께 제공되어 고객들의 더 깊은 이해를 돕는다. '오사카 오무스비케이크'와 같은 브랜드는 제품 형태와 포장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재미를 제공하면서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다음 소개할 곳은 'Cocolo Kitchen KYOTO'다. 이곳은 오가닉 견과류 및 그레놀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다. Cocolo Kitchen은 '유기농'이라는 브랜드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상품을 투명한 비닐 팩에 포장하여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제품을 그대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제품의 신뢰성과 품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Cocolo Kitchen KYOTO'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포장 형태의 일관성이다. 제품 진열 자체가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로 인해 공간 내의 제품 진열 자체가 통일성을 띄게 된다. 이러한 통일성은 브랜드의 독특한 매력과 콘셉트를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만의 재미와 유니크한 경험을 선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렉서스미트 히비야의 상품 진열은 '잠재적인 렉서스 사용자'를 고려했다. 이러한 고려 사항을 바탕으로 공간을 바라봐야 한다. 렉서스는 구매자 및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제품들을 정돈된 직선배치로 놓았다. 이러한 전략은 렉서스 차량의 소유자들과 잠재적인 구매자들이 공간 내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함이다.
또한, 렉서스는 차량을 이용하여 여행을 즐기거나 드라이브를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책을 동일형태로 배치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렉서스 차량으로의 여행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를 제공하고자 한다. 상품 진열이란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제하고 전달하는 과정이다. 렉서스는 이러한 원리를 토대로 렉서스미트 히비야 내에서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보여주고자 한다. 렉서스 미트 히비야에서 상품 배치는 브랜드와 고객 간의 소통 창구로서, 렉서스 브랜드에 대한 경험과 연결을 고객들에게 더 전하고자 한다.
VMD글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무인양품'은 다른 도쿄 브랜드보다 독특한 상품 진열 방식을 선보인다. 일단 무인양품은 자사의 모든 제품들이 공유하는 형태의 유사성을 강조하여 상품을 배치한다. 이를 통해 무인양품만의 독특한 느낌과 그들만의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부각한다. 무엇보다도 무인양품 매장은 다른 브랜드 매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그들만의 특유한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 중 하나는 무인양품은 언제나 자사제품을 항상 '오브제'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이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무인양품은 자사의 제품이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히 대변한다고 믿기에, 매장 내 모든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제품을 전시한다. 이것은 단순히 상품 진열 방식을 넘어서, 무인양품의 철학과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강력한 표현 수단이기도 한다.**사진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이처럼 무인양품은 독특한 상품 진열 방식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제품이 가진 가치와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고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무인양품의 접근 방식은 그들만의 독창성과 감각을 강조하며, 고객들에게 오롯이 무인양품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츠타야가전은 제품의 '단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츠타야가전은 공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제품들의 정면을 일관성 있게 배치함으로써 공간주변 흥미를 더한다. 이러한 상품 배치는 츠타야가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 자주 사용하는 방법중 하나다. 사진을 바로 보자.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공간은 잡지 코너다.
츠타야는 브루투스와 매거진 B의 잡지커버가 보이도록 서가를 배치했다.다른 잡지코너도 마찬가지다. 커버를 일정한 패턴으로 배치하는순간부터? 책들은 마치 '오브제'처럼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츠타야가전이 ‘책’만 오브제처럼 배치한 것은 아니다. AV 코너를 보자. 다양한 제품의 액세서리 박스의 정면이 고객들의 눈에 곧바로 보이도록 진열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제품들을 더 직관적으로 관찰할수있다. 또한 일관된 흰색 배경을 활용하여 공간을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으로도 만들었다.
애플코너를 보자. 아이폰으로 이용할수 있는 통신사들 로고도 흰색 아크릴액자에 프린팅해 고객들이 통신사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가방 코너 역시 일렬로 가방들을 배치하여 방문객들이 가방을 직접적으로 관찰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배치 방식은 제품들의 브랜드 메시지와 가치를 강조하며, 방문자들에게 더욱 풍부한 시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일본화과자 브랜드인 토라야는 제품 패키징의 형태를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게 배치한다.특히 토라야는 홀수 형태로 제품을 배열함으로써 '직선미'를 제품 내부에서 더욱 돋보이게 한다. 토라야가 보여주는 상품 진열은 항상 깔끔한 정돈을 유지하면서도 차분한 직선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카사카 플래그십 스토어의 갤러리에서는 정사각형 종이 위에 토라야의 화과자들을 동일한 형태로 배치하여 갤러리 공간안에서 심미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진열 전략은 토라야가 걸어온 역사를 강조하면서도 일관된 미적 감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6.그외
위에서 다룬 많은 도쿄의 브랜드말고도 도쿄의 많은 브랜드들은 ‘공간’을 재미있고 독특하게 만드는 데에 포장을 활용하고 있다. 오히려 더 자세하게 보지못해 아쉬운점이 많다. 다음은 뉴우먼스 신주쿠의 노즈샵이다. 노즈샵은 향수 편집샵이다. 당연히 노즈샵은 향수를 많이 다룰수밖에 없는데, 그들은 형수병을 일관된 형태로 배치해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매장안에 가득 놓인 향수병은 더노즈샵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시키고도 남는다. 향수병이 지나치게 많다? 그 사이에 코에 색을 칠한 석고동상을 두었다.
다음은 뉴우먼스 신주쿠에서 발견한 상품진열대다. 큰 유리병 안에 마른 꽃들이 들어가있다. 게다가 유일병은 일관된 모습으로 배치되어 안정감이 있다.이 안정감이 주변 공간에 생기와 재미를 불어넣는다.
다음은 시부야스크램블 스퀘어 1층 디저트코너다. 직사각형 모양의 초콜렛 패키지와 다양한 디저트들을 일관된 형태로 배치하여 통일감을 표현하고 있다. 알록딸록한 패키징디자인은 통일된 배치로 더 눈에 들어온다. 디저트들은 단순히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고객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한다.
또 다른 예시로는 히가시야마맨 마루노우치다. 히가시야마맨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상품을 배치하고, 공간을 조성하여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는 히가시야를 만든 오가타신이치로의 관점에서 '분위기'를 공간핵심으로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히가시야 맨 마루노우치는 다른 지점과는 다르게 제품패키지의 통일성이 아닌 ‘진열공간의 직사각형' 형태를 강조하여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 이를 통해 앞서 다룬 브랜드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