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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Aug 22. 2021

지위가 한 인간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는 한국사회

서평 -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 걸 그랬습니다.

p.84 위계가 높은 사람들이 그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위계질서가 너무 강하게 오랫동안 문화적으로 지속되다 보니 우리의 삶 자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러 문화가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계가 높은 사람이 결정하고,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 결정을 따르기만 하면 되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모두가 하나인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쓸데없이 평등과 토론을 중요한가치로 삼으면 불필요한 논쟁과 갈등만 야기되고, 궁극적으로 결정도 잘 못하게 되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위계 사회에서 발생하는 통제감 상실은 우리의 삶을 좀먹는다.


p. 87 문제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사람들을 직급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까지도 낮다고 여기는 풍토다.


사회적 지위 = 사람의 가치

군대에서 의전을 준비하다 보면 ‘급에 맞게’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상대의 직급에 따른 대우가 표준화 되어있고, 표준이 되는 기준에 따라 직급에 해당하는 대우와 지원이 이뤄진다. 획일화, 표준화 분명한 장단점이 뚜렷한 시스템이 군대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적용되어 있다.

공무원, 기업, 대학, 학계, 교육계, 체육계, 문화계 어느하나 예외없이 직급이 사람을 대신하는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한국 사회 전반에 흐르는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사람을 대신하는 직급, 지위가 그 사람의 본질까지 나타내지 않는데, 본인은 물론 그 사람을 바라보는 모든 시선들이 직급과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리에만 앉게 되면 그 사람의 됨됨이와 관계없는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한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안달이 나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감투의 역할이 팔할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빠르다. 단순하다. 뚜렷하다. 이 세가지 요소가 한국사회에서 직급주의가 뿌리내리게 된 핵심 가치이다. 불필요한 의사결정 협의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자가 분명하다. 장점이 분명한 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지위 체계내에서 낮은 지위의 목소리는 묵살된다. 책임을 피하기 방법은 간단하다. 자리를 피하거나, 말하지 않거나.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책임을 지워도 된다. 말 그대로 ‘내 일’이 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감투사회. 개선할 방법은 있을까.

기성세대에게는 방법이 없다. 한국사회 시스템 전반에 동작하는 원리가 되어버리 이상 어떤 수단을 가져와도 쉽게 문화로까지 자리잡은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다만, 비효율, 불공정을 세포에서부터 혐오하는 90년대생이 사회곳곳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들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갈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던지, 아니면 기존 시스템에 그냥 녹아들 것인지는 90년대생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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