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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쌤 Apr 23. 2020

3) 3월 입국, 5월 취업, 9월 둘째 무상교육?

처음 계획은 나 혼자 떠나는 거였다. 

6학년에 올라가는 둘째도, 한국에서 대학 가려던 큰애도 일단 한국에 두고, 내가 가서 다 자리 잡고 부를 계획이었다. 

취업, 집 구하기, 애들 학교 알아보기 모두 다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3월 구직활동

4월 취업 결정

6월까진 합법적으로 일 시작 

둘째가 여름에 입국, 9월 캐나다 신학기부터 무상교육 

(무상교육이 아닐 경우 공립학교여도 한 달에 850 여불(74만 원)을 내야 한다.)


"이번에 (2014.3월) 엄마랑 갈래? 아님 엄마 정착 좀 하고 여름에 올래?"

하는 나의 질문에 둘째는 정말 머리가 복잡했을 것 같다. 

지금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제 막 6학년에 올라가야 하는 시점에서 유학이라고는 아무 욕심도 없던, 그냥 단짝 친구와 학교, 학원 다니며 노는 게 좋았던 사춘기 딸이었으니.

하루아침에 ‘엄마 아빠 헤어질 건데, 엄마야 아빠야? 결정해!’ 하는 질문이나 같았을 것 같다. 

딸은 마지못해 나와 같이 가는 것을 선택했다. 

9월에 입학하는 걸로 일단 교육비를 내고 입학허가서를 받아두고, 내가 취업비자를 받으면 이미 낸 학비는 환불받을 계획이었다. 

아이를 9월 전까지 놀리려고 했던 이유는 두 가지; 

-계획에 없던 둘째 학비까지 준비하기에는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어서

-한국 6학년 시작한 딸이 캐나다 6학년 2학기에 들어가는 게 애매해서였다. 

새 학기에 무상교육으로 6학년을 시작하자는 게 내 묘안이었다. 

첫째도 원래는 한국에서 대학을 갈 생각이었으나, 조건부 입학(사설 어학원에서 일정 레벨의 영어 공부가 되면 대학 입학에 필요한 영어 공인 성적과 동일하게 인정해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시작레벨을 잘 받고 기간내에 공부가 잘 끝난다면,  그걸로 9월  입학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갑자기 두 딸의 학생비자 준비가 결정되고, 그때부터 수많은 서류 준비, 건강검진, 주정부 이민에 대비한 IELTS 시험공부가  시작되었다. 

큰딸은 2월 20일경 먼저 떠났다. 

하루라도 빨리 학원을 시작해야 날짜 안에 조건부 입학 조건을 충족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캐나다 드림의 첫 주자! 

홈스테이 할머니께서 도착하자마자 김치에 밥을 준비해주셨다고 감동의 사진을 보내왔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잔병치레를 많이 한 큰 아이의 건강이 걱정되어서 인사한다는 명목으로 통화하며, 애완동물이 있는지, 섬유유연제는 쓰는지 하는 세세한 질문을 해도 친절히 답변해 주셨다. 

거의 매일 스카이프를 했었는데, 딸은 ‘엄마만 오면 완벽해!’ 하면서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주며 울먹였다.

그래서 나는 ‘나를 많이 기다리는구나’라고 착각하며, 나의 출발 날짜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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