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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쌤 May 08. 2020

2020년 이야기-캐나다의 코로나

내가 사는 노바스코샤 주의 확진자 수가 천명을 넘겼다.

캐나다는 3월 초까지만 해도 강 건너 불 보듯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사재기가 시작되었다. 

전혀 팔릴 것 같지 않던 마스크, 흔하디 흔한 손 제정제가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밀가루와 쌀, 일부 생필품이 동나기 시작했다.     


봄방학 이후 휴교기간이 계속 연장되고 있고, 일부 관공서까지도 문을 닫고, 

식당, 카페 등은 테이크아웃만 허락되었다. 


곧 국경이 닫혔고, 다행히 정부는 빠른 경제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일상생활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5명 이상 모이지 않아야 한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얼굴을 본지가 꽤 오래되었다. 


하루 한 두 번, 나의 유일한 외출인 산책.

내가 인도에 보이면,

마주 오던 상대방이 차도로 내려 걷는다.


남편은 직장에 나가고 장보러 다닌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는 우리 셋으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집한다.. 

밥도, 생활용품도, 잠도 따로따로. 


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한 달 보름이 되어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힘들기도 지겹기도 하다.


일반인들도 영상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교류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마트 장보기

정부에선 한 가정에 한 명만 장을 보러 가라고 권고한다. 

남은 가족은 노출시키지 말고 한 명만 하라는 것이다. 


마트엔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투명 창이 설치되어 있고,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사람 간의 거리를 유지하고, 마트 물건을 고를 때도 

바닥에 붙여 논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마트 앞에 경호원이 간격 유지, 마트 내 입장 인원수를 조절한다. 


온라인 주문시장이 그리 발달되지 않아서, 

일 이주정도 기다려서 받거나, 주문 후 매장으로 픽업하러 가야 한다.             


(마트 직원앞에 보호창이 설치되었다. 사진출처:구글이미지)



학교

3월 중순 봄방학 이후로 추가 연장이 여러 차례 되어, 

현재 5월 22일까지는 휴교연장이 계속 된다더니

이대로 학기를 마친다고 발표되었다. (5월 8일 발표)


모든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휴교 상태이며 

초등학교 이상은 4월 초부터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고, 

컴퓨터나 인터넷이 안 되는 가정은 우편으로 전달받는다. 


사실, 수업이라기 보다는

과제 전달과 제출이 전부인걸로 보인다.

나라가 크다 보니 주(state)마다 정책이 달라서, 


퀘벡주가 곧 학교를 연다고 발표했으나, 

대부분의 학부형들이 아이를 등교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직장과 정부 보조금

대부분 재택근무로 많이 전환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불가피한 근무시간 감소나 해고를 당한 경우 

EI(실업수당)나 CERB라는 정부 비상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둘째가 

EI를 신청했다가 근무시간 부족으로 거절당했다. 

다시 CERB를 신청해서 2.000불을 받았고

이렇게 넉 달을 받을 수 있다.


평소 받던 월급보다 훨씬 더 큰 고액을 받았으니, 

내년에 세금신고 후 분명히 정부에 환급하라고 할 것 같아서 

딸에게 일부만 쓰고 남겨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병원

필수 클리닉이 아닌 경우 문을 닫았고, 

나의 family doctor도 이제는 전화로만 진찰을 한다. 


혈액검사조차도 예약을 해야 갈 수 있고, 

모든 수술과 진찰은 응급이 아니면 힘들게 되었다.

다니던 치과에서도 응급의 경우에만 연락을 달라는 문자가 왔다. 


코로나 증상이 있다고 바로 검진소에 가면 안 된다. 

811에 전화해서 상담 후, 예약을 해야만 방문하여 검사를 할 수 있다.  

초기엔 811이 접속조차도 힘들더니, 

최근엔 Drive-Through 검사소가 생기는 등 많이 개선되고 있다. 


(핼리팩스 의료진의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 사진, 출처:구글이미지)




마스크

초기엔 남편이 Kent(페인트 및 공사자재 파는 곳)에서 제일 싼 인부용 마스크를 겨우 사 왔고,  

나머진 KN으로 시작하는 중국산을 월마트에서 구입했다.


마스크는 환자가 껴야 하고, 아프지 않은 내가 보호 차원에서 써야 한다는 인식이 없다. 

마스크를 낄 정도면 차라리 집에만 있어라 하는 게 이곳의 정서다. 

정부가 처음엔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은

이미 시작된 생필품 사재기에 부채질하는 격이어서 그렇다는 해석도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정부가 마스크 쓰기를 권장했고 지금은 많이 쓰고 있다. 

기능이 좋지 않은 건데 비싼 데다 구하기도 힘들어서 

일부는 천으로 만들기도 하고, 일부는 그냥 쓰지 않는 쪽을 택한다.     



동선 공개

예상했지만 한국처럼 확진자의 자세한 동선 공개는 하지 않았다. 

일단은 사생활 침해라는 문화가 강해서 그렇고, 일일이 추적할 시스템도 없어 보인다. 

**택시 **일에 탄 사람.

**피자집 **일에 방문한 사람을 찾는 공고가 뜨는 정도이다. 

일부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는데, 이게 전부다.    



벌금

폐쇄한 공원, 해변 입장 시 500에서 1.000불의 벌금을 내야한다.

(최근에 해제되었지만 아직 운동장, 체육시설은 금지다.)

5명 이상 사람들이 모였을 경우도 

개인당 1.000불. 비즈니스는 7.500불의 벌금을 내야한다.


(운동장 폐쇄  사진출처:구글이미지)



캐나다가 그나마 잘한 건

한국처럼 빠른 선별검사와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으니 

국경을 닫아서 가능성 있는 환자 유입을 최소화한 것,

사태가 터지고 거의 한 달도 안돼서 

막대한 예산을 국민에게 즉시 지급한 점이다.

공산주의 느낌 날정도의 

강력한 영업중단, 사회적 거리 유지, 벌금 부과 등의 정책에 

대다수의 시민들이 협조한 데에는 

이러한 정부의 발 빠른 정책에 호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불만의 목소리는 여기도 있다.

초기 코노나 대응이 느렸고, 

지금도 관련 물품, 인력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보고 있으면,

정말 소중한 정부 지원금의 일부는

마스크를 좀 더 공급하고, 

의료인력을 보충하여 

충분한 검사와 치료가 가능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바이러스와 전쟁속에서

아이러니하게

의사만나기가 더 힘들어진 

지금 상황이 

일부 건강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불안을 더 가중시켰다.


그래도

워낙 잘 참고, 기다림에 도사인 캐나다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없다는 어리석은 데모하지 않고

특유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잘 견뎌내고 있다.

한국이 얼마나 잘 대처했는지 아는 나로선

캐나다의 상황이 비교가 되어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들처럼 최대한 침착하게 협조하고 있다.


전 세계가 함께 재난영화를 찍고 있는 듯하다. 

제발 이 사태가 건강히 잘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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