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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Feb 13. 2018

미슐랭 라멘집이 라멘 사리를 준비하는 자세.

나키류 -라멘을 먹는 이들 위한 세심한 배려-

나키류는 츠타 이후 두 번째로 미슐랭 원스타를 획득한 도쿄 라멘집이다.

이미 2016년 도쿄 라멘 랭킹 1위였고 오츠카라는 도쿄 도심에서 거리가 있음에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라멘집이기도 했다.


나키류 주인인 사이토 가즈마사 씨는 2011년에 홍콩에서 이미 미슐랭 원스타를 획득한 

홍콩 라멘 전문점 '홍콩 MIST'에서 주방장을 하던 사람이다. 나키류에 가면 유독 외국인 접객이 

훌륭한데 아무래도 홍콩이라는 글로벌 도시에서 일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반영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미슐랭 가이드는 이 라멘집을 두 번째로 별을 주었습니다.


나키류는 소유라멘, 돈코츠라멘, 미소라멘, 시오라멘, 츠케멘으로 유명한 집이 아니다. 물론 소유와 시오라멘도 유명하다. 하지만 나키류의 간판 메뉴는 탄탄멘이다. 나키류에게 미슐랭 별을 선사한 라멘 역시 탄탄멘입니다. 바로 옆 동네인 스가모에 위치한 '츠타'가 트러플이라는 고급 재료를 써서 미슐랭 별을 받았다는 면을 감안한다면 '탄탄 멘'으로 미슐랭 별을 받은  나키류가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탄탄멘은 홍콩에서 더 많이 들어볼 국수 요리다. 또한 탄탄멘은 일본 라멘보다는 중국 면요리에 더 가깝다.

원래는 스촨 음식이었고 국물이 있는 요리가 아니었다. 길거리에서 쉽게 먹기 위해 고안됨 음식이었다.

 "탕! 탕"거리며 국수를 친다는 소리에서 연유한 탄탄멘. 일본에서는 국물이 있는 탄탄멘으로 새롭게 해석되었다.

외국인이 게는 영어 메뉴판을 줍니다. 탄탄멘은 카에다 마이고 나머지는 오오모리입니다.

하지만 제가 나키류에서 놀랐던 점은 탄탄 멘 맛이 아니었다. (물론 탄탄멘은 정말 맛있습니다.)

카에다 마(면사리)를 준비하는 그 세심한 한 끗 디테일에 오히려 감동했다. 카에다 마'와 '오오모리'는 일본 라멘집에서 면 양을 더 주문하는 용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곱빼기'다. 

카에다마는 '면 추가' '사리'이고 '오오모리'는 '양 많이''대라고 해야 하나?


이번 글에서는 나키류에서 면을 준비하는 과정에 담긴 디테일만 소개하고자 한다.

"아! 이렇게 라멘 생면을 준비해줄 수도 있구나!"는 사실에 많은 배움을 얻었다.


. 일단 탄탄멘이 나옵니다. 정말 맛있으니 천천히 드시기를 권합니다

일단 탄탄멘은 먹는다. 한국에서는 면요리를 주문할 때  '사리 추가'혹은 '곱빼기'를 처음에 주문하지만

여기는 조금 다릅니다. 자판기에서 뽑은 '카에다 마'티켓을 건네도 직원은  

"탄탄멘의 면을 다 먹고 카에다마 티켓을 달라'라고 이야기한다.(오오모리는 우리나라하고 비슷합니다.)

 면을 다 먹은 후에  '카에다마' 티켓을 가게 직원에게 건네자. 직원 그제야 주방장에서 '면사리'주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주방장은 면을 삶고 사리면을 내어준다. 근데 무엇인가 조금 다르다. 

유심히 보면 면 가운데에 간장처럼 간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면에 '고객에 대한 디테일'이 숨어 있다. 추가로 나온 생면을 보면 생면 위에 간장 비슷하게 간이 돼서 나온 사실을 알 수 있다. 호기심에 이 생면을 그대로 먹어보았다. 아주 맛있었다. 국물에 넣지 않아도 면 자체만으로도 맛있다. 나는 탄탄멘을 더 먹으려고 카에마다를 주문했지만 추가로 나온 이 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에 나키류의 가장 큰 디테일이 있습니다. 탄탄멘의 경우 소스가 일반 라멘보다 걸쭉하고 라멘을 먹을수록 라멘 국물이 줄어든다. '면 추가'를 할 경우 이미 탄탄멘 국물은 많이 줄어있는 상태다.

 이 상태에서 라멘 국수를 국물에 넣으면 라멘이 처음 나왔을 때와 같은 같을 가질 수 없다.

부족한 국물에 1인분 면을 더 넣기 때문에 면에 충분한 맛이 베일수가 없다.

하지만 남은 국물과 최대한으로 미리 면에 간을 해준다?

라멘을 먹는 이는 최대한 처음에 먹은 라멘과 동일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나도 요리를 하지만 이렇게 세밀하게 간을 맞추어서  면을 준비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생면을 만드는 밀가루와 물이 매일 같을 수가 없고 매일매일 날씨에 맞게 재료도 항상 레시피를 

수정해야 한다. 모든 변수를 다 고려하면서 손님 한 명이  곱빼기를 먹더라도 최대한 같은 '경험'을 느끼도록 하는 솜씨는 고객을 생각한 한 끗 디테일이다. 음식에 대한 뛰어난 관찰력이 없다는 할 수 없는 내공이다. 

국물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지만 처음에 먹은 탄탄멘과 거의 같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카에다 마'로 나온 면을 남아있는 탄탄 멘 국물에 넣고 다시 탄탄멘을 먹습니다.

적절하게 간이 된 국수 덕에 처음에 먹은 탄탄멘을 계속 먹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라멘집에 가서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하지 않는다. 라멘집에 가면 따뜻한 국물과 국수와 같이 나오고 먹으면 끝이다. 라멘을 만드는 이들은 라멘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정성을 쏟는다. 하지만 라멘을 먹고 있는 손님 한 명 한 명을 매 순간 신경을 쓰면서 라멘을 만드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만드는 라멘의 재료에서부터 시작한 모든 과정을 언제나 숙지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완벽하게 숙지하는 이를 장인이라고 부른다.


카가리 라멘의 '토리 파이탄 라멘' 지금은 폐점.

카가리 라멘의 토리 파이탄 라멘은 곱빼기로 주문했다. 국물이 많은 라멘이라서 처음에 아예 양이 많이 나옵니다. 탄탄멘이라는 라멘의 특징도 있겠지만 나키류 같은 디테일 있는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츠타의 소유라멘(블랙 트러플 라멘에서 바뀌었습니다.)

최초 미슐랭 원스타로 유명한 츠타의 경우는 '오오모리'(곱빼기) 자체가 없다. 미슐랭 원스타라고 하지만 나키류와 비교해본다면 친절도도 떨어진다. 게다가 최근에는 맛까지 예전 같지 않다.

일본은 수많은 라멘집이 있다. 수많은 라멘집이 매일매일 경쟁을 한다. 라멘집마다 특색이 있고 어느 라멘집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라멘집에서 고객중심 접객을 느끼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나는 나키류가 미슐랭 별을 받았고 유명한 맛집이라서 찾아갔지만 오히려 라멘 사리를 준비하는 그 자세에 감동했다. 


서비스 기획은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할지 그에 대한 디테일을 찾아야 한다.

서비스에서 디테일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들 입장에서만 디테일을 추구한다.

정작 중요한 디테일은 고객을 위할 때 나오고 고객이 이를 통해 만족을 얻어야만 비로소 디테일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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