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column
<신과함께-인과 연>이 8월 1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충무로에 새로운 역사를 작성했다. 1편과 2편이 연이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쌍천만 영화, 실로 대단한 기록이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신과함께 시리즈는 2017년 개봉한 1편이 1440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웹툰원작 영화로서 가장 높은 성과이자 이때까지 1,000만 영화는커녕 이렇다 할 성공작도 변변치 않았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드디어 맛보는 성공이기도 했다. 여기에 동시 촬영을 통해 이미 촬영되었던 2편을 1편이 개봉한 후 고작 8개월 만에 개봉한 신과함께 시리즈는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국내 최초 시리즈 천만은 물론 역대 최고 오프닝스코어, 일일 최다 관객수 등 다양한 기록을 갈아치웠다. 개인적으로 1,2편을 다 관람한 관객으로서 신과함께 시리즈의 영화적 완성도는 낮지 않았고 충무로에서는 꽤나 신선했던 다양한 시도들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모두가 행복한 걸까?
<신과함께-인과 연>은 8월 2일 전국 1967개 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전국 스크린의 약 66%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바로 전 주에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은 전국 117개 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신과함께-인과 연>과 비교하면 무려 17배가 차이 나는 수치다. 조금 더 나아가서 역시 7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8월 1일 개봉한 <더 스퀘어>는 전국 43개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사실상 보지 말라는 얘기다. <어느 가족>은 개봉 20일 차에 12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에서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중 최고 관객수를 기록했다며 자축했다. 물론 영화는 다분히 주관적인 콘텐츠이고 취향을 탈 수밖에 없다. 나는 신과함께 시리즈가 재미없었다거나 존재가치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무조건 좋다는 얘기도 아니다. 단지 2,50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관객이 선택하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가 과연 관객들이 온전한 선택권을 가진 상황에서 만들어지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