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에 겨울 내려앉으면
한 두 번씩 들르던 것이 어느덧 몇 년인데
골목은 여전히 그 날처럼 고요하다
그래서 자꾸 오게 되는지도 모르지
덕수궁 뒷길 돌아 굽이굽이 걷다가
커피 한 잔 생각나면
큰길 건너 여기서 보자고 하던.
위스키 섞인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서로 낄낄대면서 어느 중량급 선수의
바디 블로우와도 같은 그것을 느끼며
어떻게 지내었냐 묻곤 했었다
영화 연출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포토그래퍼로 일합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항해사 시절 구입하신 Canon AE-1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