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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전에도 했던 질문,
사랑만으로 충분할까?

《마농 레스코》 by 아베 프레보

by 프렌치 북스토어

열정은 때로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하지만, 동시에 지옥의 나락으로 밀어 넣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을 걸고 달려가는 인간의 모순적 본성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사랑은 본래 뜨겁고 맹목적이어야 하는 것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가슴 뛰는 열정을 꿈꾸지만, 그 끝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황홀한 기쁨과 동시에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가져오기도 한다.


프랑스 고전 아베 프레보(Abbé Prévost, 본명 : Antoine François Prévost)의 《마농 레스코(Manon Lescaut)》는 이러한 이중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한 남자가 사랑에 눈이 멀어 모든 것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순수한 열정과 어리석은 집착, 낭만과 비극이 교차하는 이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그러나 소설은 단순한 러브스토리에 그치지 않는다. 작품 속에는 18세기 프랑스 사회의 계급 구조와 도덕적 가치관, 그리고 사랑과 욕망이 충돌하는 시대적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기도 한 것이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순수하고 애달픈 로맨스로, 또 다른 누군가는 탐욕과 타락으로 치닫는 비극으로 읽는다. 해석은 각기 다를지라도, 작품이 던지는 경고는 동일하다. 사랑을 삶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 순간, 우리는 그것에 사로잡혀 끝없는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




Editis_Local.42239_NOTER_CREDIT_cf_mail.jpg "마농과 데 그리외의 만남", 유진 라미(Eugène Lami), 1731년작, 프랑스 국립도서관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내부는 불안했던 18세기 프랑스


루이 15세가 통치하던 18세기 프랑스는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불안이 가득했다. 귀족들은 사치와 쾌락에 빠져 있었고, 왕실과 상류층의 방탕한 생활은 대중들의 분노를 샀다. 그들의 불만은 단순한 시기심이 아니었다. 프랑스 사회는 극심한 빈부격차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고, 성장하는 부르주아 계층이 경제적 부를 축적했음에도 대중들은 정치적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도박과 사기, 심지어 매춘에까지 내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사랑은 누구에게는 순수한 감정이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요즘과는 다르게 18세기 프랑스에서 결혼은 사랑보다는 가문의 이익을 위한 계약에 가까웠다. 귀족과 부유한 가문에서는 부모가 결정한 상대와 혼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낭만적 사랑은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행동처럼 받아들여졌다. 오직 문학 속에서나 등장하는 이상적인 개념정도로 생각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분과 도덕의 벽을 넘어 사랑을 성취하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화제가 되었다. 특히 행복한 결말을 맺는 러브 스토리는 더욱 각광받았다. 하지만 《마농 레스코》는 이러한 낭만을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이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무너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Les_salons_au_XVIIIe_siècle_-_Histoire_Image.jpg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에서", 아니세트 찰스 가브리엘 레모니에, 1812년작, 말메종 성, 프랑스




이상적 사랑 대신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서사는 18세기 계몽주의의 확산과 맞물려 있다. 기존의 질서에 대한 비판이 활발해지면서, 볼테르, 루소, 디드로와 같은 계몽사상가들은 왕권과 성직자의 권위를 의심하고 인간의 자유와 감정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소설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프랑스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어두운 도시와
위험한 사랑




특히 소설 속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은 당시 프랑스의 어두운 현실과 맞닿아 있다. 화려함으로 가득 찬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도 어둠은 짙게 깔려 있었고,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곧 냉혹한 현실과 마주해야만 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빈곤층은 급증했고, 범죄와 부정이 만연했다.




9782401086289.jpg 소설 《마농 레스코》, 원제 Manon Lescaut, 프랑스어



줄거리 요약


소설은 데 그리외가 포르트-로얄 수도원에서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한때 격정적인 사랑에 빠졌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데 그리외는 아미앵에서 마농 레스코라는 아름다운 소녀를 처음 만나게 된다. 마농은 가족의 뜻에 따라 수녀원으로 들어가는 길이었지만,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이 만남은 운명처럼 보였고, 결국 그들은 뜨거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에 눈이 먼 데 그리외는 마농을 수녀원에서 빼내어 함께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이들의 도피는 자유로운 사랑의 시작이었지만, 동시에 앞으로 닥칠 고난의 서막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두 사람의 사랑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았다. 가문의 반대와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도 데 그리외는 마농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가족과의 연을 끊고,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를 한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점점 커져갔다. 가문의 지원을 받지 못한 데 그리외는 점차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고, 생활은 궁핍해졌다.


더욱이 마농은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했다. 그녀는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물질적인 풍요를 원했다. 데 그리외는 그녀를 위해 어떻게든 현실을 극복하려 하지만, 사랑과 욕망이 뒤엉킨 이들의 운명은 점차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The_Burial_of_Manon_Lescaut_by_Pascal_Dagnan-Bouveret.png "마농 레스코의 매장", 파스칼 다냥-부베레, 1878년작




마농은 결국 현실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다. 그녀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남성들에게 의지하게 되고, 때로는 데 그리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계속해서 흔들린다. 마농의 이러한 모습은 데 그리외에게 깊은 절망을 안겨주었지만, 그는 마농을 향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데 그리외는 모든 것을 감내하며 오직 그녀가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다.


결국, 이들의 방황은 파국으로 치닫고,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신대륙(현재 미국) 루이지애나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비록 강제적인 이주였지만, 데 그리외는 이를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로 받아들였다. 그는 신대륙에서 마농과 함께 다시 출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불행은 그곳에서도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루이지애나에서도 마농은 또다시 현실의 유혹에 흔들린다. 그녀는 마을 추장의 조카와 관계를 맺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데 그리외는 격분하여 결투 끝에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그들은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결국 황량한 사막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그곳에서 맞이한 것은 자유가 아닌 혹독한 현실이었다. 먹을 것도, 피할 곳도 없는 사막에서 마농은 추위와 굶주림에 점점 쇠약해져 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데 그리외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다. 사랑과 욕망, 희망과 절망이 얽힌 그들의 길고도 고통스러운 여정은 그렇게 사막 한가운데에서 끝을 맺는다.




"마농 레스코를 읽는 아베 프레보스트", 조셉 카로, 1856년작




금지된 사랑과 가혹한 현실


데 그리외와 마농의 이야기는 신분 체계가 견고한 사회에서 사랑과 열정이 얼마나 위험한 모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8세기 프랑스에서는 연애와 결혼조차도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가문의 이익과 경제적 조건에 의해 좌우되었다. 특히 전통적인 질서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냉혹한 배척을 받기 마련이었다. 그런 점에서 데 그리외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마농과의 사랑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감정적 충동이 아니라,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길을 택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이 초래한 극단적인 결과는, 당시 사회 구조가 개인의 일탈을 얼마나 가혹하게 처벌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마농이 끊임없이 물질적 안락함을 추구하는 모습은 18세기 프랑스 사회의 계층 간 불평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귀족층은 사치와 향락을 누리며 경제력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거나 확대해 나갔다. 반면, 하층민들은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마농의 욕망은 단순한 허영심이 아니라, 신분 상승과 생존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맞물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농은 안정된 생활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화려한 삶을 꿈꿨고, 이를 위해 후원자를 찾아다니며 끊임없이 선택을 바꾸었다. 때로는 사랑을 이용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지만, 이는 단순한 배신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당시 여성들은 경제적 자립이 어려웠고, 사회적 권리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사랑이 곧 생존의 수단이 되었다. 마농이 보여주는 갈등과 욕망은 단순한 개인적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현실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였다고도 할 수 있다.




91260@2x.jpg "마농 레스토", 라팔 올빈스키




18세기 프랑스에서 도착한

현실적 조언


마농이 보이는 태도는 단순한 변덕이나 욕심으로 치부하기에는 복잡하고도 깊은 내면적 갈등을 담고 있다. 그녀는 데 그리외를 통해 헌신적인 사랑을 경험하면서도, 동시에 물질적 풍요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중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이러한 모순은 단순히 성격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녀가 처한 사회적 현실과 맞물려 있다.


마농에게 데 그리외는 진실한 사랑과 정서적 만족을 제공하는 존재였다. 그는 언제나 그녀를 지켜주며 변함없는 애정을 쏟았고, 마농 또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며 깊은 애정을 느꼈다. 데 그리외는 마농에게 연인이자 보호자와 같은 존재였고, 그녀가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마농은 사랑만으로 완전한 만족을 얻지 못했다.


그녀의 내면적 갈등은 불안정한 사회적 현실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여성은 독립적인 삶을 꾸리기 어려웠으며, 경제적으로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속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마농이 안정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남성을 찾으려 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생존 전략이기도 했다. 사랑과 안정된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그녀의 모습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마농은 데 그리외를 사랑했지만, 사랑만으로는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부유한 남성들의 구애를 거절하지 못한 이유 역시 단순한 물질적 탐욕이 아니라,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고자 하는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마농에게 사랑은 중요한 감정이었지만, 기본적인 생존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현실과 타협하며 스스로를 설득한다. 사랑하지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Voici_l'homme_que_j'aime_—_Manon_Lescaut.png 소설 속 일러스트, 구애를 거절하는 마농의 모습, 자크 장 파스키에, 1753년




데 그리외와 마농의 비극에는 이성과 감정의 첨예한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 고전 철학에서 근대 계몽주의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대체로 이성을 통해 충동과 욕망을 제어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스피노자는 인간이 열정(affect)에 사로잡히면 결국 자유를 상실한다고 주장했고, 칸트 역시 도덕 법칙에 따라 행동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소설 속 두 주인공은 이러한 이성적·도덕적 원칙을 거스르고, 충동적인 사랑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들의 비극적 결말은 인간이 욕망을 철저히 억제해야만 선과 도덕이 실현되는 것인지, 혹은 욕망 또한 삶의 일부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소설은 단순히 욕망을 비도덕적인 행위의 원인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면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무조건 악한 선택이 아니며, 반대로 욕망을 억제한다고 해서 반드시 선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인간의 욕망은 삶을 생기 있게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전통적·종교적 도덕에 의해 강압적으로 억눌릴 때, 오히려 더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Daniel-François-Esprit_Auber_-_Manon_Lescaut_-_roles.png 작품 속 인물들, 에리니 후작, 마농 레스코, 마르그리트, 데 그리외




조금 부족해도 함께 채워갈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이 갖춰진 후에 시작할 것인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은 18세기 프랑스에서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나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미루며,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한다. 그렇게 보면, 현대 사회에서 사랑을 둘러싼 고민은 또 다른 형태의 마농 레스코처럼 느껴진다.


사랑하기에 좋은 날도,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도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쉬워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열정에 휩쓸리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czc-10524_3.jpg 아베 프레보의 작품 《세상에서 물러난 품격 있는 사람의 회고록》의 일부, 헤르한의 고정관념, 1808년 인쇄본




소설은 1731년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Histoire du chevalier Des Grieux et de Manon Lescaut)》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판되었다. 아베 프레보의 회고록 성격을 띤 소설로 《세상에서 물러난 품격 있는 사람의 회고록(Mémoires et aventures d'un homme de qualité qui s'est retiré du monde)》이라는 연작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권으로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연작은 1728년부터 1731년까지 쓰여졌는데, 작품은 1733년과 1735년에 걸쳐 금서로 지정되어 압수되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에피소드를 담은 개정, 교정, 확장되어 1753년에 다시 출판하는 불굴의 작품으로 우리에게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7442.jpeg 《세상에서 물러난 품격 있는 사람의 회고록》




1~2권: 품격 있는 남자의 청춘과 그의 불행한 사랑(Jeunesse de l'homme de qualité et ses amours malheureuses)

3~4권: 르농쿠르가 제자와 함께한 첫 여행(Premiers voyages de Renoncour avec son disciple)

5~6권: 영국 발견과 프랑스로의 귀환(Découverte de l'Angleterre et retour en France)

7권: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모험(Aventures du chevalier Des Grieux et de Manon Lescaut)


총 7권의 작품은 위에 정리된 것과 같이 구성되어 있는 작품은 세상을 떠나 은둔과 명상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샤를 드 생테브르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 샤를 드 생테브르몽과 친구인 슈발리에 데 그리외 사이에서 주고받은 편지 형식을 하고 있다. 샤를은 자신의 경험, 생각, 그리고 인생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과 사회, 정치, 도덕성, 인간 조건에 대한 자신의 관찰을 기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설은 개인적 열망과 사회적 제약 사이의 갈등, 행복에 대한 추구, 의미에 대한 탐구 등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주제를 반영한다. 또한 사회적 규범, 정치적 책략, 도덕적 딜레마를 통해 당시 프랑스 사회의 생생한 초상을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다양한 작가에게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작가 조르주 상드는 1835년에 레오네 레오니(Leone Leoni)를 발표했는데, 이 소설은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두 주인공의 성별을 뒤바꾼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야기에서 여성 주인공 쥘리에트는 데 그리외에 해당하는 역할을 맡았고, 베네치아 귀족 레오네 레오니라는 인물에게 마치 남성 버전의 마농 레스코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작품은 레오네 레오니의 장엄하고 때로는 비참한 모험을 중심으로 한다.


또한,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는 1848년에 발표한 《춘희(椿姬)(La Dame aux Camélias)》라는 작품에서 자신의 여주인공 마르그리트 고티에를 마농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그의 작품에서는 아베 프레보의 소설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 주요 사건이 전개되는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인물들이 이 작품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예를 들어 일부 비평가들은 종종 《춘희》가 《마농 레스코》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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