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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Aug 17. 2016

디렉터스 컷 시상식의 감상

special column

Intro

지난 8월 12일 16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이 열렸다. 화려한 시상식들에 비하면 조촐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작은 시상식. 하지만 국내 300여 명의 감독들이 직접 올해 최고의 작품과 배우들을 선정하는 이 시상식은 규모와 상관없이 감독과 배우들에게 최고의 명예를 선사받는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힌다.


감독상, 나홍진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로 신인상을 받은 이후 곡성으로 8년 만에 다시 시상대를 밟았다. 수상소감에서 그의 전작 황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나홍진 감독은 이 상 다시 받기 위해 죽을 각오로 영화 더 열심히 만들겠다며 무시무시한 수상소감을 남겼다. 나홍진 감독의 수상은 이번해 곡성이 한국 영화사에 남긴 큰 족적을 감독들 또한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제작자상, 신연식

제작자상은 동주의 제작을 총괄한 신연식 제작자가 받았다. 다양한 영화의 감독이자 제작자, 각본가로 활약하고 있는 신연식 감독은 이준익 감독과 함께 영화 동주를 작지만 깊이 있는 영화로 만들어 냈다. 흑백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채용한 동주는 영화의 제작비가 감동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신인 감독상, 장재현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은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오컬트적 소재로 대박을 터뜨린 영화가 곡성이라면 그전에 검은 사제들은 한국 관객들에게 오컬트 장르를 소개한 셈이었다. 영화적으로 아주 훌륭한 완성도였다고 말 하긴 힘들지라도 장재현 감독이 보여준 잠재력만큼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독립영화 감독상, 안국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이 독립영화 감독상을 수상했다. 독특한 소재는 물론 배우 이정현의 놀라운 연기가 합쳐지며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독립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어느 지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남자 연기상, 이병헌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병헌은 연기자답게 연기로 승부했고 내부자에서 그 진가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올해의 유행어를 만들어 내기도 한 이병헌은 여전히 많은 감독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여자 연기상, 김민희

올해 가장 논란이 많았던 배우인 김민희.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논란의 불꽃과는 별개로 감독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은 김민희는 여전히 공식석상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지만 시상식에 참석한 감독들은 김민희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그녀를 올해의 여자배우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남자 신인 연기상, 박정민

동주를 본 많은 관객들은 동주의 친구 박정민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주연보다 더 강렬한 조연배우이자 최고의 조력자로서의 면모를 뽐낸 박정민은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의미의 상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


여자 신인 연기상, 김태리

첫 장편영화 촬영이었음에도 김민희, 하정우와 함께 좋은 연기를 펼친 김태리가 신인 연기상을 받았다. 이로써 아가씨의 두 여배우는 각자가 올해 최고의 연기를 펼쳤음을 감독들에게 인정받았다.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게 되는 배우.


결산

영화라는 컨텐츠는 만드는 사람의 주관도 보는 사람의 주관도 참 많이 들어가는 컨텐츠다. 그렇기에 관객들이 뽑는 최고의 영화와 배우, 감독들이 뽑는 최고의 영화와 배우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고 할 수 없다. 디렉터스 컷 어워드의 매력은 일반적인 상들이 그렇듯 자신의 분야에서 정점에 선 사람을 선발한다는 의미보다는 같은 업계에서 또한 같은 공간에서 울고 웃고 동거 동락하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상이라는 의미에서 수상자들 본인들에게 매우 의미 깊은 상일 듯 싶다. 이번 수상자들이 앞으로도 더 멋진 활약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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