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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time Oct 27. 2021

사진 수업 회고

뭐라도 하면 뭔가 된다

처음에 사진 수업 구상해서 목차 정하고 내용 적고, 삼각대를 하나 구입해서 강의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걸 누가 들을까 싶기고 했는데 강의를 개설하고 나서 첫 수강생이 나왔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그 뒤로 6개월이 지났습니다. 좋아요는 260개, 총 누적 수강생은 58명입니다. 465개의 미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후기는 22분이 써 주셨고 누적 평균 별 5개를 받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남보다 먼저 수업을 개설해야 되는 이유도 알았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다른 수업을 듣고 얻은 포인트로 수업 듣기가 가능했습니다. 무료로 수업을 듣는 분도 있었습니다. 남 좋은 일만 해준 거 같기도 해서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고작해야 일주일에 1명 정도 신청하는데 한 번에 5명이 등록한 적도 있었습니다. 사진을 개설한 플랫폼에 이유를 물어봤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사이트의 불편한 점을 이야기해도 작업 중이라고만 합니다. 답답한 게 한 두 개가 아니지만 온라인상에서 남의 상가에 더부살이하는 셈이라 제가 할게 별로 없습니다.


나중에 보니 사진 수업을 들은 분이 다른 분에게 추천도 해 주셨고, 인스타그램에 후기 사진도 올려주셨습니다. 운 좋게 노출이 많이 돼서 수강생이 몰렸나 추측해봅니다. 이게 바이럴 마케팅인가요.


성별, 연령대를 대략 추정해 보면 애기 있는 주부님들이 많이 들으십니다. 사진도 잘 찍고 싶고, 찍은 사진 보정도 잘하고 싶어 하시더군요. 육아로 힘든데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존경스럽습니다. 수업 초반에는 남자 수강생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남자는 없어졌습니다. 완강하는 분도 50%가 안됩니다. 꾸준히 하는 것은 역시 어렵습니다.


수강생에게 칭찬을 많이 합니다. 사진 보정 후 격려의 댓글을 달면 많이 좋아하십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기분은 역시 좋습니다. 물론, 냉정한 비판도 합니다. 이유 없는 칭찬도 안 합니다. 처음보다 보정 실력이 많이 발전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이유는 역시 꾸준함입니다. 모든 강의를 다시 듣고 미션도 여러번 반복해서 하신 수강생들은 분명 성장해서 졸업하십니다.


음, 궁금하실 거 같은데, 강의를 통해서 아이패드를 사고 남을 정도는 벌었습니다. 안사람에게 제가 번 돈을 말해주니 많이 놀랍니다. 실수했습니다. 강의 준비하는 동안 자기가 애들을 잘 "방어"해 줬 다면서 지분 50% 요구했습니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뭐 지분 나눠줘야죠, 제가 별수 있습니까. 이번 생에 아이패드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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