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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22. 2023

독점적 경험을 제시할 때, 공간은 브랜드가 된다.

나의 하루는 늘 운동으로 끝난다. 일상이 운동이다. 일을 하다가 쉬는 시간에는 물구나무서기를 한다. 일이 끝나면 F45에 간다. F45에서 운동하는 나에게, 매일매일 같은 풍경을 본다. 프로그램 설명이 끝나고 워밍업이 끝나면, 스튜디오의 많은 멤버분들이 손목을 잡고 무언가 세팅한다. 감이 왔는지 모르겠다. 맞다. 애플워치 세팅이다. 애플워치를 사용하는 멤버들은 운동프로그램 성격에 맞추어 애플워치를 조절한다. F45프로그램은 월수금토요일은 심폐지구력운동이기 때문에 ‘고강도 인터벌’로 설정한다. 화목은 근력운동이라서 ‘근력운동’으로 세팅한다.

F45의 운동은 오직 F45 스튜디오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공간이 브랜드가 되는 대표공간 중 하나는 F45다. 나 또한 F45 스튜디오의 멤버다. F45는 스튜디오 안에서 F45가 제작한 운동 프로그램을 함께한다. 운동이 끝나면 '팀 트레이닝! 라이프체인지!'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면서 사진을 찍는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F45로고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이 정말 잘 나오는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인싸운동’이라고 말한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F45스튜디오 안에서 사진은 일부다.

챌린지를 비롯해 다양한 팝업 프로그램. 이것들이 F45만의 브랜드경험을 만든다.

오히려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챌린지가 열린다. 챌린지안에서는 근육을 키우는 챌린지, 체중 감량을 챌린지가 있다. 일부 멤버들은 정규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해 WOD(Workout of the Day)를 하기도 한다.  가령 버피100개, 스쿼트100개,푸시업100개등등. 또한 체력증진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주간등 멤버들에게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권유한다. 2023년 10월2일부터 8일까지는 마크월벅위크다. 지난 4월에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다.

올게인과 하이퍼아이시는 F45 코리아의 대표적인 파트너사중 하나.

또한 챌린지 기간에는 ‘건강’을 다루는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도 많다. 그외에도 하이퍼아이스, 올게인, 비브리브, 셀러마켓, 리브팜, 룰루레몬, 언더아머, 나이키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도 F45와 같이 한다. 지점별로 협업하는 브랜드들이 다르다. F45자체가 브랜드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공간인 셈이다.

프로필 사진으로 F45로고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운동에 대한 열정을 가득 품은 이들이 많다. 중요한 건 운동 퍼포먼스가 아니다. 내가 얼마나 나만의 결로 F45프로그램을 하는지. 그것을 강조한다. F45스튜디오 멤버 중에는 헬스장에 등록하고 잘 안 간 멤버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F45 스튜디오에 와서 운동하는 재미를 알고 꾸준히 한다.

F45 스튜디오는 지하철역주변으로 많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F45 광화문지점.

F45는 운동 강도가 굉장히 높다는 평가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코치진이 운동 강도를 조절하며 모든 회원에게 맞춤형 지도를 제공한다. 몇몇 회원들은 강도 높게 운동하지만 일부다. 그렇게 하라고 그 누구도 강요하지는 않는다. 프사오 스튜디오 내에는 프사오만의 독점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있다. 

미식축구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그램 쿼터백. 실제로 프로그램은 오펜스와 디팬스로 나눠서 운동한다.

군사훈련을 응용한 폭스트롯, 스키선수들의 운동을 응용한 몽블랑, 농구선수들의 운동을 응용한 트리플더블, 미식축구선수들의 운동을 응용한 쿼터백, 극한의 심폐지구력을 테스트하는 레드라인. 이 프로그램들은 오직 프사오 스튜디오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위치한 2000개 이상의 F45스튜디오에서 동일하게 운동하게 말이다. 

도쿄 하마마츠죠에 위치한 F45 하마마츠죠지점. 하마마츠죠역은 도쿄모노레일을 타는 곳이다.
한국과 티칭만 다룰뿐, 프로그램은 한국과 동일하다.

해외에 가서도 F45스튜디오에 가면 현지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이런 면에서 F45는 ‘공간이 브랜드’라는 점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브랜드다.지난 4월 도쿄취재기간에도, 나는 F45 도쿄 하마마츠죠지점을 이용했다.

애플은 주로 '공간'을 중심으로 한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공간을 브랜드 더’라는 걸 아주 잘 아는 기업이자, '공간은 브랜드다'라는 철학을 강조하는 기업 중 하나다. 애플은 ‘공간’을 팔지 않는다. ‘애플’이라는 생태계를 판매한다. 애플이 생태계가 사람들에게 들어가는 순간부터, 애플은 사람들의 일상공간에서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이러한 이유로 애플 생태계에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애플만의 독점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애플 유저들은 각자의 용도에 따라 애플제품을 사용하고, 애플은  언제나 사용자들이 '개인 공간'에서 어떻게 자사 제품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나와 같은 경우, 아이폰, 맥북, 아이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에어드롭을 비롯한 애플 앱 연동 기능을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애플 제품을 작업용으로 사용하지만, 이 작업 자체가 내 일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애플 제품은 내 공간경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팝업 스토어는 약간 다르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가 새로운 장르는 실험해 보는 일에 유용하다. 팝업스토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전할 하고, 그 경험이 개인일상 공간으로 더욱 깊숙이 스며드는 시작점을 만든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측면에서 팝업스토어와 비슷하다.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음에도,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넷플릭스만의 ‘독점 콘텐츠’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무빙'을 보려면 넷플릭스 이용자는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해야 한다. 무빙을 너무 보고 싶은 사람들은 넷플릭스를 이용하다가 잠시 해지하거나, 디즈니 플러스를 잠시 이용한다. 넷플릭스입장에서는 구독자를 잠시 빼앗기는 일이다. 동시에 디즈니입장에서는 새로운 구독자를 데려온 셈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디즈니 모두 같은 처지다. 앱을 바꾸는 일은 몇 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몇 초’를 막기 위해서는 ‘독점적 콘텐츠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독점적인 경험의 기준은 ‘감도’다

츠타야를 판단하는 기준은 이제 서점이 아닌. 셰어라운지다. 기존의 츠타야는 잊어야한다.

‘독점’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점유율’이다. 그러나 독점적 경험은 단순한 점유율과는 다르다. 독점적 경험은 개인에게 안정감과 안도감을 제공하며, 이러한 안도감이 결국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스타벅스보다 뛰어난 커피맛을 카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카페 ‘공간’으로 독보적인 이유는 바로 '안정적인 경험’때문이다.

나는 성수동에 가면 꼭 들르는 빵집들이 정해져 있다. 에르제, 성수베이킹스튜디오, 보난자, 코끼리베이글, 밀도, 올더어글리쿠기, 먼치스 앤 구디스, 오우드다. 그 외에는 잘 가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가는 곳 외에도 성수동에는 맛있는 빵집들이 정말 많다. 그중에서도 어니언성수는 거의 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어니언 성수의 빵이 내 취향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편안한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는 코끼리 베이글을 더 선호한다. 이것은 선호도는  '우열'이 아다. '감도’때문이다. 오우드 성수가 내 취향이 아닌 이유는 노출 콘크리트가 과도하다는 것뿐이다. 반면에 오우드 안국은 한옥을 사용하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차이는 간단히 말해서 개인감도에 따른 것이다.


감도는 개인적이다. 누군가의 감도는 어떤 이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수동의 카페 센느는 카페인지 아닌지조차 모를 정도로 독특한 곳이다. 프사오 성수에 다닐 때만 해도 카페센느는 매일 지나갔다. 그럼에도 난 아직도 센느의 메뉴를 모른다.

카페 센느는 수시로 팝업이 바뀐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카페 센느에서는 주기적으로 다양한 기업들의 팝업행사 열리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캘빈 클라인, 어느 날은 하나은행, 어느 날은 LG, 어떤 날은 스포티파이로 변신합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채용박람회까지 했다. 캘빈 클라인 팝업 기간에는 블랙핑크의 제니가 센느에 오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그 당시 센느 앞에는 탬버린즈 팝업스토어가 있었다. 탬버린즈의 모델은 블랙핑크의 제니다. 탬버린즈  앞에는 디올성수가 있었다. 디올성수의 앰배서더는 블랙핑크 지수였다. 성수동 연무장길 진입로를 블랙핑크가 접수했다는  농담도 했지만, 사실이었다.

지난주 카페 센느에서는 호가든 팝업행사가 열렸다. 
카페 센느는 카페가 맞아? 카페 맞다.

이제 카페 센느는 사람들에게 ‘독점적’인 팝업공간경험을 전달하는 곳이다. 이것이 센느라는 브랜드의 감도다. 동시에 센느는 성수동에서는 독자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이렇듯 공간은 이러한 방식으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도쿄와 서울. 두 도시 모두 모두 마찬가지다. 같은 다양한 도시들에서도 물리적인 거리와는 상관없이 공간을 브랜드로서 대하는 태도는 비슷하다. 오히려 도쿄와 서울은 브랜드 경험과 감도의 세부적인 차이를 더욱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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