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수업
메일을 한통 받았습니다. 무료로 인공 지능 관련 수업을 듣게 해 준답니다. 사기 같기도 한데,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했습니다. 검색해 보니 공식 사이트도 있고 이미 여러 번 수업을 진행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https://ai.koipa.or.kr
제가 만드는 반지에 추천 시스템을 붙이고 싶어서 평소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았는데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문제는 중급 과정이었습니다. 초급을 들어야 하는데 중급을 들을 수준이 되는지 몰랐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주중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매일 들어야 합니다. 퇴근하면 8시인데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마침 주말 수업이 있는데 토, 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좌절입니다. 무료인데 엄두가 안 납니다. 저는 일주일 내 일을 해야 되는 셈입니다.
최근 일로 퇴사를 생각하고 일단 주말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심사를 거쳐서 선발하는데 안될 거고, 퇴사하면 주중에 자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좀 더 다녀야 할거 같고, 교육생으로 선정도 되었습니다. 첫날 정말 황당한 수업을 듣고 교육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수업에서 인공지능보다 인간지능 얘기만 8시간 내 들었습니다.
하루만 더 들어 보기로 했는데, 글세 강사님이 바뀌었습니다. 인생 강사님을 만났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바로 실력이 느는 게 느껴지는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2주째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강의도 듣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주말에 제가 시간을 얼마나 낭비했는지도 알게 됐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퇴사를 생각하고 했던 일들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퇴사 후 계획도 세우고 좋은 수업도 듣고 주말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언제가 무리에서 나와 홀로 날아야 하는 때가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