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어떻게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수있을까?
이번 글은 패밀리마트가 생각한 가까운 편의점의 미래는 무엇일까라는 3부작 글이다. 이글에서는 2023년 11월에 취재한 패밀리마트 지점들을 통해 패밀리마트가 생각하는 가까운 편의점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현재 패밀리마트가 지향하는 방향은 간단하다. 고객을 위한 편의점. 기존의 편의점이 아닌, 지역색을 담아낸 편의점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편의점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특히 2022년부터 매월 편의점수가 57,000 점포를 기준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머물고 있다. 이를 위해 패밀리마트는 고객을 더 패밀리마트에 머물게 하고 팬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패밀리마트가 아주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을까? 그건 또 아니다. 천천히 고객들의 삶을 파고드는 전략을 통해 공간을 기획하고 있다.
이번 3부작에서 다룰 매장은 총 4곳이다. 도라노몬힐스 모리타워점, 패밀리마트 x어반리서치, 패밀리마트 술의 박물관 시부야점, 도라도몬힐스 아자부다이힐즈점이다. 이 4곳을 선정한 이유는 2014년부터 시작에 2023년까지 패밀리마트가 어떻게 점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편의점은 마이크로마트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인다. 한국을 생각해보자.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CU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혜자로운 맘모스빵' 같은 빵은 GS25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GS25가 성수동에 만든 플래드십 편의점인 도어투성수에는 와인과 맥주를 ml단위로 판매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팝업행사를 통해 다양한 협업 제품을 선보인다. 그 이외에도 택배서비스 등 편의점은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 편의점이 일본편의점의 많은 부분을 벤치마크할 정도로 일본 편의점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 편의점은 '콘비니'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생활 인프라가 편의점이다. 2023년 초를 기준으로 현재 일본에는 57,000군데가 넘는 점포가 있다. 일본 편의점의 '편리함'은 여러 방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음악 이벤트, 전시회, 테마 파크 등의 입장권 구입부터 복사, 사진 프린트・팩스, 공과금 수납, 택배 발송 및 수령 등의 생활 서비스를 기본으로 갖춘 곳이 많다. 술과 담배를 포함한 폭넓은 구성・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식품, 음료, 생활용품 등의 판매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인양품의 제품을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기에 일본에서 편의점은 단지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편의점이라는 단어처럼 '편의'를 생활 속에서 더욱 가깝게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온 것이 일본의 편의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와 같은 서비스를 한국편의점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오히려 도쿄의 편의점을 한국이 더 따라간다고 볼만큼 도쿄를 포함한 일본의 편의점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일본여행 시에는 급한 용무시 편의점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세븐일레븐 같은 경우에는 과일스무디 믹서기계를 설치했고, 일회용 용기에 담긴 아이스과일을 스무디로 만들어 먹는 서비스까지 제공할 정도다. 패밀리마트는 히에신사점에 파우더룸을 비롯한 카페공간을 추가로 만들기도 했다. 코인세탁소를 배치한 매장도 있으며, 헬스클럽까지 설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패밀리마트의 행보를 본다면? 편의점은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가게라고 해도 무관하다. 그중에서도 패밀리마트는 편의점의 미래는 무엇일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브랜드다.
그들은 이러한 고민을 2014년 도라도몬 힐즈점에서 아자부다이힐즈, 술의 박물관 지점을 포함한 여러지점을 통해 아주 가까운 편의점에 미래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 시작은 지금부터 대략 10년 전에 생긴 도라노몬힐즈모리타워점이다.
2023년 11월 도라노몬힐즈가 문을 열었다. 각종 미디어에서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정확하게는 ‘드디어 도라도몬 힐즈가 완성되었다’라고 보는 게 옮다. 도라도몬 힐즈는 2014년부터 10년 동안 계속 이어진 프로젝트였다. 2014년 도라도몬힐즈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라노몬 힐즈 모리타워가 생겼고, 뒤를 이어 2020년 비즈니스타워, 2022년 레지덴셜타워, 2023년 스테이션타워가 차례로 오픈하면서 완성되었다. 패밀리마트 도라노몬힐즈는 2014년에 도라도몬힐즈 모리타워에 입점했다.
패밀리마트 도라노몬힐즈점은 도라노몬힐즈 모리타워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편의점이다. 패밀리마트는 이 지점에서 기존의 편의점에 머물지 않고 이곳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에게 기분 좋은 공간을 제공하고자 만든 편의점이다. 또한 이 점포 내에 오픈하는 스탠더드 커피는 핸드드립 커피에서 와인, 매일 점포에서 구워내는 빵이나 신선한 샌드위치등 도라노몬힐즈에 상주하는 직장인들이 일이나 미팅도 할 수 있다. 또한 패밀리마트 북 라운지라는 10인용 테이블과 8명이 이용이 가능한 개인실 부스를 설치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진한 갈색계로 통일했다. 바닥은 오크나무 바닥재를 사용했으며, 상품 진열 선반이나 카운터의 일부에는 나뭇결디자인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점포 디자인이다. 일반 패밀리마트와 다르게 직관적인 픽토그램을 사용해 공간을 보다 직관적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패밀리마트의 브랜드 색인 녹색을 세련된 분위기 바꾸어 사용했다.
이러한 패밀리마트의 공간디자인은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사이트와 같은 맥락이다. 패밀리마트 다이칸야마 티사이트점도다이칸야마 티사이트의 인테리에 맞추어 공간을 만들었으며, 츠타야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패밀리마트 도라도몬힐즈 모리타워점에서 , 그들은 패밀리마트가 할 수 있는 제안도 선보인다. 그렇다고 츠타야, 빔즈같이 대단한 제안을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 공간은 철저히 도라도몬 힐즈에 상주하는 직장인들에게 맞추었다고 볼 수 있다.
편의점에서 책이라니? 이는 한국에서는 상당히 낯선 접근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편의점에서 잡지와 책을 판매한다. 편의점에서 사람들이 잡지나 책을 보는 일은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일본서점의 경쟁자가 편의점이라고 할 정도다.
기존 편의점에서 사람들은 서서 책과 잡지를 보았으나, 패밀리마트는 사람들이 책을 볼 수 있는 나무 좌석을 설치했다. 책을 보지 않는다고 해도, 이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하면서 쉴 수도 있다. 또한 도서 라운지라고 해서 엄청 거대한 걸 만든 게 아니다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와서 쉽게 책을 졸 수 있게 일반 서점 매대같이 책을 테마별로 분류해 진열해 놓았다.
패미나 셀렉트에서는 패밀리마트가 선별한 과자, 식품, 문구류, 잡화류가 있다. 여기에 새로 나온 신제품도 진열했다. 특히 개인적으로 고디바제품 라인을 진열해당충전이 필요한 직장인들의 니즈를 자극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패밀리마트는 2021년 3월부터 컨비니언스 웨어라는 이름으로 의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도라노몬힐즈 점 같은 경우, 다양한 상품은 없었지만, 양말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티셔츠, 복서브리프 같은 옷들은 이곳을 주로 찾는 타깃층이 남성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이 같은 부분을 면밀히 봐야 하는 이유는 이것들이 공간의 디테일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디테일은 패밀리마트의 경험을 매우 디테일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험들이 패밀리마트가 향후 뻗어나갈 다른 방향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뒤에서 다룰 예정이지만, 패밀리마트는 11월 30일 하라주쿠에서 패밀리마트의 컨비니언스 웨어 런웨이쇼를 개최했다. 그 후 패밀리마트 아자부다이힐즈 점에서 12월 5일을 시작으로 컨비니언스웨어 판매를 시작했다.]
편의점에서 티셔츠, 양말등을 다루는 일은 일상과 연결된 점. 오히려 패밀리마트는 컨비니언스의류 중에서도 도라노몬힐즈에 머무는 직장인들에게만 필요한 몇몇 제품들만 가져다 놓은 티가 역력했다. 이러한 상품의 맥락이 브랜드의 은유적인 부분. 편의점은 일상적인 것을 무의식적으로 더 강화시킨다. 즉, 패밀리마트는 도라도몬힐스 모리타워점에서 경험의 디테일과 그 경험으로 인한 브랜드인식을 서서히 확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방향성이 이어진 공간이 도라노몬힐즈 비즈니스타워 2층에 자리한 ‘패밀리마트 x 어반리서치’ 매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