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캐나다 문화도 알아가고
사람들과 어울릴까 고민하던 중
kijiji 사이트 communitiy 공간에서 한 광고를 발견했다.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칠 봉사자를 찾는다고 했다.
기존의 봉사자가 한국으로 돌아가서
마침 그 자리가 빈 것이다.
들어보니, 일부 참가자는 수업만,
대부분의 멤버들은
커피나 음식을 먹는 모임까지 같이 하고 있었다.
일종의 언어, 문화를 나누는 모임이었다.
우리말이 뭐 어렵나? 영어가 어렵지!
하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같이 가서 봉사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한두 시간,
대학교나 도서관의 강의실을 빌렸고
학생은 평균 5명에서 많게는 10명 넘게 오기도 했다.
주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캐나다인, 중국인, 아랍인들
2014년 당시에도
K-Pop과 드라마가 이들에겐 인기가 좋았다.
그중 열성적이던 학생 두 명이
BTS의 광팬이라며 나에게 물었다.
학생 : 너 BTS 알아?
나 : BTS가 누구야?
학생 : 방탄소년단인데 넌 한국애가 그것도 몰라?
2014년도 당시엔
그들이 그렇게 유명했을 때가 아니었다.
멤버 이름, 각 멤버들의 특징,
가사 내용까지 이미 다 꿰고 있었다.
지금이야 캐나다 라디오에서 BTS의 한국 노래가 나와서
여기 사람들도 일부 알지만,
그 당시에 나도 모르는 신생 그룹을 열렬히 응원하는
그 친구들이 신기했다.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니
한국어 단어의 쓰임이나
문법을 설명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선생님, 을, 를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건 몇 초만에 풀었다.
앞 단어의 받침의 차이
즉 수박은 받침이 있으니
수박을 이라 하고
사과는 받침이 없으니
사과를 이라고 해야 한다.
우리가
be 동사 공부할 때
주어가 I니까 am을,
You 일 땐 are를 써야 한다고 외우듯이.
우리 반 우등생이
은,는,이,가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라는 질문을 했다.
이건 받침만으로는 해결이 안 됬다.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서
겨우 겨우 답변을 해줬었다.
한국에서 영어 공부할 때
내가 뭔가 질문을 하면
가끔
설명할 순 없는데, 우린 그냥 이렇게 말해!
라고 대답하는 원어민들이 이해가 안 됐었다.
거기다 한 번씩 철자도 틀리는 게 아닌가?
내가 판서하며 수업해보니 철자도 그렇지만,
특히 띄어쓰기가 많이 헷갈렸다.
나도
문법적으로 설명하긴 힘든데
우리가 이렇게 말해
라는 답변을 해야 했다.
영어를 말한다고
다 영어를 잘 가르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한국어도 마찬가지.
또 하나,
외국인들에게 존댓말은 어려움 그 자체다.
존댓말은 그 사람이 나보다
나이나 지위가 높은 지를 따져야 하니
문화적으로 다른 개념인 것이다.
여기에 사투리까지 더해지면 더 복잡해진다.
영어는 왜 이리 단어도 많고,
문법은 왜 이리 어려워?
하던 불평이 쏙 들어갔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듣고 말한 언어라 편하게 썼던 것이지
외국인들에겐 생각하고 풀어야 하는
시험문제 같은 거였다.
난 이 어려운 한국어 원어민이어서 다행이야
이걸 배우려면 얼마나 힘들었겠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요즘
우리 국민들이
한국어 교사를 직업으로 세계로 진출하고
세계인들이 한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날들이
멀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