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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Feb 16. 2018

공간을 만드는 감각.

도쿄에서 보았던 공간을 만드는 감각들 (1)

공간을 만드는 일을 어렵습니다.

공간을 누가 사용할지 공간에 맞는 색은 무엇일지

공간은 어떻게 구성할지 왜 공간이 필요한지 수많은 질문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자료를 찾고 나누면서 내가 만들 공간에 대해서 청사진을 완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 하나하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매번 돌아다시면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합니다.


도쿄에서는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 그리고 디테일을 항상 봅니다.

무엇보다 도쿄에서는 한국에서는 미처 못 본 감각이 있습니다.

제가 공간을 만드는 부분에서 가장 놀랐던 장소 두 곳을 먼저 소개합니다.


1. 카페 드 로페 긴자.


지금은 없어진 카페 드 로페 긴자와 더 파킹 긴자

공간을 만다는 것에 필요한 제 생각 자체를 많이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카페 드 로페 긴자 와 더 파킹 긴자가 위치한 소니빌딩이 공사 중입니다.

그래서 이제 더 파킹 긴자와 카페드 로페 긴자는 문을 닫았습니다.

참으로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카페 드 로페 긴자를 방문한 시기는 2016년 여름입니다.)


여름 긴자거리 지금은 긴자식스가 새로 생겨서 긴자가 더 화려해졌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카페 드 로페 긴자

일단 카페 드 로페 긴자는 소니빌딩 지하 2층, 더 파킹 긴자는 지하 3층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공간 자체에 인테리어를 한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 칙칙한 지하공간에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서

화분을 대거 비치했습니다. 그리고 이 화분은 콘크리트 때문에 칙칙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용도뿐만 아니라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 공간을 나누는 역할을 같이 합니다.

유심히 봅시다. 각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 크고 작은 화분들도 공간을 다 나누어 놓았습니다.

인테리어와 공간구분을 화분으로 합니다.

카페가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공기가 좋지 않을 것을 대비해서 발뮤다 에어엔진으로 공기청정을 하고 있습니다. 화분 옆에 스탠딩 조명을 비치해서 은은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화분도 그냥 가져다 놓지 않았습니다. 화분으로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서

화분은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습니다. 의자는 모두 밝은 갈색입니다. 그리고 의자새과 화분 흙 색깔과도 통일했습니다. 책상은 스테인리스로 배치했습니다. 

남아있는 공간에는 싱크대를 만들어서 가게 주방을 좀 더 확장시켰습니다.

여지가 있는 공간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인 카페같이 특별한 조명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화분만 사용만 사용해서 전반적인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정말로 놀라운 따름입니다.

이 곳 자체가 콘크리트로 되어있고 지하여서 공간을 만드는 한계가 있지만

화분을 사용하는 아이디어로 죽은 공간을 완벽하게 살렸습니다.


2. 더 파킹 긴자.(THE PARK

더 파킹 긴자는 소니빌딩 지하 4층에 위치했던 편집샵이니다.

카페 더 긴자 로페에서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깄던 곳이었습니다.

다 파킹 긴자로 가는 안내문구가 벽에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어떤 소재를 사용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분위기는 뉴욕 첼시 지역에 있는 갤러리 느낌이 풍겨 나옵니다.

조명등은 흰색을 사용했습니다.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한정된 선택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겠지요.

콘크리트가 전반적인 회색이라서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흰색으로 정해서 사용했습니다.

흰색을 사용하면 밝은 갈색도 같이 들어오기 수월해집니다. 

공간에 맥락이 생겨서 공간이 색이 혼자 튀는 느낌이 없어지니까요. 

주차장이었던 공간에 나무로 만든 거치대를 만들어 금속이 가지는 차가움을 상쇄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콘크리트라는 주 소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납니다.

공간에 주로 사용한 색감은 흰색과 갈색입니다. 

공간을 휑하게 만들 부분에는 나무장이나 나무 거치대를 놓아서 

공간이 빈약해 보이는 모습을 모두 상쇄합니다

죽어있는 공간을 이렇게도 살려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아마도 이런 방식은 많은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를 만들 때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차장 바닥에는 페인트로 무늬를 집어넣었습니다.

(원래 있던 무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프화이트 브랜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카페 드 긴자 로페와 더 파킹 긴자는 이제 문을 닫아서 이 공간을 찾아갈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제가 본 공감을 만드는 감각은 정말로 뛰어났습니다.

크고 화려해야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제약된 공간에서 

그 공간이 가진 가능성을 극대화시키는 감각 또한 뛰어난 것입니다.


3. 나카메구로역

나카메구로역 자체가 벚꽃으로 유명합니다만,

나카메구로역은 시부야에서 세타가야 구로 넘어가는 교통 요지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역 전반적인 리모델링을 해서 나카메구로역 자체가 굉장히 훌륭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도시재생이라는 관점에서 나카메구로역은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제공합니다.


나카메구로 츠타야 서점입니다.

원래 콘크리트 벽에 나무를 붙여서 공간에 생명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화분을 가져다 놓아서 칙칙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습니다.

화분을 이렇게 사용방법은 굉장히 좋다고 봅니다.

아무런 의미 없던 공간이 아늑한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츠타야 나카메구로점 내부입니다. 원래 있던 콘크리트 벽에 위트 있는 타이포그래피로

칙칙한 콘크리트 분위기를 순화시켰습니다.

나카메구로역 출구에 위치한 꽃집입니다. 역 출구 앞에 꽃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화사해집니다.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콘크리트에 식물을 심어서 콘크리트가 가지고 있는 칙칙함을 화단 느낌으로 바꾸어서

친근하게 만듭니다. 화분과 녹색식물을 잘 매치해서 건물에 사용하는 일은

건물이 가지는 딱딱함을 순화시켜주는 마법 같습니다.


츠타야 나카메구로지점


츠타야 나카메구로점은 리모델링한 나카메구로역 시작이기도 합니다. 

나카메구로 벚꽃거리로 가는 길목에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츠타야 특유의 'T'로고로 채워진 흰 금속 간판입니다.

(이것도 캐노피라고 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흰색 금속, 검은색 금속 프레임, 철로의 콘크리트, 회색 금속, 짙은 회색 파이프관 모두 각자 색깔끼리 

대비를 이루면서 역 공간에 이질감 없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 사이트에서 사용한 츠타야의 'T'로고가 모두 벽돌로 만들어진 것을 비교해본다면

금속으로 만든 'T'로고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이 선택으로 지하철역이라는 공간 맥락에 이질감이 없습니다.


여행은 사소한 부분을 관찰하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사소한 부분을 관찰하다 보면 조금씩 디테일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계속 연습할수록 더 많이 보입니다.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놀랍게도 그 감각은 죽지 않고 일상에서 더욱 커집니다.

도쿄에서 보는 디테일들이 지금 당장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적용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을 우연찮게 적용할 수 있는 기회 혹은 계기가 올 지 모릅니다.

단지 우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 감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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