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비집고 자란 안도
참으로 남 앞에 서는 게 싫고, 지금도 싫은데, 안 해 본걸 한번 해 보고 싶어 졌습니다. 온라인 사진 수업을 만들었습니다. 하다가 안되면 그만 둘 생각도 했습니다. 첫 번째 만든 강의 영상에서 가족들이 제 목소리를 듣고 놀리면서, 너무 재미있어해서 오기가 생겼습니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마음 굳게 먹고 잠 줄여 가면서 완성했습니다. 강의를 만들기 전에 저와 사뭇 다르게 많이 성장한 게 느껴집니다. 그 감정을 기록했습니다.
소득
예 맞습니다. 돈 벌고 싶어서 강의 개설했습니다. 강의가 더 잘되면 회사 안 나가도 돼서 좋고, 브랜딩, 자기 계발, 성장보다 추가적인 소득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크든 작든 돈은 벌리는 걸 확인했습니다. 안사람이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버는 돈은 벌이라고 잘 안쳐주는데 강의 소득은 벌이로 인정해 줬습니다. 그 이유가 안면이 없는 사람이 저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고 해서 그 가치를 쳐 줬습니다. 뭐 말이 됩니다.
안정
레고 살 수 있는 정도의 작은 돈이지만 심리적 안정감이 생각보다 큽니다. 월급 외에 소득이 들어오는 경험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분명히 있습니다. 문득 찾아오는 심리적 불안의 틈새를 비집고 좀 더 자주 신나는 기분과 근거 있는 안도감이 나타납니다. 참 반갑고 즐거운 감정입니다.
재활용
배운 걸 활용합니다. 회사 다닐 때 그렇게 자주 했던 PPT 디자인도 쓸모가 있습니다. 강의 표지와 내용을 만드는데 요긴하게 쓰입니다. 강의 주제별 표지에 멋진 폰트와 도형이 추가되면 좀 더 강의가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내용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수업을 듣기 전에 마주하는 깔끔한 디자인은 분명 신뢰감을 줍니다.
글쓰기
글을 써야 됩니다. 글쓰기도 핵심입니다. 브런치를 떠나 있었지만 이전보다 더 열심히 글을 썼습니다. 강의 개설의 출발점은 전자책 쓰기였습니다. 예전에 완성했던 전자책을 기반으로 강의를 만들었습니다. 강의 영상을 위한 글쓰기는 대본이었습니다. 수업을 듣고 수강생들이 보정한 사진을 올리면 사진이 주는 느낌을 글로 적어야 합니다. 그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달아 주면서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사물을 묘사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글쓰기로 시작해서 글쓰기로 끝납니다.
자기 주도
내가 주도가 되어서 모든 걸 결정합니다. 결정을 내려 보는 건 좋은 경험입니다. 틀려도 됩니다. 내가 스스로 판단해서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면 사람이 주체적으로 변합니다. 누군가의 지시가 아닌 내가 직접 일을 추진하는 적극적인 사람이 됩니다.
가지 치기
다음 수업 개설에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저에게 이게 가장 큰 소득입니다. 요즘 너무 많은 강의 사이트를 보고 수업을 개설한 강사님들을 보면 부러웠습니다. 온라인에 상가를 연거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상가 주인이 된 겁니다. 저도 한 1년 정도 다른 사람 강의만 듣고 시도를 할 생각을 못 했습니다. 내가 뭐라고 강의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이제 첫 번째 강의 개설을 마치고 계속해서 다음 강의를 시도하겠습니다. 브런치 작가 지원할 때 제가 적었던 콘텐츠로 말입니다.
영상 편집
영상 편집에 관한 노하우가 쌓입니다. 전문가가 들으면 웃고 지나가겠지만 강의를 만들 정도의 영상 편집은 확실히 배웠습니다.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빨라지고 익숙해집니다. 많은 기술과 기능이 필요 없습니다. 빠르고 효과적인 영상 편집 기술만 알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대세는 동영상입니다. 동영상을 만드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은 이제 알았습니다.
소통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듣게 됩니다. 수강생이 수시로 말을 걸어옵니다.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가진 분들의 말과 의견을 듣고 소통해야 합니다. 항상 만나는 사람이 아닌 새로운 시각을 가진 분들과 글로 얘기하면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고맙게도 너무 친절하고 좋은 수강생 분들만 만났습니다. 항상 뭔가 더 주기 위해서 고민했습니다. 저 보다 훨씬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 주길 기원했습니다.
콘텐츠
나만의 콘텐츠가 생겼습니다. 콘텐츠가 전부인 시대라고 하는데 저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아직 콘텐츠의 위력을 저는 잘 모릅니다. 브런치에 글 쓰는 게 브랜딩 가치를 올린다고는 하는데 사실 실감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정부과제 기획, 제안, 발표, PPT 디자인, 사진 보정, 전자책 빠르게 쓰는 법, 쉽고 빠른 영상 편집 방법, 반지 제작, 강의 개설 컨설팅 관련 제안 환영합니다. 잡다하게 다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했던 일이 모두 연관되어 각각의 분야에 도움이 돼서 잘하게 됐습니다. ^.^
신난다
정말 열심히 하고 과제도 잘하는 수강생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게 신나고 즐겁습니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 확실하지 않은데 제가 만든 강의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발전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 기분은 가치를 메길 수 없습니다. 이건 한번 경험해 보세요. 꼭 추천드립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방법과 좋은 경험을 안사람에게 알려주고, 한번 해봤으면 하는데 본인은 콘텐츠가 없다고 합니다. 제가 옆에서 보면 너무나 많은 콘텐츠를 가졌는데 그냥 안 하려고 합니다. 아쉽습니다. 덕분에 제가 빠른 은퇴를, 아닙니다. 더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