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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다이어리 _ 해방감 : 마음이 만약 하늘이라면

"깨달음과 재선언을 계속하며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

by 프리여니v
날짜 : 2025. 06. 09 ❘ 요일 : 월요일
날씨 : 약간 흐림 & 맑음 ❘ 활동성 : 활기참




오늘을 한 줄로 제목 붙인다면?
만약 마음이 하늘이고,
감정이 구름이라면



오늘 어떤 일이 있었나요?

새벽에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금세 해도 길어지고, 날도 더워졌다. 이른 새벽이어도 쌀쌀한 편은 아니었다. 티 하나에 반바지. 이렇게 입고 돌아다녀도 전혀 춥지 않은 딱 적당한 날씨였다.


강아지들은 신이 났다. 언제나 무어나 그렇게도 좋은지. 연신 코를 킁킁 박고 냄새 맡기에 열중이다. 햇별 양은 특히 똥을 좋아한다. 생김새는 도도 그 자체인데, 똥 먹는 강아지라니, 참 웃기다. 달봉 양은 빠릿빠릿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시골 똥강아지라 그런지 역시 산 타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다.



최근 엄청나게 올라오는 인정욕구로 마음이 힘들어 이 전에 다이어리도 썼다. 글 쓰는 일로 나아가고는 싶은데, 방법도 허술한 것 같고, 열심히 해도 좀체 기회가 오지 않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 그렇게 괴로운 시간 동안 계속 내 감정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되고 싶은 모습이 뭘까?" 근원으로 다시 돌아간 시간이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를 그 감정과 함께 하고 나니 점차 해방감이 들었다. 이 해방감은 한 번에 오지는 않았다. 처음엔 오롯한 인정욕구-현실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괴로웠고, 그다음엔 왜 질문-해답 찾는 과정에서 감정이 들쭉날쭉했다. 하루는 "괜찮아, 나 지금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하루는 "아니 난 아직 부족해.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안 되는 거야?" 하는 생각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쳤다.


그런데 지금은 그 감정이 전부 해소되고 풀어진 느낌이 들었다. 만약 마음이라는 하늘 위에 감정이라는 구름 떠 있다면, 그 구름이 비 내리기 전의 회색 비구름으로 응축되어 있다가, 비가 내린 뒤, 맑게 개어 청량하게 풀어진 구름이 된 것 같았다. 지금은 평온함 그 자체가 되었다. 그리고 마음속 결론이 났다.



마음속 나의 결론

"난 그래도 써야 해. 쓰는 순간이 가장 즐거운 걸."

"난 나만의 색을 내는 작가, 내가 그렇게 부른다면 난 작가야."

"그동안 내 인생표를 들여다보니, 그동안 난 줄곧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선택만을 해왔어. 이제는 '내 마음 우선권'을 가진 선택을 하자."

"감정은 방출할 시간이 충분히 필요해(오래 걸릴 수도 있음)."

"대신 적극적으로 인정해 주고 보듬어 준다면, 그 시간은 조금 더 줄일 수 있고, 한번 해방된 감정은 더 이상 날 괴롭게 하지 않아."




그 일과 마주한 나의 감정은 어땠나요?
(복수 선택 가능)

☐ 기쁨 ☐ 평온 ☐ 슬픔 ☐ 분노 ☐ 불안

☐ 혼란 ☐ 충만 ☐ 지루함 ☐ 두려움

☐ 기타 : 충분한 혼란 후 평온**




감정을 내 식대로 표현한다면?
(색, 캐릭터, 물건 등 무엇이든 좋아요)


하얀 바람에 잔잔하게 흩날리는 나뭇잎




그 감정을 토닥여 준다면,
뭐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요?


오, 감정에게도, 한껏 고양된 생각에 엮인 감정을 바꾸고 풀어낼 시간이 필요하구나. 이번에 제대로 깨달아.




이 감정을 유지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확실히 이 감정을 통하여 나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맞았다. 만약 이 감정이 내 안에 없었다면, 난 그냥저냥 아무렇게나 생각 없이 살지 않았을까? 나를 더 깊이 돌아보고, 어디로 나아가고 싶은지 설계하고 성찰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이 감정을 바꾸고 싶다면,
어떤 감정으로 바꾸고 싶은가요?


해방되어 평온함으로 바뀐 이 감정이 지금은 좋다. 즐길 테다! 이전까지 조급함도 있고, 뭔가 계속 붕 뜬 듯 불편했는데, 오늘은 전부 설렜다. 상황과 상관없이 그냥 지금이 설렜다. 야호!



감정을 돌보고 있는
오늘의 나에게 보내는 한 마디


마음은 들여다볼수록 요령도 생기고, 더 세세하게 볼 안목이 생긴다. 또 글로 이 다이어리를 쓰니 굉장히 구체화되면서 이전보다 방향이 더 잘 잡힌다. 방법도 모르고, 왜 그런지도 몰랐던 이전과는 다르게 확실히 시간도 덜 걸린다. 옛날에는 글을 써야 이유를 조금 알겠고, 무기력하게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할 만큼 이유 없이 계속 울적하고 그랬다.


대신 감정에게도 그 감정을 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번을 계기로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걸 잘 풀어내면, 감정은 더 이상 마음에 남지 않고, 이전의 내가 왜 그렇게 괴로웠나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 마음 정화, 마음 비움 이야기들 많이 하는데, 그것이 왜 중요한지 이번에 더욱 깨닫는다. 무튼 감정 꾸준히 돌보는 나, 맘껏 칭찬해 줄 테다:)



+Too Much Information 생각 정리

① 오늘 혹시 유독 빠져드는 생각이 있나요?

② 그 생각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나요?

③ 그 생각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④ 그 생각을 유지하고 싶다면 왜인가요?

⑤ 그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어떻게 바꾸고 싶나요?




당신도 혹시 오늘 어떤 감정에 전전긍긍 괴로운가요?

괴로운 심정, 나쁜 게 아니에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감정이 말하고 있어요. “너 뭐가 되고 싶어?” 그 이야기 조금만 더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우리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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