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쌤 Apr 30. 2020

10) 그래도 캐나다 이건 좋아 -1

여기까지 숨 가쁘게 읽어준 분들이라면, 

캐나다 정착이 이렇게 힘든 건가? 

질문할 것 같다. 

답은 YES and No.    


다른 분들을 보면

한국에서 이민을 끝내고 들어오거나, 

그 바늘구멍 같던 LMIA를 통과하는 사람도 있었고, 

유학 후 이민을 하기도 했다.   


내 경우가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년째 살다 보니, 그나마 나는 공부에 이민까지 적당한 시간 안에 끝난 운 좋은 경우다.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캐나다 이건 좋아!’ 했던 많은 순간 중에 일부를 적어본다.

     

자유, 허락받지 않아도 되는

한국에선 많은 사회적 타이틀에 매여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부합하려 노력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딸이니까, 결혼했으니까, 가르치는 일을 하니까 라는 요구에 맞춰야 했다. 


여긴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난 그냥 아무도 아닌 것이다. 

나에게 원하는 게 하나도 없는 타인들 속에서 느끼는 완벽한 자유란...... 

허락받지 않아도 되는, 내가 그냥 나여도 되는 그런 자유가 좋았다.    


“엄마, 여긴 여자가 담배를 많이 피나 봐! “

6학년 딸의 눈에도, 나에게도 여성 흡연자가 많이 보였다. 

여자라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숨어 피우지 않는다.    

동성인 애인과 다정히 걸어도, 피어싱을 많이 해도 그건 그 사람의 자유.


적당한 무관심과 프라이버시 존중을 경험하고 나니

타인의 시선과 뒷담에 지친 나로서는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자연환경

공기가 좋아서 아이들의 비염이 좋아졌다. 

하늘이 정말 맑다. 

건물들에 가려서 한국의 하늘은 항상 작았던 것 같은데, 여기 하늘은 정말 크다.

나무의 도시라고 부를 만큼 나무가 주택가에도 무성하고, 동네마다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사람들이 쉬어 갈 공간을 제공한다.

핼리팩스는 특히 5분만 운전해서 나가면, 연못, 호수, 강이나 바다가 나온다. 

낚시, 하이킹,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천국이다.  

   

친절과 배려

길에 전동휠체어 탄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한국보다 장애인구가 많은 줄 알았다.

휠체어 움직임에 지장이 없도록 인도와 문턱이 만들어져 있고 일반 버스 타는데도 어려움이 없어서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다.

Kneeling(무릎을 꿇는) Bus라고 해서 휠체어나 유모차가 탈 수 있게 버스 밖으로 판이 나오고, 기사가 휠체어를 버스 내부에 잘 고정시켜준다. 

이때 다른 승객들은 기다려준다. 

누구 한 명 빨리 좀 하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핼리팩스는 친절한 도시다.

모르는 사람이 “Hello! “ 하며 지나가서 ‘날 아나?‘ 생각했는데, 몰라도 그냥 반갑게 인사를 잘 건넨다.

건물에 들어갈 때 앞사람이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

나도 내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

별거 아닌데 배려받는 느낌이 좋다.

여기에 익숙해져서 토론토 갔을 때 앞사람만 믿고 전진하다 문에 얼굴을 부딪칠 뻔했다. 

도시마다 다르니 참고되시길......


(사진 출처 : 구글 이미지)

작가의 이전글 9) 오늘은 학생비자 못 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