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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Dec 31. 2019

2019년 최고의 영화 5선

special column

Intro

1,000만 영화가 무려 5편이나 쏟아졌던 2019년도 어느덧 끝나가고 2020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극장 관객수 또한 2억 2,000만 명을 넘기며 역대 최고로 뜨거웠던 이번 해 박스오피스 속에서 다분히 주관적으로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영화 5편을 순위 없이 선정해보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히어로 영화의 정점

히어로물이 시네마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는 이 영화가 서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재미있는 영화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이어 마블은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정점을 한 번 더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지난 10여 년간 마블이 구축해온 대서사시를 모두 숙지했을 때 그 감동이 배가 된다는 단점 아닌 단점만 제외한다면 이 영화는 나에게 완벽하다.


기생충, 한국영화 100년의 액기스

한 나라 영화산업의 정수가 어떻게 한 영화에 담기겠느냐만은 어쩌면 올해의 봉준호는 그 일을 해낸 것 같기도 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기생충>은 현시대를 날카롭게 꿰뚫어 보는 동시에 화면에 깊이 있게 풀어내는 봉준호의 역작이라 할만하다. 유럽에서의 수상, 한국에서의 1,000만 관객, 북미에서 보여주고 있는 의미 있는 흥행성적까지 <기생충>은 면면은 한국영화 100년 위상의 성취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벌새, 이토록 신선한 한국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100년의 성취를 보여준다면 <벌새>는 한국영화 100년의 미래라고 부를 만하다. 전 세계에서 크고 작은 40여 개의 수상 릴레이를 달린 김보라의 작지만 큰 데뷔작은 3억 원이라는 적은 제작비로 1994년의 서울을 스크린으로 불러왔다. 당신이 식상한 상업영화들에 지쳤다면 반드시 <벌새>를 확인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놀랍고 신선한 영화는 충분히 2019년을 대표할만하다.


아이리시 맨, 작가주의 영화란 무엇인가

올해 시네마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나 다름없는 마틴 스콜세지의 <아이리시 맨>은 무려 3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대작이다. 마지막 남은 작가주의 감독이란 평을 듣는 마틴 스콜세지는 1855억이라는 이 영화의 천문학적인 제작비로 인해 영화를 제작하지 못하다가 결국 넷플릭스의 지원으로 영화를 완성시켰다. 마블 영화가 시네마가 아니라고 주장한 사람의 최신작 치고는 들어간 돈과 개봉 방식이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논란과 별개로 영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정말 훌륭하다.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사람이 19%도 안된다고 하니 당신도 한 번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포드 V 페라리, 헐리웃 토끼 사냥꾼

<포드 V 페라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헐리웃 영화가 잡을 수 있는 모든 토끼를 잡았다. 레이싱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스릴, 두 남자의 우정이 만들어내는 드라마의 감동, 유려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선사하는 재미까지 모두 잡은 <포드 V 페라리>는 2019년 내가 본 실화바탕 영화 중 가장 깔끔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길이 남을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관에서 제 돈 주고 보기에 이 영화만큼 만족스러운 영화도 많지는 않다.


Outro

2019년에도 수많은 영화를 여행했다. 같은 영화를 여행하면서도 누군가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누군가는 아쉬움과 분노를 느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지점에 영화라는 콘텐츠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모두가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이제 2019년 본인의 기억에 가장 깊이 남은 영화 여행지를 곱씹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이제 내년에 발견하게 될 또 다른 멋진 영화 여행지들을 여행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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