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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Feb 20. 2018

도쿄 카페와 브런치 식당에서 배운 디테일.

고객을 위한 배려는 포크와 나이프 통, 바구니 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본 브런치 집 혹은 카페를 가보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1. 포크와 나이프가 인원수대로 조그마한 상자에 나온다.

다이칸야마 카페 하바나의 기본세팅.

일본에서 브런치, 카페에 가면 주문을 한 뒤에 

직원이 가장 먼저 가지고 오는 조그마한 상자가 있습니다.

(모든 카페나 브런치 식당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 상자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상자 안에는 포크, 나이프, 스폰, 물티슈, 냅킨이 들어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가지고 오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아예 세팅이 되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크와 나이프기 상자에 넣어서 니오는 경우 

테이블 자체가 굉장히 깔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보통 포크와 나이프가 준비되면 사람들은 

'이제 곧 음식이 나오나 보다'하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대화가 끊기기도 합니다.


제가 이 상자를 처음 본 것은 오사카 난바 파크스에 위치한 카페 하브스였는데 

한국에서는 전혀 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식당도 숟가락과 젓가락 통이 미리 준비된 식당이 많지만

통 안에는 숟가락과 젓가락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오레노식당 가부키쵸지점.붉은 통이 보입니다.
오레노 이탈리안 가부키쵸지점.이곳도 포크와 나이프가 통에 넣어서 제공됩니다.

포크와 나이프가 담긴 통은 의외로 아이를 동반한 손님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은 포크와 나이프를 가이고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던지기도 합니다.

날카로운 포크나 나이프를 입으로 빨려고도 합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포크와 나이프를 아이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크와 나이프가 통에 담기면 부모들은 포크와 나이프를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동시에 직원들 눈치 보는 일도 없고 직원들도 부족한 포크와 나이프를 

통으로 채워주면 되기에 서로 편합니다.


고객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조그마한 상자에 포크와 나이프를 준비하는 행동이 

고객에게 더 공손함을 줍니다. 또한 점원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잔일을 줄여 

오히려 손님을 접대가 더 수월해집니다.

신주쿠 사라베스는 포크와 나이프는 미리 세팅되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가게가 포크와 나이프를 통에 넣어서 나오지는 않습니다.

신주쿠의 사라베스 경우는 포크와 나이프가 미리 세팅돼있습니다.

다만 사라베스는 가방을 보관하는 바구니가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나카메구로의 굿바베큐.포크와 나이프통이 필수는 아닙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통에서 넣어서 제공하는 일이

반드시 고객에게 100% 만족 도을 준다고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성의 없어 보일 수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게 입장에서 직원이 하나씩 포크와 나이프를 

세팅하는 일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하지만 통에 나가면 직원들의 사소한 일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손님이 많이 지는 시간에 직원들이 부족할 경우 포크와 나이프 놓는 일 

자체가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포크와 나이프 통은 고객 서비스의 효율화와 고객을 배려하는 선에서 

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타협점이라고 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크, 나이프, 냅킨, 물티슈가 통에 같이 나오는 것이 

포크와 나이프를 세팅하는 일보다 훨씬 편하고 좋았습니다. 

포크와 나이프통 디테일이 가장 좋았던 다이칸야마 아이비 플레이스.
아이비 플레이스의 포크와 나이프통은 알아차리기 힘든 디테일이 있어서 더 놀랍습니다.

사진은 다이칸야마 아이비 플레이스의 

포크, 나이프, 물티슈, 냅킨이 담긴 통 사진입니다.

제가 가본 본 중 가장 디테일이 훌륭했습니다. 

여기에는 숨은 디테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통에 담긴 순서가 

1) 물티슈 2) 냅킨 3) 포크와 나이프 순입니다. 


뭔가 익숙한 순서이지 않으십니까?


먼저 물티슈로 손을 닦습니다. 

그 다음 냅킨을 탁자에 깔고 

그 위에 포크와 나이프를 놓도록 유도했습니다.

포크&나이프 통 물건 배치 순서를 조절하여

고객이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한 겁니다.

이 한 끗 다른 디테일에 놀랐습니다.




2. 짐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조그마한 바구니가 의자 아래에 위치해 있다.


일본에 가면 이 부분에 사 처음에 놀랍니다.

저는 오사카에서 이 가방 용도를 보고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오사카 난바 파크스에 있는 하브스 매장에 갔습니다.

직원이 저에게 의자 아래 가방을 넣으라고 의자 아래를 손으로 가리킵니다. 

무슨 의도로 가리키는지 저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가방을 의자 아래로 넣으라는 표시인가?" 갸우뚱하고 있는데

직원이 와서 의자 아래 바구니에 제 가방을 넣어줍니다.


도쿄역 부근 KITTE에 위치한 마루노우치 리딩스타일안 카페, 모든 테이블과 책상아래 가방을 보관할 수 있는 바구니가 있습니다.

사진은 KITTE에 위치한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 내부 카페입니다. 

테이블과 창가 좌석마다 가방을 보관할 수 있는 바구니가 비치되어있습니다.

대다수 손님들이 카페 자리에 앉으면서 바구니에 짐을 보관합니다. 

창가에 앉은 손님은 자신이 가진 짐을 바구니에 넣어서 다른 사람의 공간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이 바구니의 효과는 생각보다 대단합니다.

일단 '이 곳은 정말 친절하다. 엄청 배려해준다'이 생각이 제일 먼저 듭니다.

바구니 덕에 가게 내부가 쾌적해집니다.

공간에 있는 이들이 최대한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디테일이라는 부분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긴자에 위치한 아코메야입니다. 이곳에도 역시 짐 보관용 바구니가 의자 아래 있습니다.

짐들이 길을 막거나 방해하는 일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한 번씩은 카페 가방에 놓은 가방을 누군가 실수로 치고 지나가서

짜증이 난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내 짐이 어디에 있지?'같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내 짐은 바로 의자 아래 있으니까요.

신주쿠에 위치한 르팡 바이 조엘 로뷰숑. 이곳은 바구니를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구니 째로 바닥에 놓았습니다.

카페나 식당에서 여성분들에게 가방을 보관하는 일은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카페의 경우 손님 2명이 오면 4인용 테이블에 앉아서 각자 가지고 있는 

가방을 남은 의자에 올려다 놓는 일이 많습니다. 

이게 상당히 눈치 보이는 일입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4인용 책상을 2명이 다 사용하니  더 짜증 납니다.

 

식당 같은 경우 가방 보관이 더 녹녹지 않습니다.

가방이 식당에서 서빙하는 직원들 동선을 막을 수 있습니다.

손님과 직원 모두 내색하지 않지만 서로 눈치 보게 됩니다.

지유가오카 몽상클레르 내부. 이곳에도 역시 가방을 보관하는 바구니가 있습니다.도쿄에서는 흔한 광경입니다.

도쿄 카페 혹은 식당에 가면 이러한 짐바 구니가 항상 같이 있습니다.

이 바구니의 용도는 가방을 보관하는 용도입니다.

신주쿠 루미네에 위치한 브런치 집 사라베스입니다. 역시 바구니가 있습니다. 여기는 짐 크기 별로 구비되어있습니다. 


카페와 브런치 식당 대다수 고객은 여성분들입니다.

여성분들 모임에서 남성분들 모임과 다른 점은 

개개인마다 자신의 공간과 타인의 공간에 대한 경계가 확실합니다.

(눈에 보이지만 않을 뿐입니다. 남성분들은 상대적으로 둔감하죠.)

여성분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며 화기애애해 보이지만

수시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공간을 구분하는 행동을 합니다.

(화장을 고치거나, 핸드백을 확인하거나 옷을 추스르는 행동 등 남성과는 많이 다릅니다.) 

공간에 대한 경계선이 민감해 보이지 않지만 예민한 부분이 있습니다.


짐 보관과 포크와 나이프를 세팅하는 일이 

대화흐름을 상당히 흐트러트릴 수 있는 면이 있습니다.


훌륭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일수록 고객들이 

식당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고객들 행동 세세한 부분까지 굉장히 신경을 씁니다.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에서는 음식마다 사용하는 나이프를 교체해주는데 고객이 그걸 전혀 모를 정도로

교체를 해주기도 합니다. 마시던 물이 비어있으면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물을 다시 따라놓고 가기도 합니다.)

카페 드 로페 긴자 이곳도 역시 바구니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사이트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화장실에도 짐을 보관하는 바구니가 있습니다.


가게 직원들은 고객 행동에 개의치 않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직원들은 항상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유심히 보면 고객에게 실례가 되지 않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아닌 이상 손님 한 명당 한 명의 직원이 전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 점원 한 명이 손님 여러 명을 담당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살리면서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 방법(혹은 배려)을 찾아내야 합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일본에서 본 포크&나이프 상자, 바구니가 이 같은 고민에서 나온 디테일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 사소한 디테일만으로도 고객들에게 충분한 배려가 됩니다.



#도쿄 #디테일 #접객 #고민


기존 브런치 글들 일부를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글로 미처 전하지 못한 경험을 영상으로도 전하려고 합니다.

항상 제 글을 사랑해주는 구독자분들께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user/cse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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