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column
영화 마케팅도 빈익빈 부익부 시대다. 작은 다양성 영화들은 아무도 몰라서 난리고 블럭버스터급 히어로 영화들은 마케팅을 안 해도 관객들이 정보를 못 찾아내서 안달이다. 시빌워는 후자의 극단에 서있다. 도대체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마케팅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100명이 내리면 100개가 나온다고 하지만, 요점만 찍는다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타겟 고객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마케팅도 요지는 동일하다. 그렇다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는 이미 그 목적을 달성했다.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나가던 초등학생도 알고 문화생활엔 별반 관심 없으신 회사 옆자리 부장님도 시빌워가 어떤 영화인지 정도는 안다. 그래도 마케팅은 계속된다. 아니 사실 더 대규모로, 더 많은 돈을 들여서 한다. 영화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너무나 많은 사람이 알기에 절대 실패하면 안 되는 것이 이유다. 작은 영화는 10만 관객만 영화를 봐도 마케팅팀이 환호성을 지르겠지만 시빌워 같은 영화는 800만 관객이 봐도 마케팅팀은 진땀이 흐른다.
언뜻 보기에 시빌워 같은 대형 영화는 마케팅이 수월할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마케팅을 잘해도 본전이고 만약 이런 영화가 관객이 기대 수준 이하로 들었다가는 그 마케팅팀, 또는 회사의 운명이 갈려버릴 수도 있다. 사실 모든 게 그런 것 같다. 전교 꼴찌가 등수 100등 올리기는 별로 어렵지 않지만 전교 3~4등이 1등 하기는 너무 어렵다. 작은 영화가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큰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는 건 생각 외로 어렵다. 좋은걸 더 좋게, 마케팅이 가장 어려워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