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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18. 2023

잇트립소일, 음식과 도시는 하나다.

잇트립 소일이 만들어가는 '순환의 의미'

음식과 도시의 연결

채소밭 너머로 보이는 시부야의 고층 빌딩들.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열매는 계절의 흐름을 알린다.자연의 ‘고마움’을 도심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이곳은 2020년 1월에 리뉴얼 오픈한 GYRE의 4층 ‘이트립 소일’의 텃밭이다. 이 곳은 도시에서 자연의 감성과 흙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자,이곳을 만든 노무라 유리씨의 열정과 영감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그녀는 2012년에 레스토랑 "이트립"을 열었다. 레스토랑을 연 이유 중 하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도시의 음식 취약성’을 굉장히 크게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음식을 통해 사회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녀는 하라주쿠에 ‘잇트립’이라는 레스토랑을 만들었다.그곳을 거점으로 산지와 생산자, 요리사, 그리고 먹는 사람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녀는 ‘잇트립소일’이라는 식료품점을 열기로 한 결정은 "이트립"에서 8년간 지속된 노력의 결과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이트립소일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함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하지만 그 시작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순탄하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절망적이었다. 이트립 소일이 오픈한 날짜는 2020년 1월. 2020년을 다들 기억하는가?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시기다.전 세계는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였다.많은 가게가 모두 문을 닫았아야만 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트립소일’만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일본 전역이 긴급사태가 선포되었음에도 말이다.노무라 씨는 그 당시 휴업을 결정한 빌딩오너와 협의해 영업 일수를 줄이면서 영업을 계속했다.


이같은 결정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식료품점은 도시의 라이프라인이에요.가게문을 항상 열어두고 싶었죠.마치 인포메이션 센터로서도 말이죠. 아무래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죠.사람들은, 보다 좋은 식품을 요구하고 있었어요.저는 이 가게가 필수품을 취급하는 파이프라인이 되었으면 했어요’

그녀는 ‘잇트립’을 운영하면서 멋진 생산자들과 만났다. 정성을 다해 식료품을 만드는 이들.그들이 만드는 높은 퀄리티의제품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그녀는 ‘이익률’이 낮더라도 도심에서 그들의 제품을 전하는 가게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가게 한곳만으로는 파이프가 두꺼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주위에서는 "할 수 없다”라고 반대했다그래도 그녀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코로나는 잇트립소일에게 훈풍이 되었다. 재택근무로 인해 시간이 생긴 사람들이 집안에서 직접 음식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물을 끓여보고자 하는 남성,가족건강을 생각해 음식과 식재료을 꼼꼼히 고르는 여성들이 나타났다. 코로나는 잇트립소일에게 있어서  ‘변화’를 발견한 시기였다. 무엇보다도 잇트립소일의 목표를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가게를 갖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팔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물건을 판매하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전한다라는 가게목적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코로나를 계기로 경영을 다각화하며 온라인판매를 시작한 음식점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이전부터 이미 온라인판매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온오프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이 ‘다음 시대를 위해  남기는 가치’를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잇트립소일’은 유행을 예견하는 것처럼 타이밍이 좋았고,"이트립"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하는데도 성공했다.  이러한 선택과 노력은 그녀의 가게와 브랜드를 보다 강하고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다.


음식,식재료,만남과 이야기에 집중하는 ‘잇트립소일'


그녀는 손님들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추구한다.베란다의 작은 농원에서 물을 주고 풀을 심으면서 손님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은 그녀가가 제품이나 요리가 아닌  ‘만남’으로 모든 것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현지에서 만난 식재료 생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먹어본다. 마음에 들면 그녀의 생활 속에서도 먹어본다. 그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도 재료를 계속 사용한다.그녀는 이렇게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하나코 매거진’에 연재했다.  

2014년부터 이어진 7년이상, 100명이상의 만남. 그녀는  이것을 1권에 정리해 “만나고 싶고, 먹고 싶어 내가 신뢰하는 101의 맛과 그 생산자들”의 제목으로로부터 출판했다. 잇트립소일은 이렇게 출간된 책을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에 노무라 씨는 가게를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로 보지 않는다. 산지의 환경이나 제작자의 삶 방식,생활 등을 고객들에게 전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잇소일트립 클럽이다. 이 클럽에서는 생산자들이 만든 제품들의 배경과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한다. 잇트립소일 제품하나하나에 적힌 종이는 이를 반영한 결과다.

잇소일트립은 농약,무화학 비료를 기본으로 작물을 키우는 농가와 교류하고 있다.  간장이나 된장 식초와 같은 전통적인 발효 조미료부터 다시마, 가다랑어, 곡류, 면류, 빵, 유제품, 햄, 소세지, 와인, 구운 과자등 다양하다.야마가타현산의 쌀면,현미면 같이 파스타 대신 활용도가 높은식재료도 판매한다. 그릇이나 생활 도구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비록 잇트립소일이 판매하는 제품은 시장가격보다 100엔, 200엔 더 비싼 상품들이지만 가격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렇게 끝난다면 단순히 식재료와조미료를 판매하는 다른 식료품점과 다를게 없다. 이 차이를 만드는게 빌딩 텃밭이다. 잇트립소일은 과일 껍질을 베란다농 장에서 건조시킨다. 계약 농가의 부엽토를 사용해 식물을 키운다. 레스토랑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를 비료로 사용한다.계절마다 다른 식물들을 키워 도시속 공중의 작은농장을 순환시킨다.


잇소일트립은 빌딩텃밭안에 지속가능한 자연의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 가공품이 많은 식료점점은 실질적으로 자연순화의 끝이다. 수확한 식재료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잇트립 소일은 스스로 식재료를 키운다. 잇소일트립의 텃밭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계절허브나 과일에서 씨를 채취해 텃밭에서 키운다. 딜,레몬밤,로리같은 허브로부터 시작해 들딸기,피망,셀러리 무화과 등의 약 40 종류의 작물을 키우고 있다.

여기서 키운 식재료들은 GYRE.FOOD에 입점한 레스토랑에서 사용한다. 워크샵때 사용하기도 한다.레스토랑에서 나온 쓰레기는 텃밧의 퇴비로 쓰인다. 주말이나 여름방학에는 아이들이 모여 텃밭에 모여서 식재료를 수확하고, 벌레를 잡기도 한다.예를 들어 텃밭에서 수확한  블랙베리는 10Kg였다. 절반은 아이스나 잼으로 만들었고, 나머지 절반은 염색에 사용했다고 한다. 먹을 수 없는 블랙베리는  퇴비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식재료를 만져본 결과 결국 좋은 토양이 필수적이에요. 야채나 허브를 키우려면, 5월쯤에 수확하는 시점에 이미 토양을 정성스럽게 준비해 두어야 하죠. 텃밭에서 수확되는 녹색 식물들을 보면 정말로 건강하게 자란 것 같아요. 이 채소밭은 야채를 키우는 목적보다는 퇴비로서 훌륭한 토양을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도 해요. 이곳에서 맛있는 토양이 없다면 모든 것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좋은 토양이 없다면 새싹이 자라지 않고, 훌륭한 씨앗을 수확할 수 없어요.토양은 모든 작물의 이불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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