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스리랑카의 해변에서

by 조 용범

그 해변에서 아무것도 갖지 않은 아이들을 만났다-공 하나와 온전치 않은 나무 판자로 크리켓을 하는.

그러다 한 아이가 나에게 물을 나누어 주었는데, 주변에 가게도 없는 상황에서 그것은 아주 귀한 것이었다. 물로 가득한 바다가 바로 앞에 있었지만 마셔서는 안되었다. 짠 바닷물을 마신다면 인간의 몸은 전 보다 더 많은 수분을 요구하게 되기에, 당장의 목마름을 해결하려다 끝내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아무 곳에나 자신을 던진다면, 역시 점점 더 곤란해질 뿐이다.

컵을 내려놓고 이마의 땀을 닦을 무렵, 때마침 그 아이가 공을 쳤고 모두는 백사장으로 달렸다. 마실 수 없는 바닷물이지만, 놀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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