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용 정보는 나랑 상관이 없다고요?
예전에 소프트웨어 특화 고등학교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이 모두 거절하고 저한테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저도 나름 몸값이 있는데, 수당이 너무 적었습니다. 선생님께 못하겠다고 했는데, 올 사람이 없다고 간곡히 요청을 하셨습니다. 미래의 소프트웨어 강국을 만들 학생들을 위해서 특강을 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미래의 유망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뭔지 물어봤습니다. 제가 아는 방법은 회사의 구인 사이트에서 확인합니다. 아래 그림 왼쪽은 테슬라의 구인 사이트입니다. 업무는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하고, 코딩해서, 디버깅을 하고 사용하는 언어는 C++, Python입니다. C++은 1985년에 세상에 나왔는데 현재까지 쓰고 있습니다. 미래에도 사용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Python은 인공 지능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기가 많아진 언어입니다. 머신러닝에 사용되는 라이브러리가 Python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역시 미래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담으로 Computational Geometry는 제가 반지 만들 때 사용하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오른쪽 그림은 애플의 구인 사이트입니다. 멋진 구도의 사진, 그리고 대뜸, 당신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화면 아래 시작하기 링크를 클릭하면 이력서를 등록하라고 합니다. 채용 정보조차 비밀인가 봅니다. 그리고 내 정보를 줘야 합니다. 테슬라는 누구나 채용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공개했고, 애플은 정보를 바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채용공고로 회사의 특성을 조금 엿볼 수 있고, 정보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선도적인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 직무내용, 기업문화를 조금 알 수 있습니다.
테슬라, 애플 구인 공고
다른 질문은 프로그래머가 어떤 직업과 비슷한가 물어봤습니다. 제 대답은 요리사, 소설가, 화가, 건축가처럼 모든 창조적인 직업은 연관이 있다고 했습니다. 구상을 해서(design), 만들고(code), 개선(debug) 작업을 모두 조금씩 하고 있기 때문이죠. 프로그래머는 특별한 코딩 언어를 사용하고, 요리사는 재료, 소설가는 글, 화가는 물감, 건축가는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차이뿐입니다.
코딩을 잘하려면 뭘 더 공부해야 되는지도 물어봤습니다. 꼭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수학을 공부하면 좋다고 했습니다. 수학을 몰라도 코딩 잘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수학을 알면 다른 언어를 아는 거와 비슷합니다.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많은 창작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래서 아래 동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수학을 가득 써서 만든 게임입니다. 직선, 평면, 직선과 면 교차, 미사일 이동, 비행기에 중력 가속도를 활용했는데 모두 수학과 연관이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자던 학생들도 모두 일어나서 감탄을 했습니다. 수학 공부하라는 말보다 백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던 시절 만들었는데, 그 뒤로 후속 개발이 없습니다. 걸리버 여행기를 접목한 이야기로 게임의 세계관을 확장할 당찬 계획이 있었는데 그놈의 체력 부족으로 잠정 중단했습니다. 게임에 나오는 비행기는 다른 작가분의 모델을 따라 했습니다. 제 아이디어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