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록하기, 그게 무엇이든 - 3일 차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할 수 있나요?
요즘 부쩍 신경 쓰고 있는 것은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하는 것이다. 음악 들으며 밥을 먹거나, 양치하면서 폰을 보거나하는 일이 일상이 되다 보니, 하루에 대한 감상이 온전하게 남질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동도 작고, 재미있는 쇼츠 하나를 봐도 그걸 친구에게 전해주기도 어렵다. 분명 어떤 부분이 재미있어서 깔깔거리며 웃었는데 이 웃음 포인트가 뭐였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는단 말이야... 이렇게 조각난 집중력으로 살다가 정말 바보가 되어버리면 어쩌나, 심히 걱정된다.
그래서 최근 시작한 챌린지가 바로,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기'이다. 밥을 먹을 땐 밥을 먹는다. 음악도 듣지 않고,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보지 않고 온전하게 내 앞에 놓인 밥과 밥을 씹고 있는 나뿐이다. 오늘은 퇴근하고 할 일이 조금 남아서 회사 휴게실에서 닭가슴살 하나를 데워서 저녁으로 먹었다. 자리에 앉아 데워진 닭가슴살을 한번 보고, 소금에 톡톡 찍어서 먹고 입에 넣으며 씹는다. 허전한 귓가에 말소리가 맴돈다. 다른 사람들이 밥을 먹으며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왜 저들은 지금 집에 안 가고 여기 있을까.. 생각하다가 다시 닭가슴살로 돌아온다.
'약간 닭비린내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스 닭이 아니라 오리지널 맛은 처음인데 싶어서 새롭기도 하다. 닭가슴살 100%가 아니라 닭가슴살 팝콘 형태의 가공육이다 보니 이것도 그다지 건강한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근데 나는 왜 굳이 이걸 샀지?'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로 했는데 밥을 먹으면서 이렇게 여러 생각을 해도 괜찮나?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언젠가 광수님이 정유미 님과 찍었던 드라마 <라이브>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경찰 준비생인 광수가 학원 옥상에서 밥을 먹는다. 밥을 먹는 동시에 책을 놓지 못하는 다른 시험 준비생들을 보며 광수가 말한다. "밥 먹을 때 밥만 먹어야, 공부할 때 공부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