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2, 시대를 반영한 가족영웅물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지금처럼 영웅물이 흔해질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때 나왔던 <인크레더블>은 픽사의 상상력과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담긴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그리고 이제 영웅들이 극장가를 점령한 지금 돌아온 <인크레더블2>또한 다른 영웅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무려 14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돌아온 <인크레더블2>는 마치 처음부터 예상했다는 듯 정확히 1편의 마지막 지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덕분에 1편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관객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영웅가족의 복귀를 받아들이게 된다. 오프닝에서 영화가 관객들의 추억을 되살렸다면 그다음부터 달려나가는 이야기는 다분히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듯한 모습이다. 1편에서 영화의 제목처럼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주도했던 이야기는 2편으로 넘어오며 일라스티걸의 독무대로 변신한 것은 물론 남성이었던 빌런 또한 여성으로 대체되며 서사의 큰 틀부터가 여성vs여성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나머지 가족 4인방의 활약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액션신이 일라스티걸에게 몰리는 대신 인크레더블과 3명의 아이들은 좀 더 현실적인 부분에서 가족들이 고민할만한 요소들을 보여준다. 이처럼 전체적인 영화의 틀에 변화를 주고 시대적 고민을 반영하려는 픽사의 노력은 훌륭했지만 영웅물의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영웅과 빌런의 대결구도는 1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쉬웠다.

3.jpg 일라스티걸


서사의 변화와 함께 주인공에 가까운 자리를 차지한 일라스티걸은 온몸이 늘어나는 능력을 활용해 생각 외로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영화의 중반까지 액션신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그녀의 액션은 마블이나 DC에서 등장하는 히어로들에게는 없는 능력이어서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편 일라스티걸의 분량 변화와 함께 1편에서는 카메오 수준에 머물렀던 막내 잭잭의 부쩍 커진 존재감이 2편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10가지가 넘는 능력을 선보이는 잭잭은 다양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낼 뿐 아니라 조커로서의 역할까지 해내며 거의 주연에 버금가는 역할을 소화해낸다. 이처럼 1편에서는 비교적 조연에 불과했던 두 인물의 활약이 새로운 재미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세 명, 인크레더블, 바이올렛, 대쉬의 분량은 대폭 줄어들어 인물 간의 밸런스는 썩 좋지 못했던 것 같다.

2.jpg 밸런스


결론적으로 <인크레더블2>는 시대의 흐름을 세심하게 반영하여 서사의 결과 인물들의 위치를 대폭 조절한 가족영웅물이다. 무엇보다 '영웅물'이라는 대주제에 '가족'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녹였다는 점,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가치를 잘 전달한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사랑스럽다는 점은 <인크레더블2>가 준수한 애니메이션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제공하지만 1편에 비해서는 서사의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점, 전편에 비해 인물 간의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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