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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07. 2023

도쿄브랜드들은 어떻게 독특한 공간컨셉을 만들까?

도쿄의 한끗 다른 상품진열

[공지사항을 글 서두에 적습니다. 4월에 취재분 도쿄영상들은 유투브에 거의 다 올라간 상태입니다. 또한 주말 혹은 다음주에 포스팅을 통해 유투브 링크를 전부 연결할 예정입니다. 또한 제 유투브 채널에 들어가시면 글에서 전부 다루지 못한 결을 영상으로 다시 확인하실수있습니다. 구독 및 좋아요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cse1119


처음으로 언더아머 레깅스를 입었을 때를 기억한다. 쫀쫀하게 근육을 잡아주는 압박감. 그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감각이었다. 스쾃와 러닝을 할 때 몸이 흔들리지 않는 사실에 놀랐다. 그 후 몇 달 뒤 ‘Jordan x PSG’ 선수용 트레이닝복 세트를 구입했다. 땀이 빠지고 마르는 느낌이 달랐다. 다소 비싼 가격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입을 정도로 품질이 좋았다. 그 후 가격이 저렴한 운동복은 사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걸 가서 오래 입는다.

감촉이 달라지면 감도가 달라진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브랜드 철학을 굳건하게 유지해 나가면서 ‘감도’를 달리할 때, 사람들은 그곳에서 브랜드를 느낀다. 브랜드를 느끼는 마음은 몸으로 느낄 때 구체화기 때문이다. 위에 말했듯이 내가 그랬다.

브랜드는 브랜드감각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자신들에게 눈을 뜨게 만들기 위해서 공간을 만든다. 사람들은 브랜드가 만든 공간 안에서 조금은 낯설지만, 그 낯섦을 즐긴다. 마치 새로운 옷을 접했을 때처럼, 내 몸이 느끼는 촉감이 달라지는 순간처럼, 공간에서 제품을 만지고, 보고 느끼면서 그 감정이 몸에 남아 브랜드를 바라보는 감도를 정한다. 그 감도는 시시각각 변한다. 설령, 브랜드가 나하고 맞지 않더라고, 그것이 맞는 이들에게 추천하기도 한다. 공간을 만드는 다양한 소재들. 특히 공간에 있어서 나무, 철, 콘크리트, 벽돌 같은 소재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첫걸음이다.

도쿄의 한 끗 다른 상품 진열의 14,15번째 주재는 ‘소재통일’과 ‘소재대비’다. 이번 글에서는 상품진열과 그 상품을 둘러싼 공간소재도 다루고자 한다. 브랜드가 브랜드다운 공간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생각한다. 첫 번째는 ‘소재’를 통일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소재간 ‘대비’를 통해 공간에 역동성을 넣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을 따라갈 뿐만 아니라, 공간 안에 놓는 상품패키지소재에도 영향을 끼친다.


젠틀몬스터를 생각해 보자. 그들은 안경과 선글라스를 만든다. 이 두 가지를 ‘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지보자. ‘눈’은 어떤 감각을 다룰까? ‘보는 것’이다. 젠틀몬스터는 ‘보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매장소재에서 상당히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누데이크가 전위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디저트 선보인다? 젠틀몬스터 매장이 전위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내 관점에서는 전혀 전위적이지 않다. 오히려 젠틀몬스터는 ‘경험’을 다루는 브랜드이기에, 천편일률적인 매장보다는 다양한 모습의 매장을 선보이는 게 젠틀몬스터의 방향과 맞다.

이와 다르게, 도쿄미드타운 히비야에 위치한 히비야센트럴마켓은 일본의 ‘쇼와시대’를 모티브로 삼아 작은 도시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히비야센트럴마켓은 ‘금속’보다는 ‘나무’를 사용해 공간을 만들었다. 당연히 공간 자체는 매우 아늑하다.  이솝 나카메구로점도 마찬가지다. 쇼와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이솝 나카메구로매장은 노출 콘크리트벽을 제외하고는 공간전체를 나무로 꾸몄다. 주변을 가득 채운 나무와 진열장, 여기에 더해진 메구로강과 벚꽃 풍경. 이솝 나카메구로점은 아늑하기 그지없다. 지난 4월 이솝 나카메구로 매장을 방문했었지만 변한 건 크게 없었다. [따로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크게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1.GYRE.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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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오모테산도에 창설된 GYRE은 네덜란드의 건축가 그룹 'MVRDV'가 기획한 디자인으로 감각적인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특히 2020년 1월에는 GYRE의 4층이  'GYRE.FOOD'로 리뉴얼되었다.GYRE'의 4층은 리뉴얼을 통해 1,000㎡의 넓은 공간 안에서'순환'을 테마로 한  '원 플로어 원'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은 자일 푸드에서 사용된 식재료는 4층에 위치한 '잇트립소일'의 텃밭의 퇴비로 재활용될 뿐만 아니라, 텃밭에서 자란 식재료가자일푸드의 입점한 레스토랑에 사용된다. 이를 통해 환경 친화적인 텃밭과 레스토랑 사이의 유기적인 순환을 만들었다.리뉴얼한 GYRE.FOOD의 변화를 주도한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HiRAOINC의 대표 히라오 카세코는GYRE.FOOD의 콘셉트인 ‘순환'을 구현하기 위해 4층 바닥에 진짜 흙을 깔아놓았다.이는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GYRE.FOOD의 벽과 바닥은 진짜 흙이다.이 흙은 '순환'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일관성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또한 더해 주변을 식물로 둘러싸고 나무계단을 계단 모양으로 쌓아 만들어 숲 속 분위기를 연출했다.한 공간에 4곳의 공간이 있지만 벽이 없다. 칸막이도 당연히 없다. 공간을 나누는 벽은 ‘식물’ 정도다.GYRE는 콘셉트에 맞게 공간의 모든 소재를 통일시켰다.

흙으로 만들어진 바닥과 벽은 사람들에게거대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나무에 둘러싸인 숲 속 같은 분위기에서 식사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나무에 둘러싸인 숲 속 같은 장소에서 즐겁게 식사를 하거나 쉴 수 있다.특히 1,2,3층이. 샤넬, 겐조, 꼼데가르숑 같은 브랜드샵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GYRE4층은 GYRE만의 공간을 만드는데 큰 기여하고 있다.


2.히비야 센트럴 마켓

히비야 센트럴마켓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쇼와시대 풍의 아늑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히비야 센트럴 마켓은 쇼와시대의따뜻한 분위기를 현대적으로재해석한 뉴트로 스타일의 공간이다.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잇는특별한 장소. 이곳은 아늑함과자신감을 어우르며 일본 문화와 정서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히비야 센트럴 마켓은 대부분의 공간에 나무를 사용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아늑한 조명과 다채로운 색조로 구성된 공간은화려함보다는 일본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전한다. 특히 나무와 벽돌로 벽들은 마음을 정돈시킨다. 주변에 빌딩들이 가득한 히비야 지역을 생각해 보면,히비야 센트럴 마켓이 편안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이곳을 단순히 뉴트로 디자인으로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곳이 왜 ‘쇼와시대’를 모티브로 삼았는지를 파헤쳐보아야 한다.모든 공간은 사람들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쇼와'는 1926년부터 1989년까지 일왕 히로히토의 재위 기간을 말한다.연호의 의미는’ 국민 평화와 세계 각국의 번영 및 공존 기원’이다. 쇼와기간 동안, 일본은 태평양 전쟁, 패전 후의 참혹함,한국전쟁을 기반으로 한 세계 경제 2위의 경제대국으로의 성장등.일본역사 중 가장 격변의 시기이자, 모순적인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쇼와는 일본인에게 위기극복과 자신감을 준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히비야 센트럴 마켓은 이러한 쇼와시대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간으로 볼 수 있다.또한 히비야 센트럴 마켓은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여전히 경기침체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일본. '쇼와시대의 자신감'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장소다.


3. 히가시야 맨 마루노우치

히가시야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인 오가타 신이치로가 만든 화과자 브랜드다.그는 화과자를 현대적인 접근으로 새롭게 해석했다.이전에 다뤘던 화과자브랜드가 토라야와는 달리,히가시야는 화과자의 경험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히가시야는 현재 긴자, 마루노우치, 오모테산도 등.총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히가시야맨 마루노우치는 내부를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었다. 한쪽은 전통적인 일본 차와 화과자를 구입할 수 있는 공간.다른 한 곳은 계절마다 바뀌는 화과자와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보’다.

이곳을 디자인한 오가타 신이치로는 분위기를 공간의 핵심으로 삼았다.그는나무와 빛을 조화롭게 사용해일본만의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었다.제품 판매 공간과 사보 모두 나무를 중심으로 조화롭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다만 두 공간은 ‘톤’이 나무다. 화과자를 판매하는 공간은 밝은 갈색 나무를 사용해 차분하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와 달리 사보는 진한 갈색 나무를 활용해‘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톤이 다름에도 공간에 통일성이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무’라는 소재를 통일했기 때문이다.

4. 히가시야긴자

히가시야긴자 역시 히가시야의 긴자매장이다. 히가시야긴자는 히가시야맨 마루노우치와 마찬가지로 화과자와 차를 판매하지만 공간은 다르다.두 지점 간의 차이는 주로 공간 구조다. 히가시야긴자 역시 마루노우치점과 마찬가지로 ‘나무’를 활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히가시야맨 마루노우치와 다른 점이 있다면? 히가시야긴자는 일반적인 카페 분위기다. 여러 명이 함께 앉아 화과자와 차를 즐길 수 있는 아늑한 느낌이다.

개인의 ‘쉼’에 초점을 둔 히가시야 맨 마루노우치와는 감도가 사뭇 다르다. 또한 히가시야긴자는 히가시야맨 마루노우치 맨 보다 더 많은 조명을 활용해공간을 더욱 환한 느낌으로 연출하였다. 히가시야맨 마루노우치는 나무를 많이 사용해아늑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히가시야긴자는 조명을 통해 나무의 편안함을 극대화시켰다. 이처럼 히가시야 브랜드는 각각의 지점에서 독특한 분위기와 경험을 제공하며, 화과자와 차를 통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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