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편 2

골목길 카페 앞에서

by 조 용범

목덜미에 겨울 내려앉으면

한 두 번씩 들르던 것이 어느덧 몇 년인데

골목은 여전히 그 날처럼 고요하다

그래서 자꾸 오게 되는지도 모르지

덕수궁 뒷길 돌아 굽이굽이 걷다가

커피 한 잔 생각나면

큰길 건너 여기서 보자고 하던.

위스키 섞인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서로 낄낄대면서 어느 중량급 선수의

바디 블로우와도 같은 그것을 느끼며

어떻게 지내었냐 묻곤 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퇴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