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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Nov 06. 2023

도쿄브랜드는 상품을 ‘자신감’있게 선보인다.

[11월 7일부터 11월 28일까지 도쿄에 갑니다. 3주간은 포스팅 업데이트가 없거나, 글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스팅될 예정입니다. 가장 많은 포스팅은 유투브 숏츠가 될듯합니다. 글같은 경우, 정된되지 않다고 걱정하지 마세요.12월부터 글을 정돈해서 다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상품은 브랜드가 자신을 세상에 선보이는 자신감이다. 이 자신감은 상품진열을 비롯해 인테리어, 고객응대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만일 자신이 만든 상품에 자신감이 없다면? 진열에도 자신감이 묻어나지 않는다. 내가 도쿄에서 보았던 여러 도쿄 브랜드들 중에서 제품진열에 자신감이 있는 가게들은 고객응대에서도 자신감이 넘쳐났다. 오히려 유쾌함이 넘쳐날 정도였다.


1. 이솝

이솝은 언제나 매장에서 자사 제품을 정갈하게 배치한다.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자신들의 제품을 훌륭한 오브제로 한 단계 끌어올린다. 자신들의 제품과 디자인에 견고한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솝만 갈색뱅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다른 브랜드들도 갈색병을 사용하지만, 유독 이솝 갈색병이 멋진 이유는 제품 그 자체가 다른 공간들도 빛내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자. 사진은 도쿄 나카메구로와 교토매장이다. 두 매장은 인테리어가 완전히 다르지만, 이솝 제품은 매장 안에서 견고하게 빛난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공간을 디자인했음에도 말이다. 

그 다음은 야쿠모사료와 히가시야 맨 마루노우치 화장실이다. 이솝이 아닌 다른 브랜드 매장임에도, 이솝은 스스로의 아우라를 뽐낸다. 이곳에서 이솝 제품은 공간을 빛내는 오브제다. 그만큼 이솝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하다.  공간을 빛낸다는 면으로 판단한다면? 이솝은 애플만큼의 강력한 심미성을 가진 브랜드다.


2. 애로우 트리.

도쿄만 이야기하면 식상할 거 같아서 교토도 잠시 가지고 왔다. 디저트 가게에서 과일 사진을 사용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과일까지 판매하는 가게라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질지 모른다. 교토에 위치한 과일가게 겸 디저트 가게는 애로우 트리는 과일과 디저트 제품을 같이 판매한다. 매장 안에서 디저트를 팔던 직원이 매장 밖에서 과일을 판매하기도 한다. 과일도 색깔별로 구분했다. 

매장 직원이 과일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면"매장에 진열한 과일을 케이크에도 사용하겠군!"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디저트가 아닌 과일을 자신감이 내우신 상품 디스플레이. 자신감 그 자체였다. 애로우트리 같은 가게가 한국에도 없는 건 아니다. 서울숲에 위치한 라프레 프루트다 대표적이다. 라프레 프루트는 신라호텔과 같은 애플망고를 사용하는 가게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매장에 가보면 과일, 케이크, 빙수, 과일청을 같이 판매한다.

3. 올리보

올리보는 마츠야긴자 식품매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브랜드다. 올리보는 그 이름처럼 다양한 올리브유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당연히 매장 안에서는 올리브유를 맛볼 수 있다. 사실 올리브유를 맛보는 과정이 특별한 건 아니다. 일반적인 마트 시음과 비슷하다. 올리브유를 시음하기 전에 점원에게 산지가 적힌 올리브유를 물어보면 하나씩 설명을 해준다. 여기까지도 일반적인 마트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올리보의 한 끗 다른 자신감은 올리브유를 선택하고 나서다. 보통 시식이나 시음을 하고 나면 새 제품을 가져다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리보는 제품을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올리브유를 용기에 담아준다. 여기서 핵심은 '올리브 유'라는 물성에 맞는 경험. 그 자체를 자신감 있게 ‘보여준다’점이 더 중요하다. 제품 자체에 자신감이 있다 보니, 담당 직원은 ‘흥’이 넘친다. 


 올리보가 접근하는 자세는 "올리브유를 먹어봐요~"다. 아무리 올리브유 좋다는 걸 강조해도 직접 ‘먹어’ 보는 건 못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4. 코에 하우스 지유가오카

브랜드가 상품을 자신감 있게 소개하는 일이꼭 화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칠수록 공간에서 여유와 감도를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의 사례가 바로 ‘코에’다.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코에는 ‘심플라이프’를 모토로 한 브랜드다. 그들의 이러한 자신감은 지유가오카에 자리한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코에가 매장에서 보여주는 자신감은 ‘부드러움’이다. 보통 미니멀리즘 작품이 사람들에게 강렬함을 주는 이유는 ‘단순함’에서 나오는 분위기다. 사람들은 ‘간결함’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심플’이 보여주는 자신감은 강렬함이 아닌 느긋함이다. 코에는 이걸 상품진열과 공간에 자신감 있게 녹아냈을 뿐이다.

사진을 보자. 코에의 공간에서는 상품과 합을 이루는 자신감의 원천은 ‘빛’이다. 빛이 들어오는 창가 쪽에 제품을 가지런히 배치했으며, 나무바닥으로 마감한 계단공간에 옷과 제품설명을 가지런히 배치했다. 마치 이솝이 제품을 오브제로 활용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코에 지유가오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이 방식은 1층에 위치한 코에 샐러드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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