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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광 Apr 04. 2024

다시 그림 그리는 이유

마법의 붓

우리는 어릴 적 무엇이든 

그리고

쓰고

상상했다.



꽃잎에 매달려 여행을 하거나

보물을 그린 지도를 발견하거나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들거나

고래가 나를 데리러 온다거나 말이다.



꽤나 터무니 없고

황당해 보이긴 하지만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내게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붓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내 미래도,

아니 내 하루도,

아니 내 한시간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버렸다.

마법의 붓을 잃어버려서일까.

이제는 시시하다고 버려서일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법의 붓을 잃어버린 나는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마법의 붓을 꺼내들었다.

남들이 시시하다고

비웃거나

비아냥대도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려볼거다.



나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

마법의 붓이 있는 한,

나는 어느 것이라도 그릴 수 있다.

내가 갖지 못하고, 바라온 어떤 것이라도.



그릴 수 있다면 마음에 품을 수 있게 된다.

마음에 품을 수 있다면 언제든 현실이 된다.

내가 그린 그림은 언제든 내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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