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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Nov 13. 2019

사랑이 필요할 땐, 리차드 커티스

people column

Intro

리차드 커티스만큼 로맨틱 코미디 장르 그 자체인 감독이 또 있을까 싶다. <네 번의 결혼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등 한 번쯤 봤거나, 보지는 않았어도 들어는 봤을 영화들의 각본으로 큰 명성을 얻은 리차드 커티스는 유독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감독이기도 하다.


사랑을 쓰다

11살부터 영국에 살았던 리차드 커티스는 옥스퍼드 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블랙애더>, <미스터 빈>등 영국 코미디 드라마 각본 작업에 참여하며 초기 커리어를 쌓았다. 될성부른 떡잎은 시작부터 달랐는지 이 두 드라마는 영국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뒀고 특히 <미스터 빈>은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로맨스보다는 코미디 작가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했던 리차드 커티스는 1994년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각본을 쓰게 되며 비로소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노팅 힐>과 2001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는 메가 히트작의 각본을 연달아 써낸 리차드 커티스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로코물 작가로 발돋움했다. 이후에도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등 자신이 연출한 작품들의 각본 역시 손수 작성한 리차드 커티스는 그야말로 사랑을 쓰는 각본가다.

노팅 힐


사랑을 찍다

각본가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리차드 커티스는 2003년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통해 펜에서 그치지 않고 메가폰까지 직접 잡게 된다. 크리스마스 시즌 다양한 커플들이 엮이며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옴니버스 영화 <러브 액츄얼리>는 내로라하는 영국 배우들이 총출동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눈호강, 아름답고 다채로운 OST로 귀호강까지 책임지는 한편 그 유명한 스케치북 고백 장면과 휴 그랜트의 춤 장면 등 수많은 명장면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대표 로코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9년 락 음악을 주제로 한 코미디 영화 <락앤롤 보트>로 잠시 쉬어간 리차드 커티스는 2013년 그동안 쌓아온 내공이 모두 반영된 듯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 <어바웃 타임>까지 각본과 연출을 모두 소화해냈다. 시간여행자를 소재로 한 로코물인 <어바웃 타임>은 악역이 없고 따뜻한 감성을 짙게 풍기는 리차드 커티스 특유의 각본에 연인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까지 깊게 녹여내 큰 사랑을 받았다. 리처드 커티스는 단 3 작품만을 직접 연출했지만 그가 펜을 들었을 때뿐 아니라 메가폰을 들었을 때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한 것 같다.

러브 액츄얼리


사랑을 받다

드라마와 영화, 각본과 연출을 종횡무진 누빈 리처드 커티스의 작품들은 관객들의 사랑도 넘치게 받았다. 영화계로 입성하기 전 옥스퍼드 동문인 로완 앳킨슨과 함께 만들어낸 드라마 <미스터 빈>은 당시 영국에서 6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90년대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군림했다. 이후 영화계로 넘어와 각본가로 참여했던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고작 500만 달러로 촬영되어 월드와이드 2억 4500만 달러에 이르는 흥행을 올려 당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영국 영화로 기록되었다. 이후 다시 한번 각본가로 참여한 <노팅 힐>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전 세계 매출 신기록을 수립하는가 하면 다시 한번 가장 많은 흥행성적을 올린 영국 영화로 기록되는 기염을 토했다. 연이어 <브리짓 존스의 일기> 또한 월드와이드 2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며 리처드 커티스가 로맨스 코미디 각본가로 참여했던 영화들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리차드 커티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러브 액츄얼리>역시 제작비의 6배가 넘는 흥행에 성공했으니 이쯤 되면 리차드 커티스를 흥행감독이라 부르기에도 손색없는 듯하다. 무엇보다 리차드 커티스의 마지막 연출 작품이었던 <어바웃 타임>은 전 세계를 통틀어 한국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렸을 만큼 한국 관객들의 리처드 커티스 사랑은 특별하다.

어바웃 타임


사랑이 필요할 땐

이처럼 사랑을 쓰고, 찍고, 받기까지 한 리처드 커티스는 명실공히 영국을 대표하는 사랑꾼인 것 같다. <어바웃 타임>이후에도 <맘마미아!2>, <예스터데이>등 자신의 장기를 살려 꾸준히 음악이 곁들여진 로맨스 코미디의 각본을 쓰고 있는 리차드 커티스는 아쉽게도 <어바웃 타임>이후 더 이상 연출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하지만 그의 손으로 쓰여진 작품들이 계속해서 태어나고 있고 그의 손길이 닿았던 작품들이 풍성하게 남아있는 만큼 전 세계 관객들이 사랑을 필요로 할 때 리처드 커티스의 작품들은 항상 가장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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