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구름 Oct 28. 2016

럭키, 코미디의 부활

mini column

한 때 우리나라는 코미디 영화가 대세였다. 명절마다 코미디 영화가 쏟아졌고 관객들은 1년에도 수차례 퀄리티 있는 코미디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한국의 극장가는 어두운 내용과 영화들로 점철되었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는 만큼 아마 웃을 일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럭키의 박스오피스 수치가 의미하는 것,

럭키는 10월 28일 기준 492만 명의 관객을 기록 중이다. 이 기록은 2016년 기준 박스오피스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현재 흐름이라면 8위에 위치한 덕혜옹주 또한 꺾을 수 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 절대 관객 500만 명이 뭐 그렇게 대단한 수치가 아니게 된지는 오래되었다. 하지만 순수 '코미디' 영화가 한 해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것은 실로 오래간만이다. 2014년 수상한 그녀, 13년 7번 방의 선물 정도만이 그나마 럭키의 성과와 비견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정통 코미디는 아니다. 놀랍게도 정통 코미디 영화의 한 해 10위권 박스오피스 진입은 2009년 과속스캔들 이후 처음이다. 럭키에게서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보게 되는 이유다.

무려 7년만!


유해진이어서 더 의미 있는 성과,

이런 럭키의 성과는 비단 박스오피스 성적에서만 놀라운 것이 아니다. 훌륭한 배우이지만 만년 조연이었던 유해진의 주연작으로서 럭키의 성과는 더욱 그 빛을 발한다. 유해진과 비교되는 만년 조연, 오달수의 대배우는 그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았음에도 극장에서 처참하게 실패하며 역시 한국에서 만년 조연의 주연 도약의 벽은 높다는 것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해진은 항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 주연으로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가 지금껏 숱한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감초연기, 그 연장선상에서 한층 발전된 주연의 모습을 보여준 럭키는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작품이다.

나여서 가능했지,


코미디여 부활하라,

필자는 개인적으로 코미디 영화를 썩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코미디 영화의 장르적 특성이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코미디 영화의 한 가지 순기능 만은 확실하다. 이 혼란하고 힘든 시기에 극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장르의 존재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이미 500만에게 웃음을 준 럭키, 이 질주가 계속되기를, 그리고 다시 한번 코미디를 극장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렉터스 컷 시상식의 감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