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적이 있을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혹은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한 거지?’라고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직장 생활을 할 때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거울 속에 갇혀 살았다. 오늘 내 허리는 더 날씬해져 있는지, 몸에 살이 더 붙은 것은 아닌지 배에 힘을 가득 싣고는 거울 앞에서 한참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어디서든 나보다 날씬한 이는 늘 넘쳐났고, 나는 또 주눅이 들어 저녁을 굶고는 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자연에게서 배운 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기 전에 알지 못하던
어떤 분명하고 성스러운 약이 있어
오직 감각뿐이던 내게 분별력이 생겨
신이 그러하듯 사려 깊고 신중해진다.
퇴사 후 어느 날, 직장 생활을 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거울 앞에 선 내 얼굴과 몸을 한참 바라보다 문득, 어떤 분별력이 내게 생겼다. 그것은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었고 어떤 빛이 보인 것도 아닌, 오직 순간적으로 일어난 ‘알아차림’이었다. 나는 그때 내가 내 몸을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 단지 그것을 알아차렸다.
‘못난이야. 왜 이렇게 뚱뚱하고 못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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