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이어진 사랑의 결실

by 조 용범

그가 부엌에서 젖병 닦는 뒷모습을 보았을 때

결혼식날 보았던 그녀의 부른 배가

다시 처녀 때만큼 날씬해졌을 때

이제는 셋이 함께 있는 마법 같은

행복의 순간을 보았을 때

신비로웠다.


엄지 손가락만 한 그 발을 만지자

아직 아무것도 거치지 않은 그 눈으로

천천히 나를 응시한다

어서 내 눈높이만큼 자라서 여름엔 대양으로

겨울에는 사냥터로 떠나자는 우스갯소리를 하였다

모두는 웃었고 아직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속에서

나 좀 보라는 듯 손 발을 한 껏 흔든다


유일무이한 믿음의 결실인 신 비를 만났던 오후는

참 햇볕이 좋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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