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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코미디로 분류될 수 있는 이유의 99%는 조정석이다. 조정석은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웃긴다. 그리고 그것뿐이다. 이 영화를 관람함으로써 얻은 것은 조정석의 주연으로서의 가능성 그리고 코미디 배우로서의 가능성, 두 가지.
애당초에 소재 자체가 신파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영화에서 형과 동생을 얘기하는데 눈물이 없을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는 나를 비웃듯 그 이상을 펼쳐 놓는다. 7번 방의 선물을 쓴 작가가 쓴 <형>의 시나리오는 작심한 듯 눈물샘을 자극하려고 노력한다. 중반까지는 그나마 이야기의 전개상 수긍할 만했던 신파는 후반으로 갈수록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닿는다. 아주 명확하고 단호하게 <형>의 신파는 심했다. 아주 많이.
신파가 영화를 심히 망쳐놓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형>에 칭찬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단연코 조정석의 연기다. 이미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를 멋지게 소화한 조정석이었지만 이 정도로 코미디를 소화해 낼 줄은 몰랐다. <형>에서 조정석은 최근 개봉했던 럭키의 유해진 이상이다. 대사와 행동, 분위기로까지 웃기는 조정석이 없었다면 영화 <형>은 있을 수 없었다. 반면 동생 역의 디오는 그저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한 정도인 것 같다. 전체적인 불편함을 연기한 수준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 이상은 었었다는 느낌. 박신혜 또한 거의 유일한 여자 출연자로서의 의미 이상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형>은 불편한 신파, 너무 격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썩 훌륭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배우들 속에 조정석만이 홀로 빛나는 영화인 것 같다. 물론 한바탕 웃고 말 코미디 영화를 찾는다면 아주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하지만 아주 좋은 선택지는 결코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