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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an 26. 2024

도쿄 브랜드들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색’을 정한다

사람마다 퍼스널 컬러가 있다. 퍼스널컬러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느낌을 만든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에 맞는 수많은 색이 존재한다. 특히 색은 사람만의 느낌과 분위기를 만든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만의 정체성 혹은 감도를 표현하는 누군가는 노란색이 매우 잘 어울린다. 누군가는 남색과 회색이 유난히 더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색이 있다. 혹은 브랜드 스스로가 정하기도 한다. 이것이 브랜드만의 자기다움을 만든다.


1. 산토리 하쿠슈 양조장 테이스팅 라운지

현재 전 세계에서 위스키로 가장 상한가를 올리는 분위기는 단연코 산토리다. 물론 산토리를 맥주부터 시작해 다양한 음료를 만들 뿐만 아니라, 메이커스마크, 짐빔, 라프로익 같은 위스키 브랜드도 가진 회사다. 수많은 음료 브랜드를 가진 선토리이기에 산토리만의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색의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산토리는 위스키만큼은 확고한 자신만의 색을 정했다. 갈색이다.

최근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친 하쿠슈양조장은 전체 공간색깔을 갈색으로 정했다. 특히 테이스팅 룸의 분위기는 진한 갈색, 연한 갈색등은 하쿠슈위스키를 만들 때 사용하는 스페인 오크 캐스트통을 연상시킨다. 아늑한 조명아래 비치는 산토리 위스키와 테이스팅룸의 분위기는 산토리 위스키 브랜드 전체를 고급스러운면서도 무게감 있는 분위기로 묘사한다. 

가구빈 위스키가 사람들에게 가쿠빈이라고 불리면서 '가쿠빈 위스키'로 자리매김했듯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분위기가 브랜드의 감도를 정한다.  산토리는 이를 브랜딩에도 반영하여 ‘갈색’을 사용해 하쿠슈 테이스칭룸 전체색감을 다듬었을 뿐이다. 이러한 산토리의 노력은 산토리 위스키의 만의 묵직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사람들에게 전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그냥 색만 잘 골랐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동안 산토리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위스키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지 그들은 그들에게 잘 맞는 컬러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2. 꼼데 가르송 CDG GYRE매장

일본에서 가장 전위적인 패션브랜드를 뽑으라면? 단연코 꼼데 가르숑이다. 일본 내에서도 꼼데가르숑만큼 자신들을 잘 아는 브랜드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꼼데가르숑의 브랜딩은 단연코 일품이다. 특히 CDG라인은 CDG라는 로고 그 자체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사용한다. 

CDG매장을 보자. CDG가 선택한 색은 흰색과 검은색이다. 그들은 이 두 가지 색만 사용해 매장 안에서 원근법을 사라지게 만드는 착각을 만들었다. 입구 앞에서 가만히 있음에도 공간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마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느낌과 흡사하다. 의도적인 흰색과 커다란 검은색이 반복되는 패턴. 이는 CDG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3. 스파이럴 마켓 인 오모테산도

스파이럴 마켓은 차분하면서도 간결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곳이다. ’ 영원한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이곳의 철학은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곳에서 주로 다루는 제품들은 주방용품부터 문구류, 가구, 욕실용품까지 다양하지만 세련된 제품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오직 차분함과 고요함이 주를 이룬다. 스파이얼 마켓이 이러한 분위기 위해 택한 색은 아이보리와 갈색.  특히 편지지 코너는 분위기가 너무 따뜻해서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다. 

스파이럴의 분위기는 앞서 말한 산토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스파이럴마켓은 산토리와 다르게 차분함이 주변에 은은하게 흐른다. 이를 위해 천장조명을 전부 레일조명으로 만들었다. 이 덕분에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공간에서 느낄 수 있다.. 조명이 만든 안온함. 이것이 스파이럴 마켓을 찾는 사람들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만든다.

특히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 위에 설치된 조명은 이곳을 더더욱 안온하게 만든다. 나릇나릇한 빛은 고객을 응대하고, 상품을 포장하는 직원들의 모습. 고객을 대하는 모습을 사뿐사뿐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차분하면서도 유독 여유가 있는 이유도 분위기 때문이다.



4. 카페 마메야

카페 마메야는 과거 오모테산도의 최고 카페라고 불리던 오모테산도커피가 이름을 바꾼 곳이다. 카페가 아닌 그들이 선택한 길은 ‘커피 안내자’ 그렇기에 카페마메야는 커피맛은 기본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커피’ 취향’을 전하는데 집중한다. 이 때문에 그들이 집중하는 건 한잔의 커피가 아니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 원두를 찾게 하는 게 우선이다. 일단 마메 아는  원두에 집중하는 분위기. 공간을 지배하는 색을 커피 원두를 떠올리는 진한 갈색으로 택했다. 이를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소재도 나무로 통일했다.

여기에 사람들을 공간에 더 몰입시키기 위해 검은색을 더했다.

이렇게 만든 공간은 우리에게 분위기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당신 취향에 맞는 원두를 알려줄 겁니다. 그래서 많은 말을 할 거예요’ 게다가 사람들을 더더욱 공간에 몰입시키기 위해 매장 자체를 약국같이 만들었다. 직원들도 흰옷을 입고 고객들을 만난다. 이곳에 오면 사람들이 마치 약국에서 상담하는 듯한 느낌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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