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붓
우리는 어릴 적 무엇이든
그리고
쓰고
상상했다.
꽃잎에 매달려 여행을 하거나
보물을 그린 지도를 발견하거나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들거나
고래가 나를 데리러 온다거나 말이다.
꽤나 터무니 없고
황당해 보이긴 하지만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내게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붓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내 미래도,
아니 내 하루도,
아니 내 한시간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버렸다.
마법의 붓을 잃어버려서일까.
이제는 시시하다고 버려서일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법의 붓을 잃어버린 나는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마법의 붓을 꺼내들었다.
남들이 시시하다고
비웃거나
비아냥대도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려볼거다.
나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
마법의 붓이 있는 한,
나는 어느 것이라도 그릴 수 있다.
내가 갖지 못하고, 바라온 어떤 것이라도.
그릴 수 있다면 마음에 품을 수 있게 된다.
마음에 품을 수 있다면 언제든 현실이 된다.
내가 그린 그림은 언제든 내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