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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Aug 23. 2021

자존감 없는 리더가 살아남아 있는 이유.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

군생활까지 사회생활로 포함한다면, 사회생활에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지내왔던 시간들 모두 사람이 모인곳이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은 수많은 사람들을 경험했다. 리더의 유형을 카테고리화하고 통계를 낼 만큼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저 리더는 이러 유형이구나. 싶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정도의 경험은 쌓여있다.


시간의 힘이 참 무서운게, 누군가의 의사결정에 따라 일하다가 내가 다른사람의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줘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남이 결정해주는 것을 따르는 것 만큼 편하고 쉬운게 없었는데, 남에게 떠넘겨 왔던 일을 내가 하려고 하니 어렵고 어렵다.


우선 내가 지향할 리더의 상을 논하기 전에, 정말 피하고 싶은, 되고싶지 않은 리더의 유형은 바로 자존감이 없는 리더이다.


여러 유형들 중에서도 자존감이 없는 리더가 가장 추하다. 리더가 실력이 없을 수도 있고, 인성이 나쁠수도 있고, 여러가지 부족한 점을 가질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존감 없는 리더가 가장 추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리더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지위가 주는 권력을 이용해 약자들을 공격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예민한 포인트가 있다. 상황적으로 몰렸든, 누군가의 공격으로 인했던, 자신이 감추고 싶은 포인트가 터치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전투태세로 돌입하여 상대를 역으로 공격하던, 자신이 감추고 싶은 부분을 이것 저것 사용해 덮어가던 방어적인 모습과 공격적인 모습 두가지를 보여준다.

문제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우선적으로 한국사회에서는 지위상 높은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자기보다 낮은 직급이나 지위의 사람들, 리더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공격 또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의 무지를 감추기 위해,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순식간에 소위 말하는 비겁한 리더가 되는 것이다.


분위기, 사기를 관리할 줄을 모른다.

엎질러 버리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자신의 약점 포인트를 감추기 위해 공격 또는 방어적인 태도가 발생시킨 상대와 구성원들에게 던지는 말을 통해 분위기는 순식간에 다운되어 버리다. 전형적으로 군중의 사기를 관리할 줄 모르는 장수의 모습이다.

상과 벌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위치에서,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던지는 리더는 조직의 분위기를 망치고 사기를 땅 밑으로 떨어뜨린다. 최악의 리더다.


개인적인 인성은 좋을지 몰라도, 리더로서는 자격미달이다.

하지만 자존감이 부족한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 하게도, 1:1. 개인적인 관계로서는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말그대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위치한 지위를 감당해낼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한 조직에서 오랜시간 몸담게 되면 결국에는 리더의 역할과 책임이 주어지는 상황으로 바뀌어 가기 때문에,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리더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아직 자존감의 영역에서 리더로서의 역량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사회는 그 사람을 리더에 앉혀놓는다는 것이다.

시험대에 어떻게든 오르게 되지만, 모두가 안다. 그 사람은 리더로서는 자격 미달이라는 사실을.


자존감이 없는데도, 리더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찌된 것일까?

누가 봐도 리더의 자질이 부족한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은 부족한 리더의 부분을 채워주고 서포터 해주는 주변의 조력자들이 있기 경우가 있다. 오랜시간 지켜보았기 때문에, 약점이 무엇인지, 어떤 포인트에서 꼭지(?)가 돌아가는지, 방어적인 자세로 나오는지 다 안다. 수학 공식을 알듯이 그 사람의 루틴을 알기에 이해하고 받아들여준다.

정작 본인만 모른다. 주변의 사람들이 자기를 참아준다는 것을..

걸음을 걸어가는 동안은 알기 어렵다. 다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리더의 자리에서 내려와 걸어왔던 길을 뒤돌아보았을때, 자신의 발자국이 아닌, 자신을 등에 엎고 걸어온 수많은 조력자들의 발자국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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